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산업계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유통업계는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닫으면서 인원을 감축하는 추세다. 한차례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지나간 조선업계에도 추가적인 개편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진다.  

구조조정의 사전적 의미는 기업이 보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실시하는 개혁 작업이다. 여기에는 불필요한 사업을 축소·폐지하거나 다른 사업으로 전환 등이 꼽힌다. 즉 구조조정의 주 배경이 경영악화인 만큼, 회사 입장에선 이 부분을 도려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조조정은 '양날의 검'과 같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구조조정이란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일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 인력감축'을 뜻한다. 때문에 구조조정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일부는 "서류 한장으로 사람 인생이 바뀌는 게 이해가지 않는다"거나 "사람을 부품 취급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한화생명 전경 (사진=한화생명 홈페이지
한화그룹이 한화갤러리아 타임월드 면세점을 9월에 철수한다고 밝혔다. (사진=한화그룹)

최근 구조조정이 가장 활발히 일어나는 업종은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유통업계다.

한화그룹은 지난 3년동안 운영했던 면세점 사업을 오는 9월 접기로 했다. 1000억원 이상 적자가 발생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운영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화는 면세점 대신 백화점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백화점 자체를 닫는 곳도 있다. 한때 서남권을 주름잡던 AK플라자 구로본점은 27년만에 폐점을 결정했다.

조선업계는 이미 한바탕 칼바람이 지나갔다. 2014년 중반부터 시작된 조선업황 부진이 원인이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 3사'를 비롯한 중소 조선사까지 모두 구조조정 대상에 속했다.

대표적으로 대우조선은 경영정상화가 시작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약 6200억원 규모의 자산과 자회사 등을 매각했다. 또 정년퇴직과 함께 희망퇴직을 받아 지난해 기준 직원은 3600여명, 임원은 30% 줄였다. 2014년 1만3600여명이던 대우조선 직원 수는 올해 9800여명대가 됐다.

한번 줄어든 직원이 다시 늘어나는 일은 적었다. 대우조선은 2015년을 마지막으로 생산직 신규 채용을 하지 않았다. 최근 신규 인력 5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히긴 했지만, 줄어든 직원 수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아직까지 생산직 신규 채용 계획이 없다.

오히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합병으로 추가 인력 감축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진다. 최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노동조합이 연달아 시위를 벌이는 배경이기도 하다. 현대중공업 사측과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에서 "인력 감축은 없다"며 진화에 나서고는 있지만 노조 측은 "시기 차이일 뿐 반드시 일어난다"고 보고 있다.

중소 조선사 역시 "추가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경쟁력을 잃은 상황에서 날이 갈수록 악화되는 경영난을 극복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한국수출입은행 집계 결과 중형 조선사는 2010년 39억5000만달러(약 4조7700억원)를 수주해 국내 조선시장에서 11.7%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점유율은 6.2%로 5억달러(약 6050억원)에 그쳤다. 9개 국내 중형 조선사 중 올해 상반기 선박을 수주한 곳은 대선조선과 대한조선, STX조선해양 등 3곳에 불과했다. 한마디로 '공급과잉'이다.

이는 해외도 마찬가지다. 최근 중국은 대형 철강그룹 바오우강철그룹과 마강그룹의 합병을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과 덤핑행위(시장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 주범이라는 오해를 벗기 위해서다. 이번 합병 외에도 중국은 자국 내 철강업계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환경오염 문제가 불거지거나,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공장을 폐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국 내 공급과잉인 철강 제품 생산량을 2021년까지 1년에 1억5000만톤씩 줄이겠다는 각오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최근 대우조선해양이 생산직 채용을 발표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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