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계가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진행 중이다. 항공업계는 이미 임단협을 대부분 마무리한 반면, 조선, 철강업계는 노사간 입장차만 확인하는 꼴이 됐다. 이후 조선,철강 업계의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당분간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8일 포스코에 따르면 임단협 교섭이 진행 중이다. 이번 임단협은 한국노총 노동조합(노조)과 진행된다. 지난해 한국노총은 민주노총과의 맞대결 끝에 대표노조 지위를 따냈다. 이번 협상에서 노조는 기본급 7.2% 인상과 근무시간 변경 등을 요구했다.

현재 노사간 입장차는 크다. 당장 기본급 인상률부터 의견이 엇갈린다. 노조측은 "그동안 임금 인상률이 높지 않아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는 의견이다. 반면 사측은 지난해 임금 인상률인 2.9%보다 2배 이상 높아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현재 포스코 실적은 좋지 않다. 8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4.7% 떨어졌다. 덩치는 커졌으나 이에 맞는 내실은 챙기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같은 부진 요인으로는 철광석 등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세계적인 철강 제품 수요 감소 등이 꼽힌다. 원자재 고가격 현상은 올 3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오는 4분기부터 철광석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속노조가 포스코 임단협을 앞두고 시위를 벌였다. (한국노총 홈페이지)

현대제철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 6월부터 두달 가량 교섭을 벌였으나 아직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노조 내부에서 파업 등 쟁위행위에 대한 논의가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협상 초기인만큼 적극적으로 파업을 검토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노사간 대립 심화

조선업계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노사갈등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앞서 양측 노조는 회사 합병을 반대하면서 사측과 대립을 이어나갔다. 

이 갈등은 법원이 주총장 불법 점거와 폭력 행위 등을 이유로 노조 간부 10여명에 대해 30억원대 재산 가압류 결정을 내리면서 심화됐다. 당시 현대중공업 측은 "주총장을 불법점거하고 회사 기물 등을 파손하는 등 불법 행위로 수십억 원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또 "빠른 시일 내에 손해배상 소송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노조원들에 대한 고소와 내부 징계도 이어졌다. 현대중공업은 불법 시위에 참여한 노조원 100명을 고소하고, 추가로 노조원 1300명에 대해서 징계를 내릴 예정이다. 이미 상당수 노조원들은 출근정지, 정직 등 징계처분을 받았다.  

이에 현대중공업 노조측은 "명백한 노동탄압"이라며 추가 파업을 예고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현재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 반대 시위와 임단협 관련 시위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조선업계 휴가가 끝나면 추가 상경 투쟁이 진행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순탄, 대부분 협상 완료

항공업계는 무난하게 임단협이 완료됐다. 특히 대한항공은 지난 5월에 협의를 끝냈다. 대한한공은 운항승무원들에게 기본급과 비행수당을 2017년 3.0%, 2018년 3.5% 인상해 소급 지급할 계획이다. 또한 상여금 50%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정착과 델타항공 조인트벤처 출범에 따른 격려금 명목으로 지급한다.

승무원 처우도 개선됐다. 구체적으로 대한항공은 지휘기장 직무 수행 직원에게 비행수당 5%를 추가 지급한다. 또 해외 2회 이상 체류 시에는 2회째 체류지부터 체류비를 현행 70달러에서 100달러로 올린다. 이외에도 연 1회 지원하는 가족여행을 미사용시 다음해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바꿨다.

제주항공도 2019년 임금협약을 순탄하게 끝냈다. 지난 5월부터 5차례의 교섭을 거친 끝에 기본급 인상과 수당 신설 등에 대해 최종 합의했다.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 결과 참여 조합원의 80.29%가 찬성표를 던졌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항공업계는 다른 업종보다 임단협 과정에서 진통이 심하지 않았다"며 "항상 무난하게 끝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올해 2분기 항공업계 실적이 부진하고, 올해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내년에는 잡음이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8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사측의 물적 분할을 반대하며 시위에 나섰다. (사진=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지난달 28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사측의 물적 분할을 반대하며 시위에 나섰다. (사진=현대중공업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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