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챗봇'이 8월 의도분류모델 머신러닝 기술(ML)으로 더 똑똑해진다. 

이미 언어처리 엔진(AIU)·확률 기반 검색엔진(Simpson) 두 개의 엔진으로 정확도 88%를 자랑하는 '카카오챗봇'은 하반기 중소사업자도 별도 개발 비용 없이 편리하게 구축할 수 있는 챗봇 모델도 제공할 예정이다.

25일 카카오는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에서 톡비즈 세미나를 열고 챗봇을 만들 수 있는 자사 개발 플랫폼 '카카오 i 오픈빌더'의 개발 내용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김유미 카카오 봇기획팀장
김유미 카카오 봇기획팀장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오픈빌더를 OBT(오픈베타테스트)로 전환하며 챗봇 구축에 필요한 AI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왔다. 올해 4월에는 지식+(지식플러스)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챗봇의 기본은 언어처리 엔진(AIU)이다. 패턴 기반(Rule-based)의 언어처리 모듈로 유저의 발화 패턴을 인식해 이용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카카오 i 오픈빌더의 기본이 되는 자연어처리 엔진이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고빈도 질문(숏헤드)을 처리하는 경우에 유리하다.

지식+에는 '확률 기반 검색엔진'(Simpson)이 탑재됐다. 지난 20년간 서비스한 다음검색을 통해 축적된 검색기술이 활용됐다. 이용자의 문의 빈도가 높은 단어들을 정렬해 좌표값을 부여한 후, 수천 개의 질문 데이터 베이스가 가지고 있는 좌표값들과 비교해 유사도가 높은 것을 추려 이용자에게 제시한다. 

쉽게 말해 파트너사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업로드하면 챗봇과 자동으로 연동해주며, 사용자 의도에 가장 정확도 높은 답변을 알아서 찾아주는 서비스다. 카카오에 따르면 AIU와 심슨 두가지 엔진을 장착함으로써 정확도는 88%에 이르렀다.

2018년 6월 처음 오픈된 챗봇은 그 다음달인 7월, '상담톡' 인입량을 넘어섰다. 이에 카카오는 11월엔 톡상담 중심체계로 전환하기에 이르른다. 긴급상담 시에만 전화상담 채널을 제한적으로 이용하게 했했다. 

김유미 카카오 봇기획팀장은 "챗봇과 상담톡을 거쳐 문의의 58% 정도를 해결하고 상담원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상담 대기시간이 대폭 줄었다"며 "상담원들도 단순 반복 질문은 처리하지 않게 돼 서비스 품질이 높아졌다며 만족하시더라"고 전했다.

챗봇의 성장으로 인력은 감소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으나 김 팀장은 "콜 상담만 해주던 직원들이 이제는 챗봇이 더 잘 응답할 수 있도록 구조화된 데이터를 구축하는 업무를 많이 하고 있다"며 고용 감소가 아닌, 노동 방법이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9년 6월 기준, 전체 상담의 33%을 챗봇이 처리하고 있다.

AIU에 심슨 엔진이 더해지며 정확도는 88~90%에 이르렀다
AIU에 심슨 엔진이 더해지며 정확도는 88~90%에 이르렀다

이에 더해 카카오는 머신러닝(ML) 기술을 오는 8월부터 추가로 적용할 예정이다. 설계된 발화 패턴에 없는 질문이 입력되더라도, 문장의 유사성에 기반한 의도분류모델을 파트너가 직접 기계학습을 통해 고도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챗봇이 '추론'의 영역까지 커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김유미 팀장은 카카오뱅크 챗봇을 사례로 들었다. 카카오뱅크 챗봇 개발 당시 19만개의 발화 패턴을 등록했다. 모든 말을 다 알아듣게 만들고 싶은 의욕이 앞서 입력 과정의 피로도가 매우 높았다. 인간 지능에 의해 논리적으로 발화 의도를 분석하다보니 오류 발생률은 더 높아졌다. 저빈도 질문은 여전히 커버하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의도분류모델 ML 기술이다. 이 기술이 더해지면 챗봇을 구축하는 파트너가 이전보다 더 적은 발화 패턴을 입력하더라도 보다 자연스러운 챗봇 대화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3만개 발화 패턴만 입력했다. 

다만 모든 학습은 파트너가 제공하는 데이터에 기반하며, 카카오톡 내 대화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고 카카오는 강조했다.

하반기 카카오는 챗봇을 단체 채팅방에 초대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도 집중할 계획이다. 날씨나 뉴스 정보를 친구들과 나눌 수 있다. 또, 카페 주문이나 영화 예매·결제 시에도 카톡방 내에서 동시에 할 수도 있다.

8월, 카카오챗봇에 머신러닝 기술까지 더해진다
8월, 카카오챗봇에 머신러닝 기술까지 더해진다

챗봇 입점 모델 제공...중소사업자, 개발 비용 부담 덜어준다

카카오는 오는 하반기부터 카페, 식당, 소호쇼핑몰 등 중소사업자가 별도로 챗봇을 개발하지 않아도, 입점을 통해 비즈니스에 필요한 챗봇을 손쉽게 오픈할 수 있는 챗봇 입점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에는 파트너사가 내부 개발 인력으로 챗봇을 자체 구축해야 했다. 구축을 대행해주는 에이전시도 있지만 비용이 5000만원에서 4억원선으로, 중소 사업자에겐 부담되는 수준이다. 

카카오는 챗봇을 별도로 설계할 필요없이 메뉴, 가격, 상품명 등 필수적인 정보만 입력하면 자신만의 비즈니스 챗봇을 만들 수 있는 입점 모델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는 이미 카카오가 여러 서비스를 운영하며 쌓아온 데이터와 노하우 덕분에 가능했다. 각각의 도메인에 따라 챗봇 이용목적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우선 챗봇 입점 모델은 예약, 예매, 주문 등 이용자의 챗봇 이용 목적이 비교적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비즈니스에 우선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입점 모델은 카카오가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기 때문에, 입점 사업자는 별도의 챗봇 개발 및 유지보수 비용 부담없이 챗봇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처럼 카카오는 생활 곳곳에 챗봇이 확산되고 대중화 될 수 있도록, 챗봇 구축 환경을 다양화하고 파트너와의 접점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카카오는 이에 앞서 지난 2월부터 카페를 운영하는 중소사업자를 대상으로 챗봇 주문 오픈베타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OBT에 참여한 약 100여개의 매장에서 주문, 결제, 스탬프 적립까지 카카오톡안에서 이뤄지는 스마트 오더 서비스를 경험하고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테스트에 참여한 카페의 플러스친구 친구 수가 최대 20배 증가하고, 챗봇 주문 재사용률이 최대 60%에 달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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