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남편 고 정몽헌 회장의 뒤를 이어 현대家의 며느리에서 최고 경영자가 된 지 16년이 되었다. 취임 초기, 모두가 그의 경영 능력에 대한 우려와 의구심을 품었다. 주변에서는 ‘살림만 하던 주부가 경영을 알겠느냐’ ‘현대그룹이 구멍가게인 줄 아느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현 회장은 뚝심기반 경영으로 흔들리는 경영 체계를 바로잡고 취임 1년 만에 벼랑 끝 위기였던 그룹을 본 괘도로 올려놓았다. 게다가 그룹 회장 자리를 뒤흔드는 범 현대家와의 지속적인 갈등에도 불구하고 현 회장만의 경영 능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비난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현 회장은 알고 보니 실력을 갖춘 경영자였다. 현 회장은 2009년 8월 경제지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선정됐고 같은 해 11월에는 ‘월스트리트저널’이 뽑은 ‘주목할 만한 세계 50대 여성 기업인’으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될 만큼 세계가 인정하는 여성 CEO다.

현 회장은 대북사업을 포기할 수 없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평생 꿈이자 대북사업을 지켜달라는 남편의 유언이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현 회장에게는 기업 이미지와 함께 대북사업가의 이미지가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 남북 대화국면을 조성하면서 언론에서는 현대그룹의 대북사업 재개에 대한 관심도 크다. 북한 이야기가 언급될 때마다 함께 등장하는 기업인이 바로 현 회장이다. 기업이 대북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면 현 회장은 이 이미지를 버릴 수 없다. 따라서 현 회장은 대북사업가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잘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대그룹의 정통성 뒤 가려진 개인 이미지

디지털투데이와 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에서 조사한 ‘언론 매체에 나타난 현정은 회장의 이미지 요소 분석’에 따르면 현 회장의 대표적인 이미지 키워드는 ‘의식하는, 소박한, 뚝심’으로 나타났다.

현정은 회장 이미지 요소 분석표(출처=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 그래픽=디지털투데이 전예지)
현정은 회장 이미지 요소 분석표(출처=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 그래픽=디지털투데이 전예지)

30년 동안 그림자 내조에 힘쓰다가 하루아침에 대기업 CEO가 된 현정은 회장의 행동 언어는 만들어진 부분이 많이 보여 ‘의식하는’으로 분석됐다. 현 회장의 스피치는 눈을 위로 치켜뜨거나 옆을 째려보는 습관이 있다. 이런 불안정하고 불명확한 시선 처리는 분위기를 장악하지 못해 심리적으로 위축된 느낌을 준다. 공식적인 스피치에서는 항상 참고자료를 들고나오며 자신감이 없고 더 불안해 보인다. 안경을 콧잔등에 걸쳐 쓰고 고개를 아래로 숙이며 참고자료를 보고 말할 때는 더 심하다. 눈동자를 위로 쳐다보는 습관은 안경 때문일지도 모르겠으나 안경을 벗고 있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라 이는 굳어진 습관으로 보인다.

또 기자단을 의식하는 듯 눈치를 많이 보며 눈동자가 바쁘다. 말하는 사람의 행동 언어에 따라 청자는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결정한다. 이 습관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현회장을 눈치 보는 사람으로 인식할 것이다. 따라서 현 회장은 앞으로 공식 석상에서 스피치 할 때 시선 처리에 특히 신경 쓸 필요가 있다. 

현정은 회장은 그룹의 남자임원들을 뒤에 두고 선두에 앞서 거침없이 걷는 모습이 자주 노출된다. 과거의 걸음걸이와 달라 대기업을 이끄는 ‘여장부’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바지정장보다 치마정장을 즐겨 입어 자신의 둥근형의 신체 구조를 잘 보완한 스타일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그룹의 남자임원들을 뒤에 두고 선두에 앞서 거침없이 걷는 모습이 자주 노출된다. 과거의 걸음걸이와 달라 대기업을 이끄는 ‘여장부’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바지정장보다 치마정장을 즐겨 입어 자신의 둥근형의 신체 구조를 잘 보완한 스타일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현대그룹)

