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함영준 회장은 합법적인 승계와 성실한 세금 납부로 기업인의 사회적 롤모델이 되었고, 청년 호감도 1위, 닮고 싶은 CEO의 영광을 얻었다. 함회장은 `착한 기업인`으로 소문이 났지만 은둔형 경영자 성향이 강해 언론 인터뷰나 대외 활동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공헌활동마저 외부에 알리는 것을 반대할 정도다. 그러나 함회장의 뜻과는 달리 좋은 기업의 모범사례로 계속 등장하면서 언론 및 SNS상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좋은 기업의 이미지는 함회장의 이미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구매력을 결정하는 데 기업 이미지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갑질’, ‘탈세’ 등 각종 논란이 많은 유통 기업 사이에서 오뚜기는 ‘똑똑한 소비자’들의 깐깐한 기준에도 살아남아 ‘갓뚜기’라는 칭호를 얻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요즘, 오뚜기는 평판과 실적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착한 기업의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함회장의 경영 철학이 재계에서 주요 화두가 되기도 했다.

오뚜기의 기업 컬러인 노란색은 오뚜기가 소비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온화하고 친밀한 분위기와 잘 어울려 마케팅 이상의 역할을 한다. '2014 드림사커스쿨 윈 투게더' 당시 함영준 회장의 넥타이 컬러는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측면에서 TPO에 맞는 선택이었다. (사진=오뚜기)
오뚜기의 기업 컬러인 노란색은 오뚜기가 소비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온화하고 친밀한 분위기와 잘 어울려 마케팅 이상의 역할을 한다. '2014 드림사커스쿨 윈 투게더' 당시 함영준 회장의 넥타이 컬러는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측면에서 TPO에 맞는 선택이었다. (사진=오뚜기)

함회장의 '착한 기업인' 이미지와 유명세는 오뚜기 창업주이자 명예회장인 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영향이 크다. 함태호 회장은 오뚜기가 '갓뚜기'로 불리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현재 국내 CEO PI의 본보기가 될 정도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가장 잘 이행한 기업인이다. 함회장이 명예회장에게 물려받은 것은 재산뿐 아니라 정직한 자세와 착한 이미지다. 이에 함회장은 아버지의 정직한 자세를 잘 이어서 경영을 한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1992년부터 시작한 심장병 어린이 수술 지원 사업과 1996년 오뚜기 재단 설립 모두 명예회장의 뜻으로 함회장이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다. 

착한 기업 이미지로 기업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이것은 함회장의 이미지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최근 함회장이 상속세 마련을 위해 내부거래를 했다는 비판과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휘말리고 있어, 마냥 착한 기업이라고 부르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또 착한 기업 이미지에 큰 역할을 했던 라면값 동결 마저 함회장이 회사에 대한 비판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함회장은 기업의 착한 이미지와 개인의 부정적 이미지로 기업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 사이에 서 있다. 기업의 긍정적 이미지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함회장의 CEO PI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하다. 
오뚜기의 ‘갓(GOD)’ 이미지, 함회장에게는 부족해

함회장은 2017년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들과의 호프 미팅에 중견 기업 중 유일하게 특별 초청됐다. 함회장이 2010년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이 때만큼 주목 받았던 적이 없을 정도로 그에 대한 언론 기사는 많지 않다. 오히려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인 장녀 함연지 씨에 대한 기사가 몇 배로 많을 정도다. 함회장은 언론 기사 기준으로 보면 갓뚜기의 일등 공신인 함태호 명예회장의 아들 혹은 뮤지컬 배우 함연지의 아버지로 더 유명하다. 기업을 대표하는 경영자로서의 이미지가 함회장에게는 부족하다. 이는 함회장이 대외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디지털투데이와 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가 자체 조사한 ‘언론 매체에 나타난 함영준 회장의 이미지 요소 분석표’에 따르면 함회장의 대표 이미지 키워드는 ‘모범생, 온화함, 겸손함’으로 나타났다. 

함영준 회장 이미지 요소 분석표(출처=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 그래픽=디지털투데이 전예지)
함영준 회장 이미지 요소 분석표(출처=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 그래픽=디지털투데이 전예지)

‘바른생활 CEO’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함회장의 내적 요소 대표 키워드는 ‘모범생’이다. 딸 함연지 씨가 방송에서 이야기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차가 없으면 무단횡단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뉴욕에서 함회장은 신호를 지켰으며 횡단보도가 없으면 나올 때까지 길을 걸어갔다고 한다. ‘고지식한 바른생활 맨’ 같은 그의 성격이 드러나는 사례다.

