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 마케팅②] '시장 활성화' 묘수? 자충수?
[노이즈 마케팅②] '시장 활성화' 묘수? 자충수?
  • 신민경 기자
  • 승인 2019.09.02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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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활력 촉매제…"소비자는 관심 광고만 취사 선택…이목 끌기 위한 발악"
제살 깎아먹기…"단시간 소비자 눈길 끌지만, 장기 수익 증가로 안 이어져"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노이즈 마케팅'은 자사 브랜드나 제품을 일부러 구설에 오르게 해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전략으로, 통상 업계 선두주자에 상대적으로 밀리는 기업이 활용한다. 이 전략을 두고 '시장 순환을 위한 자극제'란 해석이 있는 가 하면, '장기 수익성을 감안하지 않은 자충수'로 볼 여지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최근 대형마트업계 2위 롯데마트와 이커머스업계 2위 위메프가 각각 동종업계 1위를 겨냥한 '노이즈 마케팅'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위메프는 지난 4월 "'쿠팡보다 싼' 생필품만 판다"는 슬로건과 함께 차액 보상제도를 발표했다. 같은 상품이 쿠팡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을 경우 구매자에게 차액의 갑절을 보상한단 얘기다. '저가 온라인 시장'에서 소비자를 대거 유인한 동종업계 1위를 공격해 자사만의 가격경쟁력을 알리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신민경 기자)
(사진=신민경 기자)

롯데마트도 같은달 '극한가격'이란 행사명을 내걸고 판촉에 나섰다. 이때 함께 언급한 곳이 이마트를 뜻하는 'E대형마트'와 쿠팡을 의미하는 'C온라인사'다. 롯데마트는 날마다 이마트와 쿠팡과의 가격을 비교해 유아용품과 가공식품 등 일부 상품의 가격을 더 싸게 조정했다. 이는 올해 1월부터 '국민가격'을 표방하며 제품 가격을 큰 폭 할인 중인 마트업계 1위 '이마트'와 최저가 경쟁의 맞수 '쿠팡'을 단적으로 언급해 차별화를 꾀하려는 취지로 읽힌다.

'1등 기업 흠집내기' 사례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업계에서도 관찰된다. 프로바이오틱스 'VSL3'의 국내 판권을 소유한 서윤패밀리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에 '드시모네의 프로바이오틱 제품은 더 이상 해당 제품의 판매와 관련해 DSM 균주 코드를 사용할 수 없다'는 안내문구를 적시했다. 이탈리아 로마 법원의 판결을 근거로 1위 업체 압박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바이오일레븐 측 설명은 다르다. 바이오일레븐은 국내 고농도 프로바이오틱스 1위 업체로, 서윤패밀리가 거론한 '드시모네'를 수입·판매하고 있다. 바이오일레븐 측은 "독일 균주은행에 보관된 샘플을 두고 한 판결을 원료 자체에 대한 소유권 인정으로 해석한 건 아전인수"라고 했다.

(이미지=위메프 제공)
(이미지=위메프 제공)

이같은 노이즈 마케팅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린다.

서용구 한국유통학회 회장은 디지털투데이에 "최근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이용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도 관심 있는 온라인 광고만 취사 선택해 즐기는 실정"이라면서 "기업들은 불경기에도 물건은 팔아야 하기 때문에, 소음을 일으켜서라도 이목을 끌고자 발악하는 것"이라고 했다. 1등 기업을 앞서려는 후발주자들이 노이즈 마케팅을 펼치는 것 또한, '시장 활력의 촉매제'로 봐야 한단 얘기다.

반면 노이즈 마케팅이 장기 수익을 담보하지 못하므로 지양해야 한단 입장도 나온다. 서찬주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재계 전반의 '노이즈 마케팅'은 짧은 시간 동안 소비자 눈길을 끌지만 장기적인 수익 증가로 이어지지 못한단 공통점이 있다. 제품의 질적인 변화를 꾀하지 않는 이상 우위 기업에 부딪쳐 생기는 출혈을 메꾸지 못할 가능성이 커서다"고 했다.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취한 정책은 회사 차원에서 길게 끌고 갈 수 없으니 결국엔 '제살 깎아먹기'와 다를 바 없단 얘기다.

업계 2위의 바람직한 대처를 묻는 질문에 서 교수는 '블루오션 전략'을 제안했다. 그는 "1위 업계가 간과한 포지션을 노려 해당 시장을 분석하고 키우는 게 중요하다"면서 "중소기업과 협력한 제품을 내놓는 등 혁신제품을 양산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뒤집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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