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 마케팅①] 공포심 자극하고 성 상품화하고…"道 넘었다"
[노이즈 마케팅①] 공포심 자극하고 성 상품화하고…"道 넘었다"
  • 고정훈 기자
  • 승인 2019.09.02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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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가 알려지며 발생한 효과였는데…악용 업체로 변질"
"의도된 노이즈 마케팅은 오히려 소비자에 반감 갖게 해"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노이즈 마케팅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차갑다. 노이즈마케팅은 잡음(노이즈)과 마케팅이 만나 생긴 합성어다. 일반적으로 제품의 품질과 관련없는 특정 부분을 부각시켜 대중의 관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뜻한다. 여기에는 호기심을 통해 제품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노이즈 마케팅은 업체가 의도적으로 일으키거나, 반대로 의도하지 않은 실수를 통해 발생한다. 그런데 실수는 '인간적인 부분'으로 여겨지는 일이 많다. 이는 매출 증가로 이어지기도 한다.

문제는 의도적인 '잡음'이다. 사람들은 실수가 아닌 의도된 마케팅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더 큰 실망감을 느낀다. 이는 해당 업체 이미지 하락을 넘어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는 일도 흔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최근 발생한 택배 대리수령업체의 자작극이 있다. 지난달 23일 유튜브에는 '신림동, 소름 돋는 사이코패스 도둑 CCTV 실제상황’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됐다.

1분 29초 분량 영상에는 피에로 가면을 한 사람이 원룸 복도를 서성거리는 모습이 담겼다. 한참을 복도를 서성이던 괴한은 한 집 앞에 놓인 택배를 들고 사라졌다.

이 괴한은 출입문에 귀를 갖다 대거나, 잠금장치 비밀번호를 누르는 등 침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 영상은 괴한이 사라진 이후 집 안에 있던 주민이 현관문을 열고 주변을 살피는 모습으로 끝난다. 

영상을 게시한 최 씨는 '노이즈마케팅'이었다며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진=유튜브)

이 영상은 공개 이후 '혼자 살기 무섭다'는 공포감으로 번졌다. 결국 영상 속 건물 관리인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에 이른다. 경찰은 영상에 등장한 건물 거주자 최 씨를 확인하고, 임의동행해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최 씨는 “택배 대리 수령 회사 광고영상을 만들어 올린 것이다. 실제 도난 피해는 없다. 논란이 커져 해명 영상을 올리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최 씨는 해당 영상 제목을 '사이코패스 택배 도둑은 없습니다'라고 바꾸면서 노이즈마케팅임을 시인했다. 그는 사과문을 통해 "효과적인 홍보가 필요해 노이즈 공포 마케팅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시민들은 댓글을 통해 "저 업체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SPC그룹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인 '배스킨라빈스31'도 과도한 마케팅으로 비난받은 사례 중 하나다. 앞서 배스킨라빈스는 7월 이달의 맛 '핑크스타'를 출시하면서 관련 광고를 공개했다.  

그러나 과도한 광고 콘셉트가 발목을 잡았다. 광고에는 12살 아이가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긴 머리카락을 흩날리거나, 립스틱을 칠한 입술로 스푼을 무는 모습 등이 등장한다. 성적인 코드로 오해할 수 있는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이에 미성년자를 상대로 과도한 성적 코드를 입힌게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성적 논란을 의도적으로 노이즈마케팅에 활용한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결국 배스킨라빈스 측은 하루만에 영상을 삭제하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배스킨라빈스는 사과문을 통해 "이미지 연출이 적절치 않다는 일부 고객들 의견이 있어 영상 노출을 중단했다. 해당 영상은 어린이모델 부모님과 소속사를 통해 충분한 사전 논의 후 진행됐다.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어린이모델 수준의 메이크업과 아동복 의상을 갖춰 진행한 촬영"이라고 항변했다.

반대로 의도하지 않은 행위가 홍보가 된 경우도 있다. 바로 바이오일레븐과 악티알 사이에 발생한 다툼이다. 앞서 바이오일레븐과 악티알은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인 VSL#3를 합작해 만들었으나, 현재는 결별한 상태다. 이에 바이오일레븐은 제품 원료를 만든 드시모네 교수와 함께 '드시모네'를 시장에 내놨다. 악티알 역시 원료를 일부 바꾼 VSL#3를 온라인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중이다.  

최근 두 업체는 원료와 상표권 등을 두고 국내외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은 기사를 통해 세간에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과정이 세세하게 알려지면서 오히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한 홍보업체 관계자는 "과거 노이즈마케팅은 업체의 의도적인 홍보가 아닌 실수가 알려지면서 발생하는 효과였다"며 "이를 악용하는 업체가 생기면서 노이즈마케팅이 변질되기 시작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 소비자들이 노이즈 마케팅을 많이 접하면서 업체가 의도적인 노이즈 마케팅을 한 부분이 드러날 경우 반감을 갖는 일도 흔하다"고 덧붙였다.

과도한 소아 성상품화 문제가 불거진 배스킨라빈스31 광고 중 일부, 현재 해당 광고는 삭제된 상태다. (사진=유튜브)
과도한 소아 성상품화 문제가 불거진 배스킨라빈스31 광고 중 일부, 현재 해당 광고는 삭제된 상태다. (사진=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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