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 정보 사이트 인베스팅닷컴이 이번 주 주목해야 할 글로벌 이슈를 소개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시설들이 토요일 피격당하면서 발생한 원유의 지정학적 프리미엄에 한발 얹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면, 주목해야 할 것이 3가지 있다. 사우디 아람코의 보수 소식 업데이트와 이란에 대한 잠재적 보복, 그리고 이 사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다.

WTI 15분 차트 - 트레이딩뷰 제공
WTI 15분 차트 - 트레이딩뷰 제공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Houthi)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일일 산유량 반가량, 즉 전 세계 원유 공급의 5%가량에 타격을 입힌 토요일 드론 공격의 배후로 나서면서 월요일 아시아 시장의 거래가 시작된 직후 WTI가 8달러, 내지는 15% 급등했다. 브렌트유는 세선 고점에서 11달러, 혹은 19% 상승해 애널리스트 전망인 10달러를 넘겼다.

원유의 반등세를 진정시킨 것은 미국 전략 비축유(Strategic Petroleum Reserve, SPR) 방출을 승인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였다. 이 손실을 보충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SPR 방출이 필요할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다.

아람코 소유의 아브카이크(Abqaiq)와 쿠라이스(Khurais) 유전시설은 일일 약 6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신상을 밝히지 않은 사우디아라비아 관련자의 발언을 인용해 월요일까지 보수를 거쳐 3분의 1 정도인 일일 약 200만 배럴 수준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며, 조만간 공급에 균형을 되찾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로이터는 정상적인 가동 상태로 회복되기까지는 "며칠이 아닌 몇 주 단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다른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단기적으로 들뜬 시장

단순한 시황용어를 사용한다면, 원유의 최소저항선이 높아진 상태다. 많은 트레이더가 상승론자들의 무리에 합류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이 들뜬 상태가 사실을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향후 며칠 사이 이루어지는 원유 관련 결정이 과연 펀더멘털한 기준에서 정상적인지 의문을 품게 할 정도로 다양한 이슈들이 있다. 공격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에서는 9/11 테러나 마찬가지였던 사태였지만 단 한 명의 인명 손실도 없었다.

후티 반군은 단 한 번의 공격으로 - 예멘 전쟁에서 겪었던 일들에 대한 보복으로 - 사우디아라비아에 굴욕을 준 동시에 앞으로 정유 시설과 유전 보안에 대한 걱정에 시달리게 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앞으로 이런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시되고 있다. 굳센 의지로 알려진 모하메드 빈 살만(Mohammad bin Salman) 왕세자에게 있어서는 후티, 혹은 그 배후의 이란에 당한 것을 그대로 돌려주는 수준의 보복이 아니라면 그 어떤 것도 충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니셜인 MbS로도 불린다.

현재 공급 리스크보다 큰 것은 잠재적 사우디 보복의 결과

런던 킹즈 칼리지 정책연구소의 회장인 닉 버틀러(Nick Butler)는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에 OPEC과 세계적인 보유 원유는 이번 손실을 충분히 채울 수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시설의 보수가 더욱 연장된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는 글을 실었다.

하지만 문제점은 그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시장이 마주하고 있는 더욱 큰 리스크는 이란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보복으로...왕세자 밑의 불안정한 사우디아라비아 정권이라는 상황이 이를 더 심각하게 만든다. 보복이 일어난다면 어떤 상승세도 제약당하고 경기 침체 리스크를 부풀리게 될 것이다.”

경기 침체 - 혹은 그에 대한 단순한 두려움이라고 해도 - 이 원유 수요에 타격을 입히고 원유의 반등세를 상쇄할 것이라는 점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피격당했다는 모욕적인 상황을 차치하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최대 규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아람코의 상장에 도움이 될, 유가를 높일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환영할 것이다. 아람코는 주식 5%를 판매할 예정이며, 이 에너지 사업의 기업가치는 2조 달러(한화 약 2,382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투명성이 제한되어 있어 이 가치에 대해 의구심을 제시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이 가치평가의 갭이 좁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피습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정치적인 재앙을 안겨준 것은 사실이지만, 기묘하게도 다른 방향으로는 도움이 되었다.

백악관, 이란을 둔 대규모 정책적 대립

백악관에서는 이란을 둔 더욱 크고 심각한 마찰이 일어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편으로는 이란에 "최대의 고통"을 안겨주며 핵무기 개발을 막겠다는 의도를 밝히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란 원유 제재를 종결시킬 것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주 존 볼턴(John Bolton) 국가안보보좌관을 해임한 것은 이란과의 협상에 나서 수천만 배럴의 원유를 다시 시장에 풀기 위한 계획의 첫걸음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란을 "탈핵"시키는 도덕적 승리 - 오바마 행정부의 유산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는 - 는 2020년 11월 재임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엇보다도 큰 보상이 될 것이다.

백악관과의 사이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모든 상황을 뼈저리게 알고 있다. MbS가 지난 일요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사우디아라비아는 자주권에 대한 공격에 "반격할 의지도 능력도 있다,"고 발언한 이유도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풀어서 말하면 이런 뜻이 된다. 이란을 처리하지 않겠다면 우리가 처리하겠다.

사우디아라비아 피습에 대한 초기 분석은 미국-이란 사이의 대화와 제재 완화 가능성을 사실상 없는 것으로 돌려버렸다. 이 추측 중 일부는 마이크 폼페이오(Mike Pompeo) 국무장관이 토요일 사태에 대해 즉시 이란을 비난했다는 사실에 기반한다. 이란 고위층은 폼페이오의 트위터를 통한 비난을 "무의미한" 것으로 치부했으며 미국과의 "전면전"에 나설 준비도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 제재를 결정하는 것은 폼페이오가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된 트럼프 대통령의 첫 트윗은 드론 공격이 일어나고 24시간 이상 지난 뒤에 작성되었으며, 전략 비축유의 방출에 대한 내용만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뒤를 잇는 트윗에서는 공격의 "배후를 알고 있다고 생각할 만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으며 미국은 이에 대해 "준비된" 상태라고 발언했다. 이란을 지명하지는 않았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원유 반등세에 편승해 금이 1% 이상 상승했다. 금의 경우 여전히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금리 인하와 지난 목요일 유럽중앙은행이 발표한 양적 완화로, 9월 17일과 18일에 열릴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 지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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