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항공업계의 하반기 실적 부진이 현실로 다가왔다. 그동안 항공업계를 괴롭히던 악재에 이어 중국 노선까지 당분간 신규 취항이 금지된 상태다. 이에 국내 항공사별로 희비가 갈린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국 항공당국은 앞으로 2개월간 중국 전 노선과 관련 신규 취항을 받지 않겠다고 최근 통보했다. 아직 정확한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항공편 증가에 따른 관리 차원에서 행한 조치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사태로 국내 항공업계에는 '날벼락'이 떨어졌다. 앞서 항공업계는 반일감정 확산으로 '황금알'인 일본 노선을 축소하거나, 아예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찾은 것이 동남아와 중국 노선 확대다. 그러나 이마저도 중국 공항당국의 조치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최근 중국 공항당국이 2달동안 신규취항을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최근 중국 공항당국이 2달동안 신규취항을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아시아나항공에게 유리하다는 시각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 비중이 가장 높은 항공사 중 하나다. 아시아나는 전체 노선 중 중국과 일본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28.6%, 22.4%다. 반면 대부분의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일본 노선이 절반 정도로 비중이 높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 확산으로 항공사들이 중국과 동남아 노선 확대를 결정하면서 아시아나 항공 입지가 점점 좁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중국이 신규 취항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기존에 운행하던 노선을 활용할 수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그나마 상황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시아나가 최악의 상황을 모면한 것은 맞지만, 그래도 여전히 상황은 좋지 않다"며 "아시아나 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항공사가 하반기 실적 부진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뿐 아니라 LCC까지 국내 항공사들은 올해 2분기 초라한 성적표를 거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에 각각 영업손실 1015억원, 1241억원을 냈다. 제주항공 역시 20분기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손실액은 274억원이다. 이외에도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실적 부진 원인으로는 일본노선 축소와 국내외 유가 변동, 고환율 등이 꼽힌다.

이중 일본 노선 축소는 유독 아프게 다가온다. 국내 항공사들의 일본행 노선 비율은 높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에어부산(50.6%), 티웨이항공 (50.5%), 진에어(42.2%) 순이다.

문제는 이런 불안요소가 하반기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항공 화물 부진과 고환율 여파는 당분간 지속된다는 평가다. 또한 반일 감정 역시 연일 새로운 국면을 맞으며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도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하반기에도 항공업황의 전망이 밝지 않다. 예상치 못한 악재가 계속 발생하면서 하반기 항공업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도 “일본 여행 보이콧과 경기둔화 영향으로 전망은 밝지 않다. 여기에 인건비와 조업비가 증가하는 추세와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이 겹쳐 해외여행 수요 둔화와 비용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매운동’ 소셜 매트릭스 연관어 분석(표=트위터)
최근 일본 불매운동으로 항공업계가 일본행 노선 축소에 나섰다. (표=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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