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처음 킥보드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마이크로 모빌리티에 대한 개념은 생소했다. 하지만 이제는 전동 킥보드, 전동휠에서부터 서울시 공유 자전거인 따릉이에 이르기까지 ‘작은 이동수단’의 모습은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시민들의 이용이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안전 문제도 부각됐으며, 관련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마이크로 모빌리티 생태계는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1세대 전동킥보드인 ‘킥고잉’을 운영하는 울룰로의 최영우 대표는 3일 열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모빌리티 인사이트 2019’ 행사에서 전동킥보드 시장을 중심으로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의 미래를 전망했다.

출근 시간에도 역삼에서 양재까지 10분이면 가능

빌딩숲으로 둘러싸인 역삼역, 매일 아침 8시 30분은 회사로 향하는 출근 인파와 차량으로 인해 인도와 도로는 가득 찬다.  

가장 붐비는 역삼역에서 양재역 사이 거리는 2.3km에 불과하지만, 도보로는 35분, 지하철로는 가면 23분, 버스로는 17분이 걸린다. 택시를 타면 그나마 15분이 걸리지만 택시비는 5300원이나 든다. 

어떠한 모빌리티 수단을 이용하더라도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영우 울룰로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전동킥보드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영우 대표는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면 역삼역에서 양재역까지 1500원으로 10분 만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석대건 기자)
(사진=석대건 기자)

최영우 대표는 “도시는 점점 자동차를 이용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고 있다”며, 특히 복잡한 도시에서의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에 증거는 킥고잉의 급속한 성장에서 찾을 수 있다. 2018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한 킥고잉의 운영대수는 약 3000대, 회원수는 약 28만 명이다. 최영우 대표는 “실질적인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회원수가 점점 늘어난다는 점을 볼 때, 실제 사용자가 가입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19년 8월 기준, 28만 명이 킥고잉을 이용한 누적 횟수는 130만 회 이상, 누적 거리는 250만km에 달한다. 이는 지구 63바퀴의 거리에 해당한다. 최영우 울룰로 대표는 “만약 시민들이 킥고잉 없이 걸었다면 43만 9천 시간을 소비했다”며, 킥고잉을 통한 효율성을 강조했다. 

성장 전망도 밝다. 

최영우 대표가 꼽은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의 성장 이유는 “1~2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패밀리카의 수요가 줄고 있다”며, 사회적 변화를 들었다. 더불어 고령층의 증가로 인해 단거리 이동을 지원할 수 있는 모빌리티 수단의 필요성도 제시했다. 

또 도시 정책의 변화도 마이크로 모빌리티 산업의 동력 중 하나다. 최영우 대표는 “큰 도시일수록 교통 혼잡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도심에서 차량을 없애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동시에 대안적 개인 이동 수단에 대한 니즈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시장에는 킥고잉을 비롯한 여러 업체가 등장했다.

분명히 성장한다, 문제는 안전 대책

그렇지만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도 있다. 무질서하게 방치되는 킥보드, 낮은 이용자 안전 의식과 인프라 부족에 따른 안전 사고 문제 등이 풀리지 않는 과제로 남아 있다.

(사진=석대건 기자)
(사진=석대건 기자)

최영우 대표는 “킥보드는 인도에서도, 도로에서도 허용받지 못한다”며, “소형 원동기로 분류돼 있지만 25km/h 속도 제한에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수익성 문제로 보험 업계는 전동 킥보드 전용 보험도 없는 상태다. 

이에 킥고잉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부터 천천히 접근 중이다.

우선 전동킥보드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골목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을 개발해 안전 경고 장치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현재 ‘대인’만 가능한 보험 여건을 이용 데이터를 보험사와 공유해 마이크로 모빌리티 전용 보험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공간을 제공한 지역 상점과 제휴해 전동킥보드 전용 거치대 ‘킥스팟’을 도입, 도로변 방치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안전 캠페인을 통해 안전 사용법을 전파하려고 노력 중이다. 

최영우 울룰로 대표는 “시장이 건전하게 지켜지기 위해서는 꼭 지켜져야 하는 부분을 챙기려 한다”며, “협력의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심 내 이동성을 제공해 사람과 사람이 가까워지고 도시의 아름다움으로 안내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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