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투피플] "인디게임 개발하고 싶다고요? 다시 생각해보세요"
[디투피플] "인디게임 개발하고 싶다고요? 다시 생각해보세요"
  • 유다정 기자
  • 승인 2019.09.23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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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을 만들겠다고요? '인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독립적으로 만들어보겠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3N(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국내 3대 게임사를 일컫는 말)에선 못 만든다? 그럼 뜻 맞는 사람들끼리 만들자, 그게 인디게임입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게 뭔지,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가 뭔지, 거기에 초점 맞추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핸드메이드게임 대표 김종화 

[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최근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2019에서 탑 3에 선정된 게임의 관계자들을 만났다. 로스쿨과 함께 투잡 뛰는 기획자, 아이를 기르며 아내와 함께 만든 개발자, 15년 장기 개발도 불사한 개발자까지. 사연은 다 달라도 '인디 정신'만은 뜨거운, 공통점이 엿보였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 박성필 스튜디오 냅 공동 대표, 김종화 핸드메이드게임 대표. (사진=유다정 기자)
왼쪽부터 순서대로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 박성필 스튜디오 냅 공동 대표, 김종화 핸드메이드게임 대표. (사진=유다정 기자)

'이게 게임이냐, 책이냐...네, 책 같은 게임입니다'
'서울 2033: 후원자'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 

'서울 2033: 후원자'는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살아남는 생존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이다. 보드게임과 텍스트 워드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해 독특한 스토리 구조를 지닌 텍스트 형태의 게임을 탄생시켰다. 실제로 책을 읽는 듯한 UI를 통해 누구나 게임 켜자마자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인디게임사다 보니 (대형 게임사들처럼 비공개시범테스트CBT를 할 수 있는게 아니라) 출시 전 반응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친구들밖엔 없다. 친구들이 글씨가 왜이렇게 많냐, 이게 무슨 게임이냐고 하더라고요. 디자이너와 고민하다가 '아예 책 느낌으로 가자'고 했죠. 글씨체도 활자로 바꾸고 페이지 넘기는 듯한 느낌도 더했어요. 출시하고 나서 진짜 책 읽는 느낌이 좋았다는 리뷰를 확인했을 때 정말 기뻤어요. 단점을 장점으로 잘 바꿨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은 시각장애인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스크린리더/보이스오버 접근성을 적용했다. 

"처음부터 특별히 염두에 둔 기능은 아니었어요. 시각장애인 한 분이 피드백을 주셔서 바로 개선 작업 착수한 겁니다. 현재 시각적 UI도 모두 음성자막 처리 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장애인 커뮤니티에도 소개돼 많은 장애인 분들의 피드백을 받고 있어 뿌듯합니다. 이 사례처럼 피드백이 온다면 차차 개선작업을 진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반지하게임즈는 고등학교 친구 세 명이 기획, 개발, 디자인을 각각 맡아 토요일마다 모여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대학 시절 이유원 대표가 반지하에 살 때 만들어져 '반지하게임즈'다. 지금은 각자의 직업이 있다. 이유원 대표의 경우 로스쿨에 다니는 학생이다.

"어렸을 때 부터 플래시게임 만들기를 좋아했어요. '서울 2033: 후원자'도 저만의 언어로 표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만든 게임이에요. 제가 모든 스토리를 다 썼어요. 다른 친구들도 각자 일이 있지만 게임 제작이 부업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두 일을 하는 '투잡'인거죠. 저희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세상에 없는 게임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아류로 성공하느니 오리지날로 망하자’가 모토죠. 인디게임사는 주류에선 하지 못하는 마니아들의 감성을 채워줄 수 있어요.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표현하고 얻는 즐거움, 나머지 어려운 점을 극복할 자신이 있다면 도전해 보세요"

반지하게임즈는 '서울 2033: 후원자’ 외에도 ‘허언증 소개팅’, ‘중고로운 평화나라’ 등 일상 생활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반지하게임즈만의 독특한 감성을 가진 게임을 출시한 바 있다.  

'서울 2033: 후원자' 게임 화면(사진=유다정 기자)
'서울 2033: 후원자' 게임 화면(사진=유다정 기자)

"아이가 잠들면, 영업 시작합니다"
'카툰 크래프트' 박성필 스튜디오 냅 공동 대표

‘스튜디오 냅’은 2012년 부부가 함께 처음 개발한 ‘대리의 전설’을 시작으로 다양한 장르의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사다. 부부가 공동으로 작업한다. 육아도 공동으로 한다. 아이가 잠들면 집은 스튜디오로 변신한다. 회사 이름이 스튜디오 냅(nap, 낮잠)인 이유다.

