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유통기업이 이른바 '애국 행보'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GS리테일과 빙그레는 지난해부터 태극기 역사 소개와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금 지원 등에 힘써 왔다. 일본의 선제적 수출 제재 조치에 따라 국내 전반에 불매 움직임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들은 되레 '애국 기업'으로 자리매김 중이란 평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내달 맞을 광복절을 기념해 독립운동과 한국전쟁에 관련된 태극기 역사를 소개하는 스티커를 만들어 도시락 전 상품에 붙이기로 했다. 10종으로 구성된 이 스티커엔 조국 독립 당시 광복군의 서명문을 담은 태극기부터 이철희 특무상사의 군인정신이 그려진 태극기까지 갖은 자료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사진=신민경 기자)
(사진=신민경 기자)

또 내달 1일부터 삼다수 생수를 사고 스탬프를 모은 소비자 1만명에 한해 '독도사랑 에코백' 1만1415개를 증정한다. 최근 불거진 주변국들의 독도 영공 침범 문제에 맞선 캠페인으로 보인다. 에코백에는 한반도 지도와 배우 마릴린먼로가 겹쳐보이는 이미지가 그려져 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4차례에 걸쳐 도시락 스티커를 통해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캠페인을 열어왔다. '독립운동가 100인 알리기'와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 51명 알리기', '임시정부 47인 알리기' 등이다. 이번 네번째 캠페인은 내달 18일까지 지속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우리 캠페인이 최근 불거진 동북아시아의 여러 이슈들을 전 국민이 한마음으로 단합해 극복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빙그레는 최근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2차 장학금을 전달했다. 빙그레공익재단은 지난해 국가보훈처와 협약을 맺고 1차 장학금을 제공한 바 있다.

2차 장학금 규모는 6000만원 수준이다. 지급 대상으로는 고등학생과 대학생 총 45명이 선발됐다. 빙그레는 오는 2020년까지 해마다 독립유공자 후손 총 135명에게 장학금 1억8000만원을 줄 방침이다.

(이미지=빙그레 인스타그램 캡처)
(이미지=빙그레 인스타그램 캡처)

이번 장학사업은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관심과 노력을 반영한 것으로 읽힌다. 김 회장은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 사위다. 개인 소유의 재산을 출연해 지난 1993년 김구재단을 세웠고 그 뒤로도 이봉창의사기념사업회장과 독립기념관 이사 등을 거쳐 지내며 독립유공자 지원사업에 힘썼다.

빙그레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향후 3년간 자사 제품인 '투게더'의 판매 수익금 등에서 장학금을 마련해 후손들에게 제공한다"며 "지난 5월부터 투게더 제품 상단에 이같은 사실을 적시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양사가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와 각종 커뮤니티에는 '요새 빙그레 완전 호감이다…오늘 후식은 투게더' '앞으로도 지금처럼 좋은 일 많이 하는 기업으로 남아달라 갓그레' '밥 먹을 때 멍하니 안 먹고 도시락에 붙은 스티커 내용 읽으면 되겠다…GS25 칭찬해' '이제 편의점은 GS25만 간다' 등의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

업계는 그간 애용하던 제품이 일본산이란 사실을 알고 배신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애국기업으로 판단한 양사의 제품 구매를 늘릴 공산이 크단 분석을 내놨다. 리테일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접촉이 잦은 유통기업의 특성상 '애국 기업' 이미지가 굳어지면 매출에 장기적으로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기부나 캠페인 진행 사실을 과도하게 알리면 되레 불안정한 시국을 기화로 사용한단 지적도 있을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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