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없이 튀김요리를 할 수 있는 필립스의 신개념 공기 튀김기 '에어플라이어'가 주목을 끌고 있다. 튀김요리 이외에는 주방에 들어가지 않는 기자가 이 화제의 제품을 직접 사용해봤다

집에서 요리할 때 딜레마가 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튀김요리다. 재료를 순식간에 감싸 내용물의 식감을 그대로 살리며 튀김옷의 바삭함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튀김 요리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폭넓게 사랑받는 요리방식이다.

하지만, 훌륭한 식감을 자랑하는 튀김요리의 단점은 바로 냄새다. 특히 혼자 밥먹고 빨래하는 필자와 같은 독신남들에게 있어 집 전체에 배는 기름냄새는 끔찍한 고통이다. 또한 튀김요리가 성인병, 비만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도 갈등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름을 전혀 쓰지 않고 튀김요리를 할 수 있다는 제품의 등장은 화제가 될 수밖에 없다. 필립스의 신개념 공기 튀김기 ‘에어프라이어’를 기자가 직접 사용해 봤다.

고급스러운 외관...미끄럼 방지로 안전한 조리 가능
제품에 대한 첫인상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육중해 보이는 검정색 컬러까지 더해져 전체적으로 무게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제품을 들어보니 무게는 7㎏으로 생각보다 가벼운 편이라 이동이 쉬웠고, 모난 부분이 없는 부드러운 디자인으로 안정감이 느껴졌다. 여기에 제품 윗부분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유광 재질로 처리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줬다.

전면부에는 튀김 온도를 조절하는 온도조절 다이얼과 전원 겸 타이머 다이얼이 있다. 후면에는 공기배출구가 있고, 하단에는 전원코드가 나와 있다. 전원 코드의 길이는 짧은 편이며, 코드보관함이 있어 당기면 코드가 나오고, 코드를 기계 쪽으로 밀면 자동으로 감겨 보관이 편리하다.

▲ 전면부에는 튀김 온도를 조절하는 온도조절 다이얼과 전원 겸 타이머 다이얼이 위치해 있다. 후면에는 공기배출구가 있고, 하단에는 전원코드가 나와 있다. 본체 내부 위쪽에는 모기향 모양의 그릴이 있다(왼쪽위 부터 시계방향으로 공기배출구, 그릴, 전원코드, 다이얼)

제품 상부는 아무 것도 없는 듯 보이지만 공기 흡입구가 있어 가장자리 틈으로 공기를 빨아 들인다. 바닥 부분은 미끄럼 방지처리가 돼 있어 미끄러짐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제품은 재료를 넣는 바구니와 본체로 이루어져 있다.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바구니가 분리가 되며, 이 바구니는 다시 팬과 바구니로 분리가 된다. 손잡이 부분의 바구니 분리 버튼을 누르면 분리할 수 있다. 바구니를 들어내면 팬의 바닥면에 회오리 모양의 반사판이 있는데, 이 반사판이 뜨거운 공기를 아래에서 위로 밀어내 재료를 골고루 익히는 효과를 낸다.

▲ 제품은 재료를 넣는 바구니와 본체로 이루어져 있다.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바구니가 분리가 되며, 이 바구니는 다시 팬과 바구니로 분리가 된다(오른쪽)

에어프라이어의 내부 위쪽에는 모기향 모양의 그릴이 있고, 동시에 2가지 튀김요리를 만들 수 있도록 바구니 칸막이 부품이 있다.

바삭하고 담백한 맛...야채보다 육류 조리 성능 뛰어나

에어프라이어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요리재료로 감자/고구마 튀김과 오징어, 닭 튀김을 해보기로 했다. 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야채와 해물, 육류 튀김재료들이다. 조리 온도와 시간 등 기본적인 사용법은 첨부된 사용설명서와 레시피를 따랐다.

먼저, 정말로 기름 없이 조리가 가능한지 감자와 고구마를 잘라 기름을 전혀 바르지 않고 튀겨보기로 했다. 감자는 감자튀김 모양으로 채 썰어 물기를 종이타올로 제거했고, 고구마는 슬라이스해 마찬가지 방법으로 물기를 제거했다. 처음 사용 시 예열을 해줘야 한다는 설명에 따라 180℃에 3분가량 예열과정을 거쳤다. 재료를 골고루 익히기 위해서는 중간에 한두 번 바구니를 빼서 흔들어줘야 한다.

15분 후 튀김이 완성됐다. 감자튀김은 일반적인 기름으로 튀긴 감자튀김에 비해 매우 담백했다. 전체적으로 기름기가 거의 없었으며 겉 질감이 매우 바삭바삭했다. 감자튀김 이라기보다 감자과자에 가까운 맛을 냈다. 다만 수분까지 많이 날아가 버려 촉촉함이 조금 부족한 점은 아쉬웠다.  

