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가 블록체인을 만나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확산을 넘어 정착까지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록체인 만난 3세대 지역화폐의 등장 

지난 17일 KT는 블록체인 기반 ‘착한페이’ 플랫폼으로 제공 중인 김포페이의 3개월 성과를 전하며, 3세대 지역화폐의 등장을 알렸다. 

KT는 블록체인을 결합한 지역화폐를 '3세대 지역화폐'라 명명했다. (사진=KT) 

‘김포페이’는 김포시 지역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 화폐로, 기존의 지역 상품권과 유사한 개념이다. 이전과 가장 큰 차이라면, 블록체인 기반이라는 점. 

‘김포페이’ 관리 시스템에는 KT의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기가 체인 BaaS’가 적용됐다. KT 측은 “블록체인을 적용해 해킹과 위변조가 불가능해 거래 투명성을 제공”하고, “이력 주추적으로 상품권 깡 등 부당거래와 인쇄/유통비용, 복잡한 관리 등 종이 상품권의 문제점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KT 지역화폐 플랫폼 (자료=KT)

약 100일이 흐른 현재, 김포 지역민의 활용도는 높다.

7월 16일 기준으로, 김포시 내 김포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5,500개이며, 사용자는 3만 5000명이다. 10세 이상의 김포시 인구가 약 37만 5천 명(‘19년 6월 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4월에 출시된 이후 3개월 만에 10명 중 1명이 김포페이를 사용할 만큼 확산됐다.

김포페이로 결제된 건수는 14만 건, 결제 금액 45억 원에 달한다. 매일 김포페이로 1400건의 구매 행위가 4500만원 어치 결제된 것. 아직 김포페이로 교환하고 사용하지 않은 19억 원도 김포시 내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당초 김포시가 밝힌 발행 계획 액수는 110억 원 규모로, 청년 배당 · 산후조리비 등 정책 지원금으로 활용할 정책 발행 형태로 60억 원, 개인이 구매해 사용하는 일반 발행 형태로 50억 원을 정했다. 이미 70%에 가깝게 목표를 달성했다. 확산이 예상보다 빨라 제도 초기 확산을 위해 마련했던, 10% 할인율도 6%로 낮췄을 정도.

게다가 모바일 QR코드, 체크카드 등으로 결제를 지원해 활용 간극도 줄인 점도 김포페이의 빠른 전파에 기여했다. 

(사진=김포시청)
(사진=김포시청)

그러나 ‘지역 화폐’라는 진정한 정책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공동체 관계자는 “지역 상생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지자체 시도가 있었지만, 대부분 유명무실 사라졌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건 특이하지만, 수수료 감면 등 활성화 대책에 이전과 다르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 경제를 분석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로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1차원적인 상품권 뿌리기를 넘어, 데이터 분석 수단으로까지 활용이 필요하다는 것. 결국은 ‘데이터’라는 말이다. 

블록체인으로 상권 데이터 분석으로 이어져야 

그렇다면 지금의 ‘김포페이’ 시스템은 상권 분석이 가능할까? 아쉽게도 현재로서는 단순한 시각화만 구현된 상태다. 

KT 관계자는 “현재는 김포페이 가맹점의 결제액을 파악하는 데이터 시각화 수준”이라며, “ 사용 주체인 김포시 측에서 원한다면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은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포시청 관계자는 “프로젝트 시작 당시에도 상권 분석 등 목적도 있었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다각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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