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삼성중공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앞세워 '북극 한파'를 뚫었다. 'Arctic(북극) LNG(액화천연가스)2' 프로젝트에 투입될 쇄빙 LNG운반선의 기술파트너로 선정된 것. 'Arctic LNG2'은 북 시베리아 기단(Gydan) 반도에 위치한 가스전으로, 2025년까지 연간 LNG 1980만톤을 생산하기 위해 개발을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4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5회 동방경제포럼에서 러시아 국영 조선소 즈베즈다(Zvezda)와 쇄빙 LNG운반선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중공업은 LNG를 주 연료로 사용해 핵 추진 쇄빙선에 맞먹는 45MW급 전력을 생산해 추진할 수 있고, 영하 52도의 극한 환경에서도 최대 2.1m 두께 얼음을 깨며 LNG를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는 선박의 설계를 맡는다.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과 즈베즈다 조선소 모기업인 로즈네프트 사의 콘스탄틴 랍테프 경영임원이 Arctic LNG2 쇄빙 LNG운반선에 대한 설계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사진=삼성중공업)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왼쪽)과 즈베즈다 조선소 모기업인 로즈네프트 사의 콘스탄틴 랍테프 경영임원이 Arctic LNG2 쇄빙 LNG운반선에 대한 설계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그동안 LNG운반선 140여척을 수주하며 축적해 온 LNG선 건조 능력도 이번 기술파트너 선정의 주된 이유로 평가된다"며 "이번 설계 계약은 쇄빙 기술과 주력 LNG운반선의 경쟁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쇄빙 기술을 LNG운반선까지 확대함에 따라 쇄빙 상선 분야에서 입지가 더욱 탄탄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2005년 세계 최초 양방향 쇄빙 유조선으로 상선 시장을 개척한 데 이어 2008년엔 세계 최초의 극지용 '드릴십(해상플랜트 설치가 불가능한 심해 지역에서 원유를 시추하는 선박 형태의 설비)'을 수주해 쇄빙·방한 기술을 확보한 바 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이날 즈베즈다 조선소와 셔틀탱커(해상 플랜트에 저장한 원유를 육지로 옮기는 선박) 공동건조와 기술 지원을 위한 합작투자사(Joint Venture) 설립도 최종 확정했다. 삼성중공업은 전 세계에 발주된 셔틀탱커 138척(누적) 가운데 60척을 수주, 43%의 독보적인 시장점유율(M/S)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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