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12일 넷마블을 끝으로 게임 업계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예상과 다르지 않게 저조한 성적이 드러났다. 특히 게임업계 빅3, 이른바 3N(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 모두 신작 및 해외 진출작의 흥행 실패로 하락세를 보였다. 업계 안팎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이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3사는 하반기 기대작과 해외 진출로 반등을 노린다. 

3N 2분기 실적 요약 (표=디지털투데이)
3N 2분기 실적 요약 (표=디지털투데이)

넥슨, 그나마 선방...신규 흥행작은 숙제로

넥슨은 2분기 매출 538억 6,500만 엔(한화 5,712억 원), 영업이익 129억 8,700만 엔(한화 1,377억 원), 순이익 191억 4,500만 엔(한화 2,03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9%, 41% 하락한 수치다.

넥슨의 장기 흥행작은 견조했다. 지난 4월 서비스 16주년을 맞이한 ‘메이플스토리’는 한국 지역에서 6분기 연속 두 자리 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던전앤파이터’ 역시 중국 노동절 및 11주년 업데이트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이어갔다.

넥슨의 또 다른 인기 IP(지식재산권)인 카트라이더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이상 성장했고, ‘FIFA 온라인 4’는 신규 클래스 선수 도입 및 성공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전망치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다양한 신작 론칭에 따른 비용 증가 영향으로 이익률은 떨어졌다. 넥슨은 상반기에만 7종의 모바일 게임을 선보였으나,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했다. '트라하' 출시나 '메이플스토리M'의 일본 진출로 마케팅 비용도 증가했다. 

특히 지난 4월 출시한 기대작 '트라하'는 넥슨과 모아이게임즈가 야심차게 선보인 신규 IP로, '토르'로 유명한 '크리스 햄스워스'를 광고모델로 내세우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했다. 다만 구글플레이 기준 매출은 2위에 머물다, 출시 보름 정도 뒤인 30일 이후부터 5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현재 매출 20위권 안팎(12일 구글플레이 기준 17위)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연초부터 업계를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매각 이슈가 일단락된 상태서, 넥슨은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우선 하반기부터 인기 IP '바람의나라'와 '테일즈위버', '메이플스토리' 등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과 PC 게임 7종이 준비 중이다. 스웨덴 개발사 '엠바크 스튜디오' 등 국내외 기업의 인수합병 및 '던전앤파이터'의 아버지 허민 영입 등 사업 구조 전반을 다진다.

영업익 절반 '뚝'↓ 넷마블, 여전히 3분기 노린다

넷마블은 예상대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넷마블은 2분기 매출 5,262억원, 영업이익 332억원, 순이익 3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5.1%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6.6%, 42.7% 하락한 수치다.

6월 출시된 스토리형 육성 게임 'BTS 월드'가 기대에 못미친 성적을 냈으나, 이 매출 또한 하반기에 잡힐 예정이다. 아울러 ▲리니지2레볼루션 ▲일곱개의대죄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 등 구·신작들이 상위권에서 머물면서 3분기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아울러 'A3', '세븐나이츠2' 등 주요 신작 출시 및 해외 진출에 넷마블은 기대를 걸고 있다. 2분기 실적만 해도 해외 매출 비중이 64%(3390억원)를 기록하며 전 분기보다 4%포인트 증가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2분기부터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국내와 북미, 일본 등 빅마켓에 성공적으로 출시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3분기에는 2분기에 출시한 흥행 신작들의 실적이 반영돼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등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넷마블은 물 건너간 넥슨 인수 이후, 사업적으로나 재무적으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곳을 지켜보며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넷마블 하반기 출시 예정작(이미지=넷마블)
넷마블 하반기 출시 예정작(이미지=넷마블)

'리니지M' 해외서 아쉬운 성적표...'리니지2M'에 기대

지난 분기 영업익이 60% 이상 감소하며 어닝쇼크를 겪었던 엔씨소프트도 암울하긴 마찬가지다. 엔씨는 2분기 매출 4,108억 원, 영업이익 1,294억 원, 당기순이익 1,16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6%, 19%, 17% 감소했다.

엔씨는 지난 분기 '리니지M'의 매출이 하락했지만, 대규모 업데이트가 있었던 2분기에는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자신했으나,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선 부동의 1위인 '리니지M'의 일본 진출도 참패에 가까운 수준이다. 현재 '리니지M'(현지 서비스명 リネージュM)은 순위권 내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첫번째 해외 진출지인 대만에서도 로열티 매출이 전분기 대비 10% 하락했다.

다만 엔씨는 리니지2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2M을 4분기 출시할 계획이다. 엔씨 측은 한국 시장에서의 성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부분은 일부 인정하면서도, 해외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쳤다. 기존 IP를 해봤던 사람에게 어필하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에서 진정한 풀3D 심리스 MMORPG, 고사양의 그래픽이 가능하다는 점을 북미유럽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준으로 준비 중이라는 설명이다.

복수의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기존 유명 IP를 제외하고 새로운 캐시카우가 보이지 않는다. 게임 업계 전반적으로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새로운 플랫폼에서 도전하며 성장 동력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 스위치'를 개발한다고 알렸으나 추가 소식은 없다.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게임을 제외한 개발 중인 게임들을 대부분 콘솔에서 구동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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