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그룹 임창욱 회장은 대외적으로는 존재감이 없는 오너다. 오너는 기업 이미지에 숨었고, 기업은 미원, 청정원, 종갓집 등 브랜드 뒤에 숨었다. 임회장은 기업 오너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어린 시절 성장 배경이나 알려진 일화도 없다. 심지어 포털 사이트에서 대상그룹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에 임회장이 아닌 장녀 임세령 전무와 열애설이 난 배우 이정재만 있을 뿐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찾아보기 어려운 임회장 관련 뉴스도 부정적이다. 횡령 혐의로 구속됐을 당시 ‘옥중 경영’을 한 기업 오너, 여러 차례의 정치권 금품 로비 의혹 및 주가조작 혐의 등 흔한 ‘비리 오너’의 이미지가 대부분이다. 

인간적인 면에서 임회장은 검소하기로 알려진 부친인 창업주 고(故) 임대홍 회장의 영향을 받아 평소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는 등 소탈한 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경영 면에서 임회장은 진취성과 능력을 중시하고 인간성을 강조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횡령 혐의, 로비, 주가조작 등의 부정적인 이슈들에 가려져 그의 인간적, 경영적으로 긍정적인 면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더군다나 임회장의 가장 큰 문제는 부정적인 이슈에 비해 긍정적인 이슈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임회장은 부정적인 이슈들에 대해서도 대응하지 않고 있다. 긍정적인 이슈를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부정적인 이슈에도 CEO가 숨어버리는 것은 PI 관점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강점이 부정적인 이미지 부각하는 역할을 해

디지털투데이와 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가 자체 조사한 ‘언론 매체에 나타난 임창욱 회장의 이미지 요소 분석’에 따르면 임회장의 대표 이미지 키워드는 ‘은둔형, 투박함, 전략적’이다. 

임창욱 회장 이미지 요소 분석표(출처=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 그래픽=디지털투데이 전예지)
임창욱 회장 이미지 요소 분석표(출처=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 그래픽=디지털투데이 전예지)

임회장의 행동 언어 키워드는 ‘은둔형’이다. 임회장은 공개된 외부 활동 모습이 거의 없어 행동 언어를 알 수 없다. 그가 언론에 제대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장녀의 결혼식과 비자금 조성 건으로 경찰에 출두, 구속됐던 때가 전부다. 임회장의 행동 언어를 파악하기 위한 자료는 법정에 들어갈 때뿐이다. 공통적으로 발견된 두 주먹을 불끈 쥔 모습은 공격적인 상황에 대비하는 심리와 긴장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습관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임회장이 언론에 얼굴 보이는 것을 꺼리는 것은 외부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으며 집무실에서만 머물며 연구, 개발에만 집중했던 부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임회장의 외적 요소 키워드는 ‘투박함’으로 나타났다. 임회장은 짙은 눈썹에 이목구비가 뚜렷하며 풍채가 좋아 존재감이 있는 외양으로 눈에 쉽게 띈다. 장녀 임세령 전무의 과거 결혼식 사진을 보면 사위였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거의 비슷해 장신인 것으로 추측된다. 머리숱이 풍성하고 짧은 스포츠형 헤어스타일을 고수하고 있어 칠순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 2005년경 비자금 조성 건으로 한창 언론에 노출됐던 모습과 2016년 손녀의 발레 공연장에서 목격된 모습 간에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눈빛에서 카리스마와 남성성이 느껴지나 시종일관 같은 헤어스타일로 인해 개성 없는 투박한 스타일로 해석된다. 

임창욱 회장의 외적 요소 키워드는 ‘투박함’으로 나타났다. 임회장은 짙은 눈썹에 이목구비가 뚜렷하며 풍채가 좋아 존재감이 있는 외양으로 눈에 쉽게 띈다. 머리 숱이 풍성하고 짧은 스포츠형 헤어스타일을 고수하고 있어 칠순 나이보다 젊어 보이나 시종일관 같은 헤어스타일은 개성 없어 보이기도 한다. (사진=대상그룹)
임창욱 회장의 외적 요소 키워드는 ‘투박함’으로 나타났다. 임회장은 짙은 눈썹에 이목구비가 뚜렷하며 풍채가 좋아 존재감이 있는 외양으로 눈에 쉽게 띈다. 머리 숱이 풍성하고 짧은 스포츠형 헤어스타일을 고수하고 있어 칠순 나이보다 젊어 보이나 시종일관 같은 헤어스타일은 개성 없어 보이기도 한다. (사진=대상그룹)

