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이 LTE에 이어 5G에서도 배터리 절감 기술(Connected mode Discontinuous Reception, 이하 C-DRX)을 서비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K텔레콤의 경우 이미 5월 말에 삼성전자 5G 장비를 사용하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C-DRX 적용을 완료했다. 최근 KT가 서울·수도권, 강원, 부산, 울산, 경남 등의 지역에 C-DRX를 적용했고, 7월 말까지 전국 확대를 마치겠다고 밝힌 것처럼 SK텔레콤 역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SK텔레콤의 경우 ICT 표준화 및 시험인증기관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의 5G C-DRX 기술 적용 전후 배터리 사용시간 테스트를 거치지 않았다. SK텔레콤이 KT와 달리 5G에서 C-DRX를 사용한다고 발표하지 않은 이유도 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C-DRX를 적용할 경우 5G 만의 특징인 저지연성이 훼손되는데 KT는 최적화를 통해 이를 해결했다고 강조한 적 있다.

2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LTE에 이어 5G에서도 배터리 절감 기술을 이미 적용해 서비스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삼성전자의 통신 장비를 사용하는데 이 지역에서 먼저 C-DRX 서비스를 시작했다.

C-DRX는 배터리 용량을 물리적으로 늘리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해 배터리 사용시간을 극대화 하는 기술을 말한다. 데이터 전송 중에 스마트폰을 주기적으로 저전력 모드로 전환시켜 배터리 사용량을 줄여준다. 기존의 네트워크 환경에서는 데이터 이용 중에 스마트폰 모뎀과 통신사 기지국간 통신이 끊김 없이 지속됐다면, C-DRX 환경에서는 데이터 송수신 주기를 최적으로 줄여 배터리 소모량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을 때 통신 기능을 저전력으로 바꿔주는 방식이다. 자동차를 운행하다가 신호 정지를 받으면 잠시 시동이 꺼지는 것과 원리는 비슷하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을지로 본사에서 지난 4월 세계 최초 5G를 선언했다 (사진=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을지로 본사에서 지난 4월 세계 최초 5G를 선언했다 (사진=SK텔레콤)

5G의 경우 서비스 초기이기 때문에 커버리지, 통신 품질, 배터리 소모, 단말 발열 등의 논란을 겪고 있다. 이중 발열 문제는 디바이스 제조사만의 이슈이고, 나머지 부분은 통신사와 관련이 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KT가 배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G에서도 C-DRX를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현재까지 5G에서 C-DRX 적용 계획이 없다. 다만, LG유플러스의 경우 5G 배터리 문제 해결을 위해 5G와 LTE를 결합하는 EN-DC(E-UTRA NR Dual Connectivity)를 사용했다. EN-DC란 채팅, 웹서핑 등 저용량 서비스는 LTE망에 우선 연결시키고, 대용량의 5G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LTE와 5G망을 동시에 활용해 소모전력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5G 배터리 절감기술 사용시 '저지연성'에 영향

문제는 LTE 때처럼 5G에서 C-DRX 기술을 사용할 경우 지연성이 더 느려진다는 데 있다. 특히 5G의 최대 특징은 LTE 대비 10분의 1 수준인 저지연성이다. (관련기사/KT, 저지연성 영향에도 5G 배터리 절감 기술 상용화 이유는?) 5G 네트워크를 LTE와 연계할 경우 이론상 최대 속도는 빨라지지만 5G 특유의 저지연성이 LTE로 인해 사라진다. KT 측은 5G 퍼스트 전략으로 인해 5G 데이터만 수신하기 때문에 타사와 달리 최적화가 쉬웠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저지연성 문제에 대해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LG유플러스는 이 문제 때문에 5G에서 C-DRX를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TTA는 정보통신 산업과 기술진흥, 국민경제 발전을 목표로 설립된  ICT 표준화 및 시험인증기관이다. 대표적인 예로 충전기 등의 인증을 담당하는데 TTA인증 충전기를 사용하면 휴대폰 배터리를 오랜시간 사용할 수 있으며, 수명의 단축을 막을 수 있다. 비정품의 휴대폰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배터리 폭발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

KT에 따르면 TTA가 갤럭시S10 5G 모델로 5G C-DRX 기술 적용 전후 배터리 사용시간을 테스트한 결과 사용시간이 최대 3시간 59분 증가했다. 동일한 환경에서 동일 서비스(유튜브 동영상 스트리밍)를 이용해 테스트한 결과 C-DRX를 적용한 경우 단말 배터리가 최대 10시간 31분, 최소 9시간 3분간 지속한 반면 C-DRX를 적용하지 않은 경우 최대 7시간 24분, 최소 6시간 32분간 동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TTA 테스트를 거쳤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를 보도자료를 통해 설명했다. 반면, SK텔레콤은 KT와 달리 TTA의 C-DRX 테스트(인증)를 받지 않았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관계자는 “(삼성전자 장비를 사용하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경우 C-DRX 서비스 상용화를 5월 말에 완료했다. 점차 C-DRX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C-DRX 관련 TTA 테스트의 경우 의무가 아닌 사항”이라고 말했다.

한편, LTE 때도 KT는 C-DRX 기술 사용을 먼저 발표한 적 있다. 이때도 KT는 TTA의 테스트를 거쳤다. KT의 발표가 이어지자 즉각 SK텔레콤은 이미 C-DRX 기술 상용화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LG유플러스는 기술을 갖고 있지만 품질 안정을 위해 적용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추후 LG유플러스는 C-DRX 기술을 LTE에 적용했다. 다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와 달리 TTA의 테스트를 진행하지 않았다.

이미지 편집=백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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