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정부 판단 미스로 피해는 결국 日 업체”...28일 보복 조치
”아베 정부 판단 미스로 피해는 결국 日 업체”...28일 보복 조치
  • 양대규 기자
  • 승인 2019.08.08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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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부터 日 본격적 '보복 조치' 단행
"소재 국산화와 다변화로 일본 소재 업체 매출 급감할 것"
산업부 100개 품목 선정, 추경예산 등 투입

일본 아베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겠다고 7일 공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세부적인 시행 세칙은 아직 나오지 않아, 업계는 실제로 관련 안건이 시행되는 28일부터 일본 정부의 본격적인 규제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반도체관련 전문가들은 지난달부터 이어진 일본의 잇따른 규제에 “일본 정부의 잘못된 판단”이라며, 피해는 결국 일본 기업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시행되면서 국내 업체들은 결국 소재의 국산화와 다변화를 꾀할 수밖에 없으며, 이와 관련해 일본 소재 업체들이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8일부터 日 본격적 '보복 조치' 단행

지난달 1일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제품에 대한 수출 규제를 예고한 뒤, 4일 수출 규제를 본격 단행했다.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를 단행한 소재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가스(고순도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이다.

이어 지난 2일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각의(한국의 국무회의)를 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그리고 7일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를 공포했으며, 이에 따라 21일 후인 28일부터 개정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이는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 항목을 기존의 3개에서 수백개로 늘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본격적으로 규제가 시행되는 28일부터는 일본에서 군사전용이 가능한 규제 품목을 한국에 수출할 경우, 3년간 유효한 일반포괄허가를 받을 수 없다. 비규제(일반) 품목의 경우 무기개발 등에 전용될 우려가 있다고 일본 정부가 판단하는 경우에도 별도의 수출허가를 받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7일 공포된 시행령에는 하위 규정으로서 시행세칙에 해당하는 '포괄허가 취급 요령'이 명확이 공개되지 않았다며, 실제로 규제가 시작되는 28일부터 아베 정부의 본격적인 ‘보복 조치’가 단행될 것으로 보고있다.

(이미지=양대규 기자)
(이미지=양대규 기자)

"소재 국산화와 다변화로 일본 소재 업체 매출 급감할 것"

이에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은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로 인한 데미지는 결국 일본 업체에 돌아간다”며, "일본 정부의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박재근 학회장은 7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에 대한 과학기술계 대응방안' 토론회에서 "한국이 소재를 국산화하거나 다변화하게 되면 일본 소재 업체의 매출이 급감하게 된다.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회사의 생산량이 감소하면 일본 IT 업계의 반도체 칩과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간의 문제지만 이번에도 분명 극복할 것”이라며, 지난 35년간 국내 반도체 산업의 많은 위기를 기업과 과학기술계가 극복해왔다고 강조했다.

박 학회장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의 수입국 다변화를 추진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이 분야 글로벌 기업이 나올 수 있게 장기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국가 핵심 소재·부품·장비를 목록화하고 이런 품목을 관련 법으로 지정해야 한다"고도 한국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원익 IPS 이현덕 대표는 “국내 장비 기업들은 비즈니스 외 매출 규모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율이 글로벌 기업에 비교해 10분의 1 수준”이라며, “기술이 점점 어려워지는데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적어 미래를 내다보는 도전보다 어떻게 하면 비즈니스가 되는 개발을 할까만 고민하는 수준이다. 소재·부품·장비 모든 것이 같은 수준으로 레벨업이 돼야 전체 가치사슬이 잘 구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카로 이종수 사장도 “국산화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가능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어렵다”며, “전체 반도체 소자 특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사용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미세화 될 수록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박재근 학회장은 ‘테스트 베드’ 구축과 이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 R&D를 범국가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학회장은 현재 반도체 분야 정부 R&D 규모는 감소 추세라고 지적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반도체 분야 R&D 사업 지원 예산에 따르면, 2009년 1003억 2400만 원에서 2017년 314억 1700만원으로 700억 원 가까이 크게 삭감됐다. 또한 석·박사 인력도 줄고 있어, 반도체 소재 국산화율은 2015년 기준 48% 수준, 장비의 경우 18% 수준에 불과하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사진=한림원)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사진=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 5일 대규모 투자 및 연구개발(R&D) 혁신 등을 담은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159개 관리대상 품목 가운데 100개 품목을 따로 선정해, 추경예산 1773억 원과 내년 예산을 적극 활용해 집중적으로 기술개발을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전체 일본 수출통제 가능 품목 중 주요 159개 품목을 집중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159개의 품목은 특히 대일 의존도가 높아 일본의 조치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들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들 159개 품목을 중점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할 경우 신속한 지원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일본의 수출통제 가능 품목 1194개의 약 13% 정도다.

산업부는 품목 자체가 단순히 '개별 품목'으로 분류되거나 관련된 기술규격, 기술 등으로 돼 있어 비슷한 것끼리 묶는 그루핑을 통해 495개 품목을 추렸다. 이 중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거나, 일본에서 생산하지 않고, 국내 사용량이 소량인 품목, 수입 대체가 가능한 품목 등을 제외한 159개 품목을 산업부는 집중 모니터링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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