반면 투박한 외양과 달리 임회장의 내적 요소는 분석적이고 예리한 ‘전략적’인 사람으로 분석됐다. 임회장은 1997년 그룹 회장직을 내려놓으면서 눈에 띄는 대외활동을 하지 않았는데 2005년 불법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되면서 언론에 다시 비춰졌다. 임회장은 10개월간 수감 생활을 하며 굵직한 기업 인수, 합병을 사실상 진두지휘해 계열사를 13개로 늘리는 등 그룹의 사세를 크게 확장했다. 옥중 경영으로 구속 이전보다 훨씬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여줘 재계의 주목을 받았는데 이는 그가 가진 뚝심과 추진력, 그룹에 대한 애착이 발판이 된 것으로 보인다. 

또 임회장은 감각적으로 타고난 전략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회장은 앞으로 확대될 HMR (Home Meal Replacement, 가정간편식) 시장을 예견하고 사내 전담 연구실을 만드는 등 조직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그 결과 HMR 시장에서 대상그룹은 입지를 잘 구축하여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임회장의 전략에는 ‘유연함’도 있었다. 대상그룹은 국내 첫 조미료인 미원을 개발하고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화학조미료는 인공적이고 몸에 유해하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생겨 미원과 함께 대상그룹은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임회장은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브랜드인 미원을 버리고 맑고 깨끗하다는 뜻의 식품 통합 브랜드인 ‘청정원’을 론칭했다. 이는 2000년대부터 불기 시작한 웰빙 트렌드와 맞아떨어져 현재는 대상그룹 식품 부문 전체 매출의 75%를 차지하는 대표 식품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우려해 정통성을 고집할 수도 있었지만, 임회장은 '유연한' 판단을 내렸다. 기존의 인공 조미료 사업의 크기를 줄이면서 천연 식재료라는 정반대 지점에서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임회장의 ‘전략적’인 내적 요소를 긍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 ‘전략적’인 성향은 임회장이 가진 강점이다. 그러나 옥중 경영이나 부정적인 방법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등 각 부정적 이슈들을 가능하게 한 요인도 이같은 성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강점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오히려 부각시키고 있어 임회장에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PI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비리 오너 이미지, 새로운 이미지로 상쇄시켜야

임창욱 회장은 현재 ‘옥중 경영을 오너’를 비롯해 흔한 ‘비리 오너’의 이미지가 크다.  이 때문에 임회장이 이미 가지고 있는 ‘전략적’이라는 긍정적인 내적 요소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작용하고 있다. 이를 상쇄시키기 위해 임회장에게 적합한 PI 전략에 따른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과 긍정적인 이슈를 적극적으로 생산해 다양한 채널로 알리는 것이 좋겠다. (사진=대상그룹)
임창욱 회장은 현재 ‘옥중 경영을 오너’를 비롯해 흔한 ‘비리 오너’의 이미지가 크다. 이 때문에 임회장이 이미 가지고 있는 ‘전략적’이라는 긍정적인 내적 요소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작용하고 있다. 이를 상쇄시키기 위해 임회장에게 적합한 PI 전략에 따른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과 긍정적인 이슈를 적극적으로 생산해 다양한 채널로 알리는 것이 좋겠다. (사진=대상그룹)

우리나라 기업 총수들은 대부분 크고 작은 부정적 이슈를 가지고 있다. CEO PI 관점에서는 기업을 크게 두 부류로 본다. CEO의 이미지를 관리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이다. 관리를 잘하는 기업은 부정적인 이슈를 상쇄시키기 위해 긍정적인 이슈를 만들어내고 때로는 부정적인 이슈조차도 마케팅적으로 적절하게 활용한다. 최근 식품 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상품 이미지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 조직 내부 사람들 그 중에서도 특히 소비자와 접점에 있는 서비스 종사자 이미지까지도 판매에 영향을 준다. 규모와 상관없이 많은 식품 기업들이 소속 임직원들의 이미지까지도 신경 쓰고 있는 지금, 대상그룹은 CEO PI 부문에서 가장 소극적으로 보인다. 

임회장은 숨는다고 해서 자신의 이슈들이 함께 숨겨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임회장에게도 ‘전략적’인 내적 요소와 ‘인간적’이고 ‘소탈한 성격’ 등의 긍정적인 요소를 이미 가지고 있다. 긍정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PI 전략이 임회장에게는 중요한 현 과제다. 이를 위해서 반드시 외부활동을 통해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 홍보 차원에서 PI 전략에 따른 임회장의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긍정적인 이슈를 적극적으로 생산해야 한다. 더 이상 숨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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