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도 우리 민족이었어? '메리고키친' 가보니
로봇도 우리 민족이었어? '메리고키친' 가보니
  • 유다정 기자
  • 승인 2019.07.31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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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테크 기업'을 표방하는 배달의민족의 모든 기술들이 집약된 레스토랑, 메리고키친에 가봤다. 배달의민족 측은 운영은 자영업자 사장님이 직접 맡으며 회사는 기술 지원만 한다고 역할을 구분했지만, 배달의민족 플랫폼이 오프라인으로도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송파구 소재 메리고키친
송파구 소재 메리고키친

"이곳은 로봇이 서빙하는 레스토랑입니다"

송파구 소재 메리고키친의 첫인상은 여느 핫한 레스토랑과 다를 바 없었다. 직원 분의 안내에 따라 자리에 앉아마자 안내판이 보였다. '안전을 위해 로봇은 눈으로만 봐달라', '서빙 중인 로봇과 부딪히지 않게 통로에서는 조심히 다녀달라', '로봇의 경로(통로, 레일)에 소지품을 놓지 말아 달라' 등의 당부다. 뭔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참고로 팔을 뻗어 로봇을 막으려 해선 소용이 없다. 센서는 로봇의 하단부에 장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로봇을 막으려면 다리로 태클을 걸어야 한다. 물론 진짜로 그래선 안 된다.

메리고키친의 주문 방법은 배달의민족 배달 서비스 이용과 똑같다. (이미지=배달의민족 앱 갈무리)
메리고키친의 주문 방법은 배달의민족 배달 서비스 이용과 똑같다. (이미지=배달의민족 앱 갈무리)

음식 주문 방법은 간편하다. 배달의민족 애플리케이션의 상단에 있는 QR코드 버튼을 누르고, 스캔하면 메뉴가 뜬다. 메뉴는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직관적으로 볼 수 있다. 결제는 배민에서 배달시킬 때와 동일하다.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 방식을 택하면 된다. 준비 현황도 볼 수 있다.

음식이 나오면 직원이 로봇에 음식을 올린다. 로봇은 4개의 단이 있어 한번에 4테이블까지 음식을 나를 수 있다. 로봇에 테이블 번호를 입력하면 스르륵 움직여 자리로 가져다 준다. 직접 음식을 꺼내고 확인 버튼을 눌러주면, 로봇은 "맛있게 드시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아쉽게도 이 친절한 로봇의 이름은 따로 없었다. 

로봇은 음식 서빙이라는 아주 간단한 프로세스만을 담당한다. 그밖의 손님 응대나 냅킨이나 포크, 밑반찬 추가 주문 등은 사람이 하게 된다. 배달앱이 음성으로 소통이 어렵거나 전화 통화에 불안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호응을 얻었지만, 메리고키친은 완전한 비대면은 아닌 셈이다. 한정된 역할로, 결국엔 서빙 로봇이 사업 운영에 있어 얼마나 효율성을 제공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다만 사장님은 꽤나 만족하는 눈치다. 메리고키친은 결제부터 업주의 주문 매출 관리를 편리하게 만들어 줄 매장 관리 전용 프로그램도 접목됐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주문 접수, 서빙, 결제 뿐 아니라 매출 및 비용 관리까지 간편하다.

메리고키친의 사장님은 우아한형제들(배민 운영사)의 대표부터 직원까지 단골집으로 삼았던 음식점을 운영했다고 한다. 새로운 식당을 오픈할 계획을 가지고 있던 사장님은 지금까지 나온 배민의 서비스들을 한 번에 집약했으면 좋겠다는 필요가 있었고, 그 결과로 나온 것이 메리고키친이었다. 오픈 초기라 비용 계산은 아직이지만, 지금까지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만족스럽다는 평이다. 식당의 규모나 메뉴 가지 수에 비해 직원도 적은 수로 고용했지만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메리고키친의 서빙 로봇
메리고키친의 서빙 로봇

낯선 메리고키친에서 네이버의 향기를 느꼈다?

우아한형제들은 메리고키친을 쇼룸처럼 운영한다고 밝혔다. 개인 혹은 프랜차이즈 업주들, 모든 관련 업계 사람들이 와서 기술들이 구현된 모습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상담 또한 가능하다. 회사 측은 앞으로 서빙 로봇 및 기타 기술들을 어떻게 외식업종에서 도입해 나갈지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이 식당을 직접 운영하는 것은 아니며, 외식업 관련 미래 기술을 구현하고 관리하는 것으로 역할을 구분했다. 

이 대목에서 괜스레 네이버가 떠올랐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온라인 영역에만 집중했다. 자사 서비스 이용 시 결제의 편의를 돕겠다는 것이 최대 목표였다. 월 1000만 결제자를 확보한 네이버는 이제 오프라인 확대에 나섰다. 네이버 플레이스를 통해 260만 스몰비지니스의 예약부터 결제까지 가능케하는 것이다. 현재 네이버 본사 인근에서 포장 기능 및 현장 결제 서비스를 테스트 중이며, 3분기 중 정식 오픈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2017년 우아한형제들에 350억원을 투자하며 우아한형제들과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배달의 민족은 '기술 지원'으로 그 역할을 한정했으나, 어쨌거나 플랫폼이 오프라인에서도 작동되며 그 영역이 확장되는 것은 분명하다. 양사간 또 다른 시너지가 기대되는 이유다.

한편 메리고키친은 지난 15일부터 일주일 간 우아한형제들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마치고 23일부터 일반인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오픈했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밤 11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무로 운영 상황에 따라 향후 변동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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