함영준 회장은 언어뿐 아니라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에 탁월하다. 특히 손의 움직임을 보면 표현력이 풍부한 편인데, 2017년 청와대 호프미팅에서 함 회장의 모습을 보면 항상 어깨와 허리 사이에서 손을 펼친 채로 사람들과 이야기한다. 적절하게 손동작을 잘 활용함으로써 함 회장은 상대에게 확신과 신뢰감을 주며 자신감을 간접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사진=오뚜기)
함영준 회장은 언어뿐 아니라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에 탁월하다. 특히 손의 움직임을 보면 표현력이 풍부한 편인데, 2017년 청와대 호프미팅에서 함 회장의 모습을 보면 항상 어깨와 허리 사이에서 손을 펼친 채로 사람들과 이야기한다. 적절하게 손동작을 잘 활용함으로써 함 회장은 상대에게 확신과 신뢰감을 주며 자신감을 간접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사진=오뚜기)

또 함회장은 기업 내에서 수평적 소통을 잘하는 CEO로 알려졌다. 사무실 출근보다 공장이나 대리점 등 직접 찾아다니며 현장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 또 젊은 직원들과 함께 맛집 탐방을 하며 격의 없이 어울리며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이런 행동은 수평적 소통과 스킨십을 중시하는 그의 경영철학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함회장은 `함께, 같이`라는 의미의 `레츠(Let`s)`를 자주 사용한다. 예를 들면 사내 모임 명을 레츠 고(Let`s GO), 레츠 테이스트(Let`s TASTE), 레츠 에코(Let`s ECO) 같은 것으로 할 정도다. 또 함회장은 “안건마다 위로 올렸다가 다시 아래로 내리는 소통은 잘못된 것이라며 모든 부서를 관통하는 수평적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함회장의 소통 경영은 오뚜기의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외부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함회장의 외적 요소 키워드는 ‘온화함’으로 나타났다. 웃을 때 눈가 주름과 애교살이 도드라지며, 활짝 웃는 입 모양과 치아가 보기 좋게 드러나 호감형이다. 언론에 공개된 함회장의 대외활동 사진을 분석한 결과, 국정감사 때를 제외한 모든 사진에서 웃고 있어 부드러움과 친근함이 느껴진다. 또 대외 활동 시 항상 ‘노란색’ 의상을 착용한다. 노란색 넥타이, 노란색 점퍼, 노란색 모자, 노란색 신발 끈까지 함회장이 선택한 노란색은 마케팅 이상의 역할을 했다. 기업 PR을 컬러를 통해 간접적으로 한 셈이다. 컬러는 상품의 이미지뿐 아니라 사람, 그리고 기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까지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힘이 있다. 노란색은 전세계 공통으로 ‘희망’을 의미한다. 그래서 오뚜기가 소비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온화하고 친밀한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컬러다. 옷차림도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중 한 부분이기에 함회장의 의상은 TPO에 맞는 선택이었으며, 본인의 이미지를 기업의 이미지에 맞게 잘 전달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대외 행보를 꺼려 '은둔의 경영인'으로 불리는 함 회장의 행동 언어 키워드는 ‘겸손함’으로 나타났다. 2017년 청와대 호프 미팅 당시, 함회장은 문대통령과 멀찍이 떨어져 있다가 주변의 권유에 마지못해 대통령 가까이 서는 모습을 보였다. 맥주잔을 들고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 주변 대기업 총수들과 비교하면 두 손을 다소곳하게 모으고 있거나 대통령의 인사에 연거푸 허리를 깊이 숙이는 모습을 보였다. 중견기업 오너로서 유일하게 만찬에 참석해 긴장한 탓도 있겠지만 수줍음 많고 겸손한 그의 일면을 엿볼 수 있었다. 또 기업 행사에 참석한 아이들이 떠먹여주는 음식을 흔쾌히 받아먹거나 자신이 후원한 심장병 완치 어린이에게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웃는 표정은 꾸밈없어 보인다. 이런 표정과 행동은 그의 부드러운 외양이 더해져 상대방에게 매우 긍정적인 느낌을 준다. 

함회장은 언어뿐 아니라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에 탁월하다. 특히 언론에 나타난 함회장의 행동 언어 중에서 손의 움직임을 보면 표현력이 풍부한 편임을 알 수 있다. 손짓 언어를 잘 활용하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또 손의 위치가 중요하다. 함회장은 항상 어깨와 허리 사이에서 손을 펼친 채로 사람들과 이야기한다. 적절한 손동작으로 함회장은 상대에게 확신과 신뢰감을 주며 자신감을 간접적으로 잘 표현한다. 

착한 기업 이미지를 굳히기 위한 오뚜기 회장의 PI 전략은

함회장은 장점이 많다.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탁월하다.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Daniel Goleman)은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큰 성공을 누린다는 것을 증명했다. 함회장은 언어,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을 모두 잘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현재 은둔형 경영자로 가지고 있는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 않은 점이 안타깝다.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가진 역량을 활용한다면 좋은 기업 이미지에 더 좋은 CEO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일감 몰아주기 논란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아직 남아있다. 사람들은 나쁜 사람이 나쁜 짓을 하는 것보다 착한 사람이 나쁜 짓 하는 것에 더 큰 배신감과 실망감을 느낀다. 따라서 착한 기업을 경영하는 함회장은 더 철저한 PI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필요하다. 함영준 회장이 앞으로 당면한 부정적인 이슈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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