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케케묵은 논쟁거리다. 그럼에도 아직도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아마 이 논쟁은 앞으로도 끝나지 않고 계속될 듯 싶다.

직원이 있어 회사가 있는 것일까, 회사가 있기에 직원이 존재하는 것일까. 이도 닭과 달걀처럼 풀기 힘든 난제다. 각자 처한 상황과 위치에 따라 내놓는 답이 달라진다. 구조조정을 두고 노사간 팽팽히 맞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경제상황 악화와 4차 산업혁명 등의 영향으로 산업계 이곳저곳에서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유통업계는 오프라인 매장 문을 하나둘씩 닫고 있고, 조선업계는 아직도 장기불황의 터널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삐끗하면 망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직원들은 "밥줄이 끊기지 않았을까"하는 우려에 전전긍긍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만족할 해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는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회사 입장에선 미진한 사업을 접어야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지만, 직원 입장에선 고용이 불안할 수 밖에 없다.

공정거래위원회는 8일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자산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향상했다 (사진=위키피디아)
(사진=위키피디아)

다른 업무에 바로 적응하기도 힘들다. 오랫동안 한 직종에 종사한 직원이라면 더욱 그렇다. 롯데마트나 이마트가 직원들을 재배치하려 하자 "퇴사를 종용한다"며 반발을 산 일까지 있다. 그만큼 기존의 업무가 바뀌는 것에 불안을 느낀다는 반증이다. 민주노총 마트노동조합 이마트지부 소속 한 직원은 "회사의 공격적인 무인셀프계산대 확장 행보가 업무강도를 높이고 고용 불안의 위험을 안긴다"고 했다.

그만큼 '모두가 만족하는 구조조정'은 말처럼 쉽지 않다. 애초에 '구조조정'과 '만족'은 결합이 불가능한 단어일지도 모른다. 기업들은 대부분 구조조정을 불가피해서 단행하기 때문이다. 피할 수 없는 만큼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많은 양해가 필요하다. 회사가 살아남고 성장해야 다시 돌아갈 자리도 생긴다는 생각을 직원들은 우선적으로 가져야 한다.

회사도 마냥 직원들의 희생(?)만 요구해선 안된다. 구조조정의 희생양들을 배려해야 한다. 근무 외 시간을 기술 교육 등 자기계발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직원 스스로가 새 직장을 찾게끔 독려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나서 실직자에겐 기본적 삶을 유지시킬 만한 기본 소득과 평생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정답이 없는 구조조정이란 문제를 푸는 것이기에 한발짝씩 물러나면서 타협점을 찾아가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닭과 달걀의 문제처럼 평생을 가도 답을 찾지 못해 도돌이표만 찍고 있을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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