▲ 감자는 감자튀김 모양으로 채 썰어 물기를 페이퍼타올로 제거했고, 고구마는 슬라이스해 마찬가지로 물기를 제거했다. 감자튀김의 경우 일반 기름으로 튀긴 감자튀김에 비해 매우 담백했다. 전체적으로 기름기가 거의 없었으며 겉 질감이 매우 바삭바삭했다. 다만 수분까지 많이 날아가 버려 촉촉함이 조금 부족했다

다음은 기름을 두르고 감자를 튀겨 맛을 비교해봤다. 맛은 일반 튀김에 익숙해서인지 기름을 바른쪽이 조금 더 나은 식감을 보여줬다. 기름의 경우 재료에 바르거나 망에 바르는 등의 조절이 가능하므로 취향대로 선택하면 된다. 

이어 고구마를 마찬가지로 기름 없이 튀겨봤다. 맛이 매우 담백했으며,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게 감자와 다른 점이다. 재료 안쪽의 촉촉함은 재료 자체의 수분함량에 따라 결정됐다. 일반 튀김이 짧은 시간내에 튀김옷으로 내용물을 감싸 내용물의 수분증발을 막는다면, 에어프라이어는 상대적으로 긴 시간(15~20분)으로 인해 내용물의 수분도 같이 증발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제품을 사용할 때는 오히려 재료를 약간 두껍게 써는 것이 수분증발을 줄이고 식감을 살리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다음은 고구마에 튀김가루만을 묻혀 튀겨봤다. 날 고구마를 튀겼을 때보다 맛이 매우 살아나는 느낌을 줬다. 하지만 망에 튀김가루가 눌러 붙어 떼 내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어, 그 위에 빵가루를 묻히는 것이 좋다.  

▲ 튀김가루만을 묻힌 고구마는 생 고구마 튀김에 비해 식감이 좋았지만, 망에 튀김가루가 눌러 붙어 떼 내기가 어려웠다. 튀김가루 이후 빵가루를 묻혀야 눌러붙음을 피할 수 있다

다음은 해산물. 오징어 다리를 튀겨봤다. 오징어에는 약간의 밑간을 했으며 밀가루, 계란, 빵가루 순서대로 튀김옷을 만들어 입힌 뒤 제공 레시피대로 200℃에서 20분 동안 튀겨 봤다. 10분정도 지난 뒤 바구니를 흔들어 골고루 재료가 익도록 했다. 그리고 일반 기름으로 정석으로 튀긴 오징어튀김도 같이 조리해 둘을 비교해보기로 했다.

기름을 두르지 않고 조리한 공기오징어튀김은 튀김이라기보다 군오징어에 가까웠다. 맛은 여전히 담백했지만 오징어의 수분이 모두 날아가 버려 오그라든 식감을 보여줬다. 이에 비해 일반 기름으로 튀긴 오징어 튀김은 짧은 시간 내에 내용물을 가둬버린 탓인지 오징어 자체에 탄력이 있었고 식감도 좋았다. 내용물이 굵지 않았음에도 물기가 많은 재료의 경우 수분증발 현상이 심하게 나타났다.

왼쪽이 기름을 사용한 오징어 튀김, 오른쪽이  에어플라이어로 기름 없이 조리한 오징어 튀김

마지막으로 닭을 튀겨봤다. 약 650g의 재료를 부위별로 나눠 튀김옷을 입히고 제공된 레시피에 따라 180℃에서 20분가량 진행했다. 한번에 많은 양의 재료를 넣어서인지, 재료가 잘 익지 않아 실제 조리시간은 제공된 레시피에 나온 것보다 약 5~7분 길어졌다. 에어프라이어가 최대로 담을 수 있는 용량은 800g이지만 최대용량에 가까워질수록 조리시간이 조금씩 길어지는 경우가 생겼다. 육류의 최적 용량은 약 500g정도. 한번에 조리할 수 있는 재료의 양이 적고 조리시간이 짧은 편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한꺼번에 대접하는 용도로 사용하기는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조금 조금씩 자주 만드는 아이들 영양 간식이나 독신자 등 식구가 적은 세대, 다이어트 음식을 만드는 용도로 더 적합할 것 같다.

튀김옷을 입힌 닭의 경우 맛이 수준이 매우 높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담백했다. 기름기도 매우 적었으며, 닭 자체의 지방을 이용해서인지 전체적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감자나 고구마 같은 야채 요리보다 맛이 훨씬 좋다고 느껴졌다. 에어프라이어는 크기가 두껍고 자체적으로 지방함량이 많은 재료에 뛰어난 성능을 보여줬다.

