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최근 글로벌파운드리(이하 GF)가 TSMC와 고객들을 대상으로 25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GF의 소송에 TSMC는 GF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반박을 했다. 업계는 양사의 입장차이가 분명해, 법정 공방이 길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GF와 TSMC의 법정 공방이 길어지면,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도체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50% 이상의 승산이 있다고 주장을 하는 GF와 전혀 근거가 없다는 TSMC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업계의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EE타임즈와 일부 외신들에 따르면, GF는 TSMC가 반도체 소자와 제조기술 16개에 대한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과 독일에서 TSMC와 고객들을 대상으로 25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GF는 이번 소송을 통해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의 기술 침해로 생산된 반도체가 미국과 독일로 수입을 못하도록 막을 계획이다. 

GF의 이번 소송은 7nm(나노), 10nm, 12nm, 16nm 및 28nm 파운드리 기술과 관련해, 주요 업체인 TSMC는 물론 팹리스 칩 설계자, 전자 부품 유통업체, 소비자 제품 제조업체 등 20개 회사를 상대로 제기됐다. 이 사건의 피고에는 애플, 아수스, 브로드컴, 시스코, 구글, 하이센스, 레노버, 미디어텍, 모토로라, 엔비디아, 퀄컴, 시린스 등이 있다. 소송에 이름이 오른 유통업체는 에이브넷/EBV, 디지키, 마우저 등이 포함된다.

GF, “50% 이상 승산 있어”

최근 EE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댄 허치슨 VLSI 리서치 CEO는 “GF가 EU와 미국으로의 고객 수입을 중단하는 가처분 명령을 받으면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2020년 업황 회복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허치슨은 “GF의 소송이 TSMC의 주문을 지연시킬 수 있다”며, “50% 이상의 승산이 있다"고 주장했다.

허치슨은 "GF의 승리는 전 세계 전자업체들이 대만 TSMC에 얼마나 의존적인지에 대한 인식을 높일 것"이라며, "GF가 TSMC를 상대로 승리할 경우, 다른 첨단 주조 공장들은 책임을 져야 하고, 줄을 설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GF는 이번 소송이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이 미국과 유럽에서 아시아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을 일부 저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EE타임즈는 “GF는 지난 10년 동안 150억 달러(약 18조 원) 이상, 유럽 최대 반도체 제조공장에 60억 달러(약 7조 원) 이상을 투자하며 미국과 유럽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반도체 산업의 아시아로의 전환을 저지했다고 말했다”며, “GF는 이번 소송이 투자와 힘을 실어주는 미국과 유럽 기반의 혁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IC인사이츠 리서치의 부사장인 브라이언 마타스는 GF의 이런 전략이 일부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타스는 EE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GF는 독일과 미국에서 이루어지는 투자를 강조함으로써 유럽과 미국의 법원을 뒤흔들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런 특허 소송과 제품 수입을 중단하려는 시도는 거의 효과가 없으며, 소송은 법정 밖에서 해결되기까지 몇 년이나 질질 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TSMC, “GF 주장 근거 없어”

GF의 소송에 대해 TSMC는 “GF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TSMC는 테크파워업 등 외신을 통해 “우리는 파운드리 동료들이 시장에서 기술과 경쟁하는 대신에 가치 없는 소송에 의지하는 것을 보고 실망했다”며, “TSMC는 자사의 기술 리더십, 제조 우수성, 고객에 대한 변함없는 헌신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독점적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선택이든 모든 옵션을 사용하여 힘차게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TSMC는 “TSMC는 선도적인 혁신자로서 매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최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TSMC는 2016년부터 3년 연속 전 세계 3만 7000여 건의 특허를 보유한 최대 반도체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미국 특허권 상위 10위권을 형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용 웨이퍼(사진=TSMC)
반도체용 웨이퍼(사진=TSMC)

GF·TSMC ‘법정 분쟁’, ICT 산업 침체 길어질 수도

전문가들은 양사의 법적 분쟁이 최근 다른 이슈들로 침체기에 접어든 ICT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경고했다. ICT 산업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과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제한 등으로 최근 몸살을 겪고 있다. 여기에 GF와 TSMC의 소송으로 애플, 브로드컴, 구글, 엔비디아, 퀄컴 등 주요 전자제품이나 부품 업체들의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이번의 반도체 시장 침체기가 더욱 길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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