현 회장은 그룹의 남자 임원들을 뒤에 두고 선두에 앞서 거침없이 걷는 모습이 자주 노출된다. 과거 정몽헌 회장의 걸음이 빠른 편이라 현 회장은 종종걸음을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총수가 되고 난 후부터는 자신이 주도하는 걸음걸이를 보여준다. 보폭이 커지고 좀 더 카리스마 있고 대기업 총수다운 걸음걸이로 바꾼 것이다. 또 취임 후 보여준 박수치는 모습에서도 총수다운 면모가 보였다. 공식 석상에서 보여준 손바닥을 수평으로 치는 박수는 자신의 권위를 나타내는 행동 언어다. 걸음걸이와 박수치는 형태로 보아 대기업을 이끄는 ‘여장부’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른 여성 CEO들과 달리 화려함이 거의 없는 현 회장의 외적 요소 키워드는 ‘소박한’으로 나타났다. 현 회장은 자그마한 키에 편안하고 푸근한 인상의 중년 부인 느낌이다. 둥근 라인의 단발머리, 하얗고 둥근 얼굴과 눈썹선, 코에서 부드러움이 느껴지며 수줍게 웃을 땐 눈꼬리가 보기 좋게 휘어져 친근감이 느껴진다. 대체로 검은색이나 네이비색 등 무채색에 심플하고 보수적인 디자인의 원피스 혹은 투피스 치마 정장을 즐겨 입는다. 바지 정장보다 치마 정장을 즐겨 입는 것은 자신의 둥근형의 신체 구조를 잘 보완한 스타일로 해석된다. 검소를 미덕으로 삼았던 고 정주영 회장이 아꼈던 며느리인 만큼 현 회장 역시 외양에서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검소함이 느껴진다. 액세서리나 짙은 화장은 거의 하지 않는다. 시각적으로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외적 요소 또한 소통 및 이미지 평판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때에 맞는 액세서리 또는 브로치 등을 의상과 함께 매치하여 자신을 어필하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스스로의 삶에 대한 책임감과 소명의식이 투철한 사람으로 알려진 현 회장의 내적 요인은 ‘뚝심’으로 나타났다. 현 회장이 최고경영자가 되기 위해서는 ‘뚝심’이 필요했다. 부드럽고 푸근한 외적 이미지와 달리 추진력 있는 경영자로 평가 받으며, 현대家의 여인에서 철의 여인이라는 수식어가 생겼다. 현 회장의 성격은 조용하고 차분한 편으로 알려졌다. 집안 배경만 놓고 보면 권위적인 리더십의 소유자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 회장은 굉장히 소탈한 성격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룹 비전을 선포하거나 기자단과 질의응답을 할 땐 단호하고 냉철한 모습을 보여 준다. 학창시절에는 동기생들조차 그의 집안 내력을 아는 이가 드물었으며 막내아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는 부모 동반 행사에 머리도 말리지 않은 채 평범한 옷차림으로 참석하여 아무도 그가 국내 굴지 기업의 며느리임을 눈치채지 못했다고 한다. 

30년 동안 그림자 내조에 힘쓰다가 하루 아침에 대기업 CEO가 된 현정은 회장의 행동 언어는 만들어진 부분이 많이 보여 ‘의식하는’으로 분석됐다. 현 회장의 스피치는 눈을 위로 치켜 뜨거나 옆을 째려보는 습관이 있다. 불안정하고 불명확한 시선 처리는 심리적으로 위축된 느낌을 준다. 현 회장은 앞으로 공식 석상에서 스피치 할 때 시선처리에 특히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사진=현대그룹)
30년 동안 그림자 내조에 힘쓰다가 하루 아침에 대기업 CEO가 된 현정은 회장의 행동 언어는 만들어진 부분이 많이 보여 ‘의식하는’으로 분석됐다. 현 회장의 스피치는 눈을 위로 치켜 뜨거나 옆을 째려보는 습관이 있다. 불안정하고 불명확한 시선 처리는 심리적으로 위축된 느낌을 준다. 현 회장은 앞으로 공식 석상에서 스피치 할 때 시선처리에 특히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사진=현대그룹)

현 회장은 취임 이후 커뮤니케이션과 협상 역량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직이 전업주부였던 만큼 자신에게 약한 부분 즉,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또 어떤 결정을 내릴 땐 ‘이것이 최선인지’에 대해 수없이 되뇄다가 한번 결정을 내리면 두 번 다시 뒤돌아보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이는 실수하지 않기 위해 공식 석상에서 종이를 참고하며 읽어 내려가는 현 회장의 행동 언어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현 회장은 꾸준히 임직원들과 밀착된 '감성경영'을 펼치며 스스럼없이 소통한다고 한다.

현 회장의 지인들에 의하면 그는 평소 그룹 내 회의 때는 주로 말을 아끼고 임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편이라고 한다. 또한 사내 이메일을 통해 임직원들을 격려한다. 더운 여름에는 임직원들에게 삼계탕을 선물하는가 하면, 어린 자녀를 둔 임직원에게는 자녀교육 관련 책, 수험생 자녀를 위한 목도리, 여직원들에게는 직접 고른 다이어리를 선물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이런 현 회장의 솔직 담백한 소통의 리더십은 회사가 어려울 때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가 됐고, 직원들의 용기와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 현대그룹 안팎의 공통된 견해다. 

대북 사업의 이미지, 득이 될 전략은

현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현대의 DNA’가 있다며 현대그룹의 힘을 강조했다. 현대 DNA는 해내고 말겠다는 뚝심, 불굴의 의지로 해석된다. 더불어 현 회장은 대북 사업 전략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정은 회장을 검색하면 대부분의 헤드라인이 대북 사업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북 사업은 긍정적인 이미지와 부정적인 이미지를 함께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양날의 대북 사업 이미지와 현 회장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따라서 사업 전개에 따라 긍정 혹은 부정 이미지는 현 회장의 이미지로 직결된다. 대북 사업 이미지를 버릴 수 없다면 현명하게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 회장은 취임하면서 경영 능력에 대한 의심을 받을 때마다 ‘경험이 없는 것과 능력이 없는 것은 별개다’라고 답했다. 이미지 전략 또한 마찬가지다. 능력이 없는 것과 전략이 없는 것은 별개다. 대북 사업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제거할 수 없다. 그러므로 대북 사업가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켜 부정적인 이미지를 최소화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대북 사업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현 회장의 개인 이미지 전략에 흡수시키는 새로운 PI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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