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지난 23일, LG CNS 지분 인수를 위한 예비 입찰이 종료됐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인수전에 참여한 사모펀드로는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맥쿼리PE),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그룹, 베인캐피털, 골드만삭스PIA 등의 해외 5곳과 스틱인베스트먼트 국내 1곳으로 전해진다. 참여가 유력했던 IMM프라이빗에쿼티는 입찰을 포기했다.

경영권 없는 2대 주주, 왜 사모펀드가?

LG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LG와 특수관계인 지분 87.3% 중 약 37%에 대한 매각작업을 진행했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에 따르면, 그룹 총수 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기업에 대해서도 자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할 경우도 사익편취에 해당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현재 LG 총수 일가는 (주)LG의 지분 46.6%를 보유 중이며, (주)LG는 LG CNS의 지분 85%를 가지고 있다. LG 일가가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려면 (주)LG의 LG CNS 지분 중 35% 이상 매각해야 한다. 

당초 매물의 매력이 떨어져 흥행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약 6개의 사모펀드가 참여해 새삼 주목 받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은 경영권이 포함되지 않아 사모펀드 입장에서 구미가 떨어지는 매물이었다. 2대 주주이지만, 경영권이 없어 경영 효율 작업에 목소리를 낼 수 없다.

게다가 미중 경제 전쟁 등 세계 경기 불황까지 예상돼 확실한 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은 LG CNS의 포트폴리오로 매각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IB 관계자에 따르면, “LG CNS는 국내 공공 및 금융 SI 사업 시장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LG CNS는 약 300억원 규모의 NH농협캐피탈 차세대시스템 구축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디지털 전환 기조에 따라 점점 늘어날 SI 먹거리 시장에 강자로 꼽힌다. 이번 인수 참여 과정에서도 LG그룹과 주간사인 JP모건 측은 사모펀드 측에 SI 사업 경쟁력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LG그룹은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따라 LGCNS의 지분 37.5를 매각한다. (사진=LG 트윈타워)
LG그룹은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따라 LGCNS 보유 지분 중 약 37%를 매각한다. (사진=LG 트윈타워)

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 면면을 보면, 국내 인프라 분야와 관련이 높고 성장 기업을 찾아낸 투자가 많다. 

우선 맥쿼리PE는 인프라 M&A 전문 사모펀드다. 칼라일그룹은 2014년 인수한 ADT캡스를 SKT에 넘기며 1조원 규모의 차익을 남기기도 했다. 골드만삭스PIA은 배달의민족과 직방 등에 투자하며, 모바일 시장 변화에 미리 대응해, 대박을 앞두고 있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와 베인캐피털도 롯데케미칼, 웅진코웨이 등 국내 굵직한 매각전에 참여 중이다. 

또 국내 사모펀드인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7년 한화S&C SI사업부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당시 한화S&C SI사업부는 내부 거래 비중이 70%를 넘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었다. 한화그룹은 스틱인베스트먼트에 지분 매각을 통해 문제를 풀 수 있었다. 한화그룹은 한화S&C 지분 매각 이후에도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번 LG그룹과 LG CNS의 매각 사례와 비교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미 LG그룹 측에서 1조원 규모로 매각 금액이 어느 정도 정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사모펀드 측에서 요구하는 경영권 외에 보장 조건이 매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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