"아내는 엔씨소프트에 다니던 저희 누나가 소개해줬어요. 아내는 아트 디자이넌데, 게임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선지 쉽게 가까워졌어요. 게임 작업을 하던 어느날 너무 안 풀려서 '이거 좀 해줄 수 있니' 부탁해서 결과물을 받았는데 너무 맘에 들더라고요. 엔씨 계약이 끝나자마자 '같이 하자'고 했죠. 회사에서도 자리 났다고 불렀는데 제가 극구 말렸습니다. 하하"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카툰 크래프트’는 PC 게임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분주한 컨트롤 방식으로 집중력을 요하는 모바일 게임이다. 

"아내도 저도 어릴 때 '워크래프트2'를 즐겨했어요. 차기작을 준비할 시기가 돼 뭐할까 하다, '워크래프트2' 모바일판을 만들자 해서 나온게 '카툰 크래프트'예요. RTS 장르로 편의성보다는 PC게임의 분주한 컨트롤을 담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그에게 게임은 '자랑거리'다.

"인디게임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이 따로 있어요. 자랑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요. '회사 눈치 보기 싫은데 그냥 인디게임사 하나 차려서 혼자 해볼까?' 하면 안 됩니다. 저는 원래 작곡가가 하고 싶었어요. 게임 BGM도 제가 만든 거예요. 노동한 만큼 대가를 받는 직업은 아니니까요. 게임으로 돈을 벌면, 일종의 '불로소득'이라고 생각해요.  뭔가 만들어서 자랑하고, 반응 보며 행복해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라면 인디 게임 만들기를 추천합니다"

'카툰 크래프트' 게임 화면(사진=유다정 기자)
'카툰 크래프트' 게임 화면(사진=유다정 기자)

"끊일 듯 안 끊이는 작업...가늘고 길게 간다"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 김종화 핸드메이드게임 대표

핸드메이드 게임은 독립, 실험, 장인 정신을 고집하며 게임을 깎아나간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이름이다. 수공예품처럼 전 세계 하나밖에 없는 재미를 주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모토다. 인원은 현재 개발, 기획, 대표를 겸하는 김종화 1인으로, 프로젝트 별로 협업 또는 고용을 하며 회사와 1인 개발자 사이의 어디쯤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학업과 여러가지 파트타임잡 하며 만든게 룸즈 시리즈입니다. 학교 다닐 땐 후배랑 합숙하고, 유학가서는 원격으로 타 게임사와 합작하고, 그 뒤에도 다른 아르바이트 일을 하면서 프로젝트 식으로 팀 만들면서 작업을 해왔어요. 참, 끊어질 듯 안 끊어지고 있는 일이에요."

2006년부터 게임 개발을 시작한 그는 플래시 게임부터 콘솔, VR, 모바일까지 다양한 플랫폼으로 게임을 만들어 왔다.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은 그림 퍼즐과 플랫포머 게임에서 착안한 독특한 모바일 퍼즐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그림 퍼즐 조각처럼 움직이는 방들로 이루어진 기괴한 저택에서 방을 움직이고 방 안의 사물을 적절히 사용해 탈출구까지 도달해야 한다. 맨션 깊이 들어갈수록 다양한 기능을 가진 사물이 나타나 퍼즐을 점점 복잡하고 흥미롭게 만들어준다. 

"플랫폼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특색이 있는 게임이라면 어떻게든 알려지기 마련이죠. 룸즈는 여러 플랫폼 거치면서 8개국어 번역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지금은 주로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에서 인기 있고요, 전체 매출 중 60%가 해외에서 나오고 있어요. 구글플레이가 글로벌 플랫폼이다 보니 해외 리뷰사이트에서도 룸즈가 많이 소개됐어요. 구글플레이 인디페스티벌 탑3까지 오르게됐으니 향후에도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데 도움되길 기대해 봅니다."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은 15년 장기 개발을 통해 완성한 룸즈 시리즈의 모바일 버전이다. 오랜 시간 공들인 만큼 김 대표의 고민도 깊어졌다.

"멘탈 관리가 제일 힘들어요. 게임 개발자로서 대표작 있다는 것에 감사하기도 하면서도, 그거 하나만으로 기억되는게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닙니다. 스테디셀러 될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여태까지 올 수 있었던 듯해요. 게임이 생각만큼 잘되진 않았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기도 해요. 이번에 인디페를 통해서 유저분들을 만나 힘을 얻었습니다. '게임을 다시 하려고 했었는데 아예 내려가버려서 너무 아쉬웠다 ', '중학생 때 열심히 했었는데 성인이 되어서 하니 더 반갑다'라는 말씀을 많이 주셔서 감동을 많이 받았습니다."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 게임 화면 (사진=유다정 기자)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 게임 화면 (사진=유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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