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대한민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LTE 커버리지를 확보하고 있고 휴대폰 보급률 역시 100%가 넘어 시장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특히 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 메이저 통신 3사의 경쟁 구도 역시, 우리나라 통신 시장과 유사한 점이 많다. 또한 뉴욕의 1.3배, 런던의 3.1배에 육박하는 높은 통신비로 인해 일본 정부는 제 4 이동통신사로 라쿠텐을 선정했고,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에 일본 통신사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5G에 사활을 걸고 있다. KT 5G뉴스레터 매거진5 7월호에서는 우리나라에게 5G 상용화 최초를 놓쳤지만 5G를 준비하는 일본의 상황에 대해 소개했다. 

지난 4월, 일본 총무성은 라쿠텐을 포함한 4개 통신사에 5G 주파수 할당을 완료했다. 세계 최초는 놓쳤으나 세계 최고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일본은 현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본 정부는 5G 커버리지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주파수를 할당하며, 인구가 아닌 지역을 기준으로 5G 기지국 설치를 의무화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주파수 할당 5년 이내  50% 이상의 메쉬(Mesh, 전국을 10㎢ 단위로 블록을 만들어 약 4500개로 나눈 구획)에 큰 5G 기지국을 세워 신속한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1위 이동통신사 NTT도코모는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 일본 전역에서 열리는 ‘2019 럭비 월드컵’을 기점으로 5G 시범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며, 내년 봄까지 97%의 5G 커버리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2위 KDDI와 3위 소프트뱅크는 내년 3월, 각각 93.2%와 64%, 라쿠텐은 6월 경 56.1%의 커버리지로 5G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미지=KT 5G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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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일본 정부가 인구가 적은 지방까지 5G 기지국 설치를 조기 의무화 한 이유는 ICT, 5G를 통해 원격 의료나 원격 교육을 통해 소외된 지방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LTE를 기반으로 한 ICT 솔루션은 대체로 지방이 아닌 도시에 거주하는 주민의 생활편의성을 위해 사용됐다. 하지만 5G는 지방의 주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적화된 네트워크라고 판단, 인구 기준이 아닌 지역 기준으로 5G 커버리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본토 혼슈의 최남단에 위치한 와카야마현은 일본 내에서도 인구 감소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과소 지역이다. 와카야마현의 작은 마을인 카와카미는 주민 40% 이상이 고령자다. 하지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기 힘든 지역이다. 대형병원의 진료를 받으려면 차로 한 시간 이상 이동해야 하고, 마을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은 보건소가 유일하다. 매달 4백여명의 환자가 방문하는데 의사는 단 한명에 불구하다. 다행히 몇 년 전부터 보건소와 와카야마 대학병원 간 원격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LTE 네트워크 기반으로는 저화질 CT나 MRI 이미지를 보내는 것은 가능하나 초음파 영상은 제대로 식별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NTT도코모와 와캬야마현 그리고 와카야마 대학병원이 함께 과소지역의 5G 원격진료 실증시험을 진행했다. 와카야마 대학병원에서 30km 이상 떨어진 카와카미 보건소를 5G 네트워크로 연결해, 4K 카메라로 환자의 영상과 고화질 초음파 영상을 촬영했다. 실제 5G를 이용한 초음파 영상과 LTE를 이용한 영상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다음 단계로 NTT도코모와 와캬야마현, 와카야마 대학병원은 현재 의사와 의사를 연결하는 D2D(Doctor to Doctor)에서 환자 본인과 의사를 직접 연결하는 진정한 원격진료인 D2P(Doctor to Patient)를 목표로 5G 원격진료 실증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고령화와 함께 저출산이 일본의 심각한 사회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 1년에 64만 명의 노동 인구가 줄고 있다. 이 때문에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제조업의 부족한 노동력을 대체하기 위해 로봇이 활용되고 있다. 가와사키 중공업에서 개발한 듀아로(duAro)는 인간과 같은 두 개의 팔을 장착하고 있어 사람만이 할 수 있었던 복잡하고 세밀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듀아로의 가격은 290만엔(한화 약 3000만원)으로 사람 대신 작업을 한다는 철학으로 공장 노동자의 1년 치 임금과 같은 금액으로 개발됐다. 이처럼 산업용 로봇은 점차 크기가 작아지고 동작은 정교해지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이러한 산업용 로봇에 5G를 적용하는 또 하나의 실증시험을 진행했다. 대부분의 일본 공장은 다품종 소량 생산을 위해 생산 라인을 지속적으로 교체 하는데 이러한 복잡한 생산 라인의 기계들을 5G로 연결해 효율성과 편의성을 더하는 것이 시험의 핵심이다. 정부는 제조 공장과 통신회사 컨소시엄에 예산을 지원해서 생산 효율이 얼마나 오르는 지 시험하고, 결과에 따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예산을 추가 지원하고 있다.

5G 네트워크를 활용해 산업용 로봇의 정밀 제어 시스템을 구현한 실증실험에는 자동차 부품과 산업용 로봇을 생산하는 덴소, 통신기업으로는 KDDI, 그리고 산업용 로봇 시스템을 연구하는 규수공업대학이 참여했다. 로봇이 블록을 집어서 컨베이어 벨트로 이동시키는 작업에서 3차원 계측 센서’는 블록의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해 5G를 통해 외부의 원격제어장치에 전송한다. 그리고 제어장치는 다시 5G로 로봇에게 블록을 픽업하도록 지시를 내린다. 이때 5G의 특성 중 하나인 초저지연성으로 지연이 거의 없이 실시간으로 전달함으로써 로봇이 정밀하게 작업하도록 한다. 또한, 공정을 촬영한 4K 영상을 5G를 통해 빠르게 분석하고 정교한 명령을 내리는 등 5G 기반의 제조업 혁신을 이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의 농업인구는 2015년 209만명에서 2025년 122만명으로 약 54% 가까이 줄어 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일본 농업 인구의 66%가 65세 이상의 고령자인 것은 우리나라 뿐 만 아니라 일본 농가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농촌의 일손 부족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KT가 ‘DMZ 5G 빌리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대성동에 스마트팜을 구축한 사례처럼 농업에 ICT를 결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6년부터 토마토를 생산해온 농업법인 ‘샐러드 볼’은 NTT 동일본과 협력해 스마트 농업 솔루션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비닐하우스 내 온도, 습도, 식물이 흡수하는 수분량, 비료량, 이산화탄소량 등을 측정한 데이터와 촬영한 영상을 NTT 클라우드에 보내고 AI로 해석해 수확량과 시기를 예측하고 작업 및 출하 계획을 세우는 데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데이터로 환경을 제어하여 일년 내내 수확할 수 있게 됐고 수확량이 최대 2배 이상 늘어났다. 현재는 이러한 데이터 전송을 와이파이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클라우드에 업로드하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 NTT도코모는 농장에 로컬 5G를 직접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은 농가에서 5G를 활용하여 편리성은 물론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일본은 지역 소외 문제와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 등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5G가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 믿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이동통신3사는 내년 개최되는 도쿄올림픽에 맞춰 5G를 출시하기 위해 야구와 축구 등 스포츠에 5G를 융합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올 여름부터 시범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5G 실증실험을 통해 제조, 교통, 물류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 가능한 5G 서비스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한, 총무성과 이동통신3사가 공동으로 전국민 대상 주최하는 5G 활용 아이디어 콘테스트를 통해, 사람을 위한 기술인 5G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지=KT 5G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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