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가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낸 가운데 종전 예상 매각 금액인 2조여원을 크게 웃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부로 코웨이의 매각 예비입찰이 마감됐다. 앞서 회사는 2분기 실적 발표 시기와 예비입찰 마감일이 맞물리자 매각 일정 연기를 택했다. 호실적을 예상하고 인수 매력을 높이기 위해 이같이 조치한 것으로 보인다.

코웨이는 올해 2분기 매출 7555억원, 영업이익 138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1.4%와 6.9% 오른 값이다.

웅진코웨이 사옥. (사진=신민경 기자)
코웨이(현 웅진코웨이) 사옥. (사진=신민경 기자)

국내외 렌털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8.3% 오른 55만1000대에 달하며 종전의 최대치 기록을 깨뜨렸다. 이에 따라 렌털 계정 19만8000개의 순증이 이뤄져 총 계정수 738만개가 됐다.

이같은 국내외 렌털 판매 급증 외에도 해외사업의 고성장세, 낮은 제품 해약률 등이 실적 호조를 거든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와 미국 등 주요 해외 법인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에서 40% 근방의 성장률을 보였다. 제품 해약률도 지난 집계보다 0.09%p 줄인 1.01%를 기록했다.

코웨이 예비입찰엔 국내 대기업인 SK네트웍스를 포함해 중국계 가전기업 하이얼, 글로벌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 등 후보군 7곳 정도가 인수의향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코웨이가 갖고 있는 방문판매 조직(코디) 2만여명과 안정적인 실적 등이 인수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읽힌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웅진이 기존에 코웨이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로부터 사들인 가격보다 비싸게 되팔 공산이 크단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앞서 웅진은 지난 3월 코웨이 지분 22%에 대한 인수대금으로 1조6831억원을 지불했으며 이외 3000억원 가량의 추가 자금을 조달했다. 총 2조원에 달하는 인수비용 가운데 1조6000억원을 한국투자증권이 댔다. 대출금을 상쇄하면 남는 돈이 얼마 없을 웅진 입장에선 재매각 차익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재무구조 정상화에 힘써야 해서다. 지난 4월 한국신용평가는 웅진의 신용등급을 BBB-로 낮추고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한 바 있다.

지난 4일 코웨이는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코엑스 코리아빌드'에 참가했다. (사진=신민경 기자)
지난 4일 코웨이는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코엑스 코리아빌드'에 참가했다. (사진=신민경 기자)

업계에선 대체로 코웨이가 업계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 매각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위기다. 유재윤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연구원은 "코웨이 계정을 자사 기존 사업에 편입하려는 대기업들 입장에선 높은 매각가에 따른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참여할 것"이라며 "정수기 등 환경가전 렌털사업을 운영 중인 SK네트웍스가 동종 카테고리 경쟁사의 소비자를 확보할 기회로 최종적으로 인수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동구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SK네트웍스와 LG전자 등 대기업의 렌털시장 진입에 따라 그간 중견업계 1위 점유율을 맡았던 코웨이도 일부 출혈은 있을 것이다"면서도 "워낙 탄탄한 입지를 확보해 놓고 있는데다 이번에 자금력이 충분한 복수의 외국계 사모펀드가 참여했기 때문에 충분히 2조원을 상회하는 매각가가 제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웅진 관계자는 "최대한 높은 가격에 팔리면 좋지 않겠느냐"며 "시기가 맞물리기도 했지만 공시로 먼저 미뤄 보다 많은 후보군들이 참여했으면 했다"며 말했다.

한편 웅진과 한국투자증권은 각사가 제출한 인수의향서를 검토한 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적격인수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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