[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20일, 판교 어울어린이공원에서 300여명의 IT업계 노조원들이 모였다. 스마일게이트 노조의 1주년을 축하함과 동시에, 업계에 고착되어 있는 고용 불안 문제에 대한 성토를 위해서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스마일게이트지회(일명 'SG길드')는 20일 점심시간, 스마일게이트 캠퍼스 앞에서 그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특히 차상준 스마일게이트지회장은 "곧 있을 2019년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은 상태"라며 "십년 넘게 겪은 게임 업계의 현실을 모두 얘기할 예정"이라고 공개하기도 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스마일게이트지회(일명 'SG길드')는 20일 점심시간, 스마일게이트 캠퍼스 앞에서 그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날 농성에는 네이버, 카카오, 넥슨 등 IT업계 노조들이 연대하며 주최 측 추산 30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유다정 기자)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스마일게이트지회(일명 'SG길드')는 20일 점심시간, 스마일게이트 캠퍼스 앞에서 그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날 농성에는 네이버, 카카오, 넥슨 등 IT업계 노조들이 연대하며 주최 측 추산 30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유다정 기자)
스마일게이트 노조원들은 회사에 고용안정을 보장할 것을 호소했다. (사진=유다정 기자)
스마일게이트 노조원들은 회사에 고용안정을 보장할 것을 호소했다. (사진=유다정 기자)

 

'SG길드'는 넥슨에 이어 게임업계선 두번째로 만들어진 노조다. 2018년 9월 출범해 올해 3월 단체협약에 노사가 합의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단체협약에는 오는 10월부터 포괄임금제 폐지·프로젝트 실패 후 2개월 내 전환배치 보장 등이 담겼다. 또, 본사 지하 1층에 노조 사무실을 오픈해 노조원 및 직원들과의 공식적인 소통 창구를 열었으며, IT업계 노조로는 처음으로 대의원대회를 여는 등 민주적 절차를 위한 조직적 체계도 갖췄다.

차상준 지회장은 "정규직이라면 정년이 보장되어야 하고, 그래픽 담당에겐 QA가 아닌 그래픽 업무만 주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는 1년 동안 많은 성과를 냈으나, 이제 (비정상에서) 정상이 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제대로된 프로세스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정규직은 물론 계약직, 파견직, 도급, 슈퍼크리에이티브나 선데이토즈와 같은 계열사 모두 환영한다. SG길드가 울타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 지회장은 "올해 국감 참고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은 상태"라며 "십년 넘게 게임 업계에서 일하며 겪었던 것들을 상세히 밝힐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지난해 국감 당시 장인아 스마일게이트 대표가 증인으로 설 소환됐으나, 노조와 노동환경 개선에 대해 적극적 협상에 나선 것이 참작돼 취소된 바 있다. 이번에 노동자가 직접 국감 참고인으로 참석하게 되면, '오너 질타'에 그치지 않고 업계 실상을 보다 상세히 들을 수 있을 전망이다.

20일 스마일게이트 노조는 회사에 소통을 강조하며 박 터뜨리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진=유다정 기자)
20일 스마일게이트 노조는 회사에 소통을 강조하며 박 터뜨리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진=유다정 기자)

이날 농성에는 네이버, 카카오, 넥슨 등 IT업계 노조들이 연대하며 주최 측 추산 3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지난 3일 먼저 집회를 열었던 넥슨 노조(일명 '스타팅포인트')에서는 제주도에 위치한 네오플 조합원까지 참석하는 열정을 보였다.

배수찬 넥슨 노조 지회장은 "프로젝트 실패 이후 노동자는 (팀 재배치를) 기다리거나, 이직하는 2가지 방법밖엔 없다. 최근 한 조합원이 말하길, 시간이 지나며 연륜은 쌓이는데 나이 때문에 서류도 떨어진다더라. 고작 마흔살에 업계 정년에 걸리는 것"이라며, 게임 업계 노동자들이 겪는 불안감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이제 종사자들에게 3번째 선택지가 있다. 싸우고, 바꾸는 것"이라며 "노동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회사, 유저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이 레이드(돌격, 게임에서 많은 플레이어들이 모여 돌격하는 돌격대, 특공대를 지칭하는 말)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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