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쇳물 식으면 안돼"...지자체-주민 설득에 사활 건 현대제철
"쇳물 식으면 안돼"...지자체-주민 설득에 사활 건 현대제철
  • 고정훈 기자
  • 승인 2019.08.13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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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제철소 환경오염 물질 배출로 2개월 전 '조업 정지 10일' 처분 받아
집행정지 신청으로 잠시 시간 벌었지만 심의 기간 끝나면 결국 '제자리'
'환경오염 주범' 오명 벗기에 총력...안동일 사장까지 나서 저감장치 홍보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현대제철이 '당진제철소 조업정지 10일' 처분을 받은 지 13일로 약 2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현대제철은 신규 환경오염물질 저감 장치 등을 알리며, '환경오염 주범' 오명 벗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충남도, 당진시와도 대화를 이어가며 조업 정지만은 반드시 막겠다는 각오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조업 정지는 지난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시민이 포스코 광양제철소 고로에서 배출되는 연기 사진을 촬영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불법' 배출 증거로 이 영상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보냈다.

이에 포스코뿐만 아니라 현대제철까지 고로를 보유한 제철소가 환경검사 도마에 올랐다. 철강업계는 "조업 정지는 과도한 처분"이라고 반발했지만, 그 뿐이었다. 결국 지난 5월 충남도는 당진제철소 제2고로에 대해 10일 조업 정지 처분을 확정했다.

이는 현대제철 입장에서는 뼈아픈 처분이다. 만약 10일 조업정지가 현실로 다가온다면 막대한 손실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로는 일정 시간 이상 생산을 멈추면 내부에서 쇳물이 굳어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다시 복구하기까지 3개월이 걸린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소결공장, 대기오염물질 신규 저감장치가 구축됐다.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소결공장, 대기오염물질 신규 저감장치가 구축됐다. (사진=현대제철)

이와 관련 지난달 당진제철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대제철 안동일 사장은 "조업정지 10일 이후 3개월간 복구하는 과정에서 984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만약 재가동이 불가능하면 고로를 새로 짓는데 비용 9조1804억원이 들고, 연간 생산량 1200만톤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때문에 현대제철은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일단 조업 정지만은 피하게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현대제철의 손을 들어줬다. 심의 기간 동안 조업정지만은 막아준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임시방편으로, 심의 기간이 끝나는 3개월 후에는 또다시 같은 문제가 불거질 게 뻔했다.

현대제철은 주어진 3개월 동안 환경오염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당진제철소 소결공장을 공개했다. 이 공장은 가루 형태 철광석을 5~50mm 크기의 작은 덩어리로 가공해 고로 내부에서 잘 녹을 수 있도록 만드는 시설을 갖췄다.

이와 함께 소결공장 3곳을 24시간 통합 모니터링하는 환경상황실도 공개했다. 미세먼지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비상 상황시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하다. 소결로 굴뚝 아래에 설치된 측정소는 오염물질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이 정보는 한국환경공단 중부권 관제센터에 곧바로 전송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1소결 장치를 시작으로 2소결 장치까지 정상 가동되면서 미세먼지의 주요 성분인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하루 배출량이 140~160PPM에서 30~40PPM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또 "내년 6월 3소결공장의 처리장치까지 완공되면 2021년 현대제철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2018년의 2만3292톤에서 절반 이하인 1만톤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관련 홍보도 이어졌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로 지역주민을 초대, 저감 장치에 대해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총남도, 당진시 등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단체에게도 신규 환경 설비 가동 상황을 알렸다.

여기에는 안 사장까지 발 벗고 나섰다. 지역주민, 환경단체 등을 초대할 때 동석해 성과를 알리거나 설명회를 직접 주관하기도 했다. 대기오염 물질 배출로 불안해진 지역 주민들을 먼저 설득하겠다는 계산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안 사장이 지방자치단체와 재판정에서 다투기 보다는 여론을 자기쪽으로 끌어모으고 있다. 적절한 명분을 쌓아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함"이라고 평가했다.

아직까지는 이 부분이 통할지는 알수 없다. 현재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충남도와 당진시는 '조업정지'라는 입장을 확고하게 지키고 있어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 한달 동안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등을 초빙, 관련 시설에 대한 설명과 앞으로 계획 등을 충분히 설명드렸다"며 "지방자치단체와도 향후 대기오염 물질 저감 계획에 대해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에 대한 중앙행정심판위원회 행정심판 결과는 오는 11월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 안동일 사장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안동일 사징, 지난 한달동안 당진제철소 환경오염물질 저감 장치에 대한 홍보에 발벗고 나섰다. (사진=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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