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상생을 표방하며 스타트업 지원에 팔을 걷고 나섰다. 자체적으로 수급하기 어려운 IT인재를 외부에서 수혈함과 동시에 기업의 사회적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의도란 관측이다.

교원그룹은 유망한 국내 스타트업을 발굴할 목적으로 지난 21일까지 공모전을 열었다. 사내 인재가 결여된 IT분야와의 접목에 집중해,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을 활용한 실감형 교육 콘텐츠나 AI(인공지능) 기반 학습관리 시스템 등 에듀테크·생활가전 혁신기술 관련 회사를 우선 선발했다. 상금과 투자금은 총 12억원 수준이다. 교원은 선발된 스타트업들의 사업역량 강화와 기술상용화를 돕고 궁극엔 자사와의 협업모델 개발을 진행할 방침이다.

GS타워. (사진=신민경 기자)
재계가 스타트업과의 협력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GS타워 이동 통로. (사진=신민경 기자)

한화그룹도 벤처기업 육성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청년과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투자펀드를 운용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단 방침이다. 지난 2016년 인재육성 사회공헌 플랫폼인 '드림플러스'를 구축해 현재까지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와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사업을 계획 중이다. 이들 협력사 지원을 위해 한화는 4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만들 겠다고 지난해 8월 '중장기 투자 계획'에서 언급했다.

이밖에도 대기업이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사례가 여럿 나오고 있다. GS그룹 유통 계열사 GS리테일은 지난 3월 반려동물 관련 스타트업 기업인 펫츠비, 퍼피웍스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들은 반려동물 콘텐츠 플랫폼 조성과 데이터 활용 기술을 상호 교류하기로 합의했다.

CJ그룹도 지난 4월 물류와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미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스타트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해 양질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을 공모한 바 있다. 물류 효율성 개선을 위한 로보틱스 기술, 스마트 미디어 콘텐츠, 극장 공간을 활용한 넥스트 시네마 등의 분야에서 모집했다. 선발된 6개팀은 지난달 20일부터 팀별로 기술·사업화를 논의 중이다.

재계가 스타트업과의 협력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이랜드월드. (사진=신민경 기자)
재계가 스타트업과의 협력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이랜드월드 외관. (사진=신민경 기자)

같은달 이랜드그룹도 유통계열사 이랜드리테일의 인프라를 활용해 유통 분야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업무협력을 도모하기로 했다. 주로 비디오 커머스와 디지털 마케팅 등에 주력한 리테일테크 스타트업을 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가 스타트업과의 협력에 주목하는 것은 생존 문제와 직결된다. 자사 재원만으로는 사내 IT인력 수급을 균형적으로 조절하기 힘들어서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전통적인 대기업들이 기술 순응과 활용에 유연한 스타트업의 장점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며 "그룹사 내 스타트업 투자 담당 부서가 생겨나는 추세이며 이들 협력은 자사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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