튀김옷 없이 생닭을 튀긴 경우는 오븐으로 구웠다는 모 프랜차이즈 치킨과 느낌이 매우 흡사했다. 기름이 더 빠져서 매우 담백했으며, 일부는 요즘 운동하는 사람들이 즐겨 먹는 퍽퍽한 닭 가슴살 같은 식감을 보여줬다. 기름기가 거의 없다는 것이 큰 장점.  

▲에어프라이어는 크기가 두껍고 자체적으로 지방함량이 많은 육류 등의 재료에 뛰어난 성능을 보여줬다 상단은 튀김옷을 입혀 튀긴힌 닭, 하단은 생닭을 바로 튀긴 것. 둘 다 기름을 전혀 쓰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에어프라이어는 일반 튀김기를 썼을때의 문제인 기름냄새도 나지 않았고, 기름이 튀지 않아 안전했다. 일반 튀김기가 조리 시 많은 양의 기름을 필요로 하는 반면 에어프라이어는 소량의 기름만을 사용하거나 전혀 쓰지 않아도 됐다. 

물세척 가능 장점...조리 후 꼼꼼한 세척 필수
이 제품은 팬과 바구니를 따로 분리해 물세척할 수 있다. 세제를 이용해 부드러운 수세미로 닦아낼 수 있고, 철망의 경우 조금 강한 철 수세미를 이용해도 괜찮다. 다만 망에 눌러 붙은 찌꺼기의 경우 철 수세미로 걷어 낼 수 있었지만 철망과 바구니 사이의 틈은 수세미가 닿질 않는 문제점이 있다. 칫솔 같은 작은 브러시 용품으로도 한계가 있었다. 철망과 바구니를 드라이버나 힘을 이용하면 때낼 수 있지만, 따로 분리를 쉽게 할 수 있는 요소가 달려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드라이버나 다른 기구를 이용해 철망을 분리할 때는 바구니의 특수 코팅을 벗겨내거나 손 등을 다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 팬과 바구니를 따로 분리해 물세척이 가능하다. 다만, 철망과 바구니 사이의 틈은 수세미가 닿질 않아 칫솔같은 작은 브러시로도 제대로 된 세척이 힘들었다. 또한 바구니의 코팅이 쉽게 벗겨져 세척시 주의를 요한다. 내부 그릴은 가늘고 긴 브러시를 이용해 구석까지 꼼꼼히 닦아줘야 한다

에어프라이어 본체의 그릴부분 세척은 칫솔이나 브러시를 이용해 닦아내면 된다. 만약 세척을 자주 하지 못해 기름때가 그릴에 눌러 붙었다면, 바구니에 물을 조금 넣고 5분가량 예열을 시키면 스팀으로 기름때가 녹아 조금 더 편리하게 세척할 수 있다. 단, 예열을 했을 경우 그릴의 온도가 매우 높아 화상을 입을 우려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필자의 경우 칫솔을 사용해 그릴 윗부분을 닦아냈는데, 칫솔이 녹아버릴 정도였다.
외관은 물을 묻힌 걸레나 휴지로 가볍게 닦아주면 된다.

제품의 물세척이 가능하다는 점은 세척 시 매우 장점이지만, 그릴이 교체품이 아니므로 조리 후 꼼꼼한 세척이 요구된다. 

쉬운 조작, 담백한 맛 장점...한번에 많은 양 조리 하기 어려워 
에어프라이어는 기름을 쓰지 않고 튀김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제품이다. 제품은 온도조절과 시간조절 두 가지의 다이얼 만으로 모든 조리가 가능한 심플한 조작감을 가졌고, 디자인도 고급스러웠다. 기름이 튀지 않아 깔끔하고 안전한 조리가 가능했고, 기름을 사용하지 않거나 쓰더라도 매우 소량 사용하기 때문에 기름 냄새도 거의 나지 않았다. 요리의 맛도 전체적으로 담백하고 훌륭했다.

다만 요리의 맛이 ‘프라이’가 아닌 ‘베이크’의 맛에 가깝다는 점, 미니 오븐의 기능과 상충되는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이 기기를 튀김기로 봐야할지, 미니 오븐으로 봐야할지 정체성이 애매하다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또한 조금 긴 조리시간과 적은 조리량으로, 한 번에 많은 양의 재료를 조리하기에는 불편하다는 점, 그리고 바구니와 팬은 편리하게 물로 세척이 가능하지만 철망과 바구니 사이나 그릴 부분은 세척이 어렵다는 점은 '옥에 티'로 지적될 만하다. 

에어프라이어 사양

필립스 에어프라이어 (HD9225 / 9220)

가격

37만9000원

색상

블랙, 화이트

크기

28.7×31.5×38.4㎝

무게

7㎏

통 수용량

2.2ℓ , 800g

코드 길이

100㎝

온도 세팅

80~200℃

타이머 세팅

0~30분

전력

1450w

별첨

레시피 소책자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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