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업계에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연이은 악재에 당장 2분기 실적이 반토막날 위기에 처했다. 여기에 일본 불매운동까지 겹쳐 올해 하반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변수로 떠올랐다. 항공업계는 외화 사용 비중이 높은 업종 중 하나다. 항공유, 항공기 리스 비용 등은 모두 외화로 지불하고 있어서다. 때문에 환율 상승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1분기에 외화환산손실 비용으로 1915억원을 기록했다. 반대로 외화환산이익 비용은 442억원 적자다. 아시아나항공도 올해 1분기 외화환산손실 비용으로 747억원 손해를 봤다. 이는 지난 1분기부터 시작된 달러 강세가 원인이다.

이같은 원화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면서 덩달아 원화까지 곤두박칠 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그러나 유가와 환율 때문에 2분기 실적이 좋지 않다. 대부분 항공사들이 2분기 실적이 저조할 것"라고 말했다.

현재 대다수의 항공사들이 일본행 노선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일본과의 갈등, 항공업계에 타격 

최근에 대두된 일본과의 감정 악화도 항공업계에게는 악재다. 일본은 한일 갈등 관련, 자국민의 한국 방문을 자제시키는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는 예약률로 이어진다. 현재 일본행 노선을 주요 수입원으로 삼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 예약률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에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우려할 만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앞으로 상황은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으는 상황이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NO일본' 운동은 점차 확대되고 있는 반면, 한일간 다툼은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당장 올해 하반기 항공 예약률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항공 예약은 특성상 최소 한두달에서 길게는 네달 전에 예약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항공권 가격도 연일 추락하고 있다. 최근 인천~나리타(도쿄), 오사카 노선의 경우 9월 편도 기준 4만~6만원 수준으로 내려갔다. 일반적으로 편도당 14만원 수준이 적정하다는 게 항공업계 입장이다. 즉, 유가와 환율이 상승해 수익성은 악화됐는데도, 탑승객마저 없다는 의미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자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 등은 일본 일부 노선을 중단했다.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는 일본 노선에 투입되는 항공기를 소형 기종으로 바꿨다. 이외 다른 항공사들도 내부적으로 노선 축소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에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항공 취소율이 4% 정도 내려간 수준으로 그리 심하지는 않다. 그러나 앞으로 들어오는 예약률에 대해서는 회사 내부적으로도 걱정이 많다. 노선 축소 목소리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항공사별로 노선 조정은 흔한 일이지만, 이처럼 알짜 노선인 일본행 비행기가 불매운동으로 줄어드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명 악재가 분명하지만, 따로 회사측에서는 관련 대응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는 최근 따낸 중국행 노선을 확대할 계획말고는 관련 대응이 전무하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하반기 항공업계 실적을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SK증권 유승우 연구원은 "항공업은 빗발치는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한 여객 수요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KB증권 강성진 연구원은 "일본의 경제 보복이 계속되면서 한일간 여행수요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판단한다. 수출 규제 문제가 해소된다하더라도 악화된 양국간 여행 심리는 단기간 내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온라인을 중심으로 일본 관련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현재 온라인을 중심으로 일본 관련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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