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화웨이 제재 ‘지속’에 美 부품제조사들 ‘난감’
트럼프, 화웨이 제재 ‘지속’에 美 부품제조사들 ‘난감’
  • 양대규 기자
  • 승인 2019.08.2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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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지난해 퀄컴·인텔·마이크론 등에 110억 달러 구매
"화웨이 제재, 오히려 中 기업 키워주는 셈"
"美 부품 업체, 中 기업에 신뢰 잃고 있어"

[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미국의 전자부품 제조사들에게 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뿐만 아니라, 화웨이에 부품을 납품한 미국 기업들도 비슷하거나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화웨이는 100억 달러(약 12조 원)의 매출 감소를 예측한 바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 거래 제한 유예’를 90일 연장 발표를 했지만, 다수의 미국 칩과 부품 제조업체들이 화웨이와에 대한 제품 공급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화웨이가 구입한 부품 700억 달러(약 85조 원) 가운데, 110억 달러(약 13조 4000억 원)는 퀄컴, 인텔, 마이크론 등 미국 기업에 돌아갔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전 세계 산업은 하나의 국가에서 소재·부품·완제품 등 모든 과정을 소화할 수 없다며, 국가와 국가 간의 자유로운 무역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라고 말한다. 특히 반도체를 포함한 ICT 산업은 국가별 특수성과 예산 등의 이유로 유기적인 구조가 더욱 튼튼한 산업이다.

트럼프 정부의 화웨이 제재로 화웨이가 입은 손해가 결국에는 미국 전자부품 제조 업체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1:1로 대응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에게서 벌어들였지만 올해는 기대하기 힘든 수익과 화웨이가 입은 손해의 규모가 비슷한 상황까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11월 이후 본격적인 제재가 시작되면 화웨이의 경우에는 한국과 대만, 중국 등 새로운 부품 제조 업체를 발굴해 손해를 줄일 수 있지만, 미국 부품 업계의 경우에는 공급망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일(현지 시각)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 유예 조치를 추가로 90일 연장해 오는 11월 18일까지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미국 전역의 소비자들이 화웨이로부터 다른 장비로 옮겨가는 데 필요한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거래 제한 유예의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거래 제한 명단에 화웨이 계열사 46곳을 추가하며, 화웨이 계열사가 100여 곳이 블랙리스트에 등재됐다.

앞서 지난 5월 미국은 화웨이와 자회사들을 거래 제한 대상 기업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미국 기업들과 소비자들의 피해가 예상되면서 기존 제품의 유지와 보수에 한해 90일간 거래를 승인해줬다. 이는 지난 19일 만료됐다.

(이미지=양대규 기자)
(이미지=양대규 기자)

"화웨이 제재, 오히려 中 기업 키워주는 셈"

미국의 반도체 칩과 부품 제조 회사들은 정부의 화웨이 제재가 계속되면서 시장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스티븐 모렌코프 퀄컴 사장은 "지난 몇 달 동안 가속화된 4G에서 5G로 이어지는 이번 금지는 특히 중국의 산업 여건에 기여했다"며, "향후 두 분기 동안 큰 역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에 대한 제재로 중국의 기업들이 오히려 성장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플렉스의 리바티 어드바이시 CEO는 "1분기 동안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 조치가 잘 발표됐고, 고객인 화웨이에 영향을 미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상당히 컸다"며,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이런 행동들은 우리가 중국에서 그들을 위해 조립하는 제품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에 따라 화웨이 전용 중국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21일 EE타임즈는 “3개월 유예는 전자제품 공급망 붕괴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며, “부품 제조업체는 제품 및 장비에 설계되는 데 수년을 소비할 것이며, 그 후 물류, 가격, 재고 관리 및 기타 여러 가지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 화웨이 등 글로벌 1000억 달러(약 121조 원)의 고객과 손을 끊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고 보도했다.

한편 RF칩 공급업체인 코보는 중국에서 거둔 칩 디자인 승리는 아직 유효하다고 밝혔다. 로버트 브루그워스 코보 CEO는 "이미 획득한 디자인에서 우리는 이를 지키고 있다"며 "화웨이를 위해 계속 출하할 수 있는 부품에서도 디자인으로 승부를 따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화웨이)

"美 부품 업체, 中 기업에 신뢰 잃고 있어"

일부 낙관적인 의견에도 전문가들은 화웨이가 새로운 공급처를 찾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보고 있다. 유라시아 그룹의 폴 트라이올로 연구원은 데일리 헤럴드에 "화웨이는 대체 공급처를 찾고 있으며, 앞으로 진출하는 미국 기업들은 더 많은 수의 중국 기업들에 의해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로 간주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존 네퍼 SIA 사장 겸 CEO는 "SIA는 주요 시장에서 상업용 제품의 판매 능력에 대한 제약이 미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잠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 수주가 90일 이후 대폭 줄어들면 전자제품 재고가 크게 쌓이기 시작할 수 있다. 부품업체들은 주문형 생산을 원하지만, 반도체 제조에는 18주의 시간이 필요하다. 즉, 90일의 유예 기간 안에는 새로운 발주를 얻을 수 없다는 말이다.

미국의 경제전문가 테드 바우만은 "중국 기업들이 구매해야 할 반도체를 구하지 못하면 국내 제조업체에서 월마트까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무역전쟁이 이렇게 호전되는 이유는 미국 기업들이 여전히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직, 미국과 중국이 완전한 교류를 끊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 정도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부당한 표적이 되어왔다고 주장해 왔다. 화웨이는 성명을 통해 "특정 시기에 내려진 이번 결정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며 국가 안보와 무관하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이런 조치는 자유시장 경쟁의 기본원칙을 위반한다. 그들은 미국 기업을 포함한 어느 누구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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