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카카오톡방을 사용하던 취업준비생 A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오픈카톡방은 익명으로 대화가 가능할 수 있어, 같은 취업 분야를 준비하는 이들과 부담 없이 면접 정보나 팁을 공유할 수 있다. 

그날도 면접 하나를 마친 A씨는 오픈카톡방을 탈퇴하려다가 실수로 다른 오픈카톡방에서 나오고 말았다. 다시 검색해서 들어가면 된다고 여긴 A씨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해당 오픈카톡방은 A씨에게 열리지 않았다. 한번 나온 카톡방에는 다시 들어갈 수 없다. 

어렵사리 오픈카톡방을 모집했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오픈카톡방 웹링크를 전달받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A씨는 해당 카톡방에서의 정보를 모두 잃어버리고 말았다.

사용자 “데이터 보존 원해” vs 카카오 “카톡은 대화일 뿐”

카카오톡에서는 ‘대화 내용 내보내기’ 기능을 통해 카톡방에서 이뤄진 대화를 스마트폰이나 PC에 저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능을 아는 사용자는 많지 않다. 

일반카톡방도 같다. 일반카톡방에서는 재가입은 가능하지만, 나오기 전까지 사용자가 입력한 대화나 이미지 등은 모두 사라진다.

이같은 문제는 이전에 카카오톡을 재설치했을 때도 발생했다. 사용자가 기기를 교체하거나 전화번호를 변경한 후, 혹은 앱을 삭제했을 때 재인증하게 되면 카카오톡은 초기화돼 카카오톡방 내 대화 내용이 사라진다.

불편함이 지적되자, 카카오는 5.6.0 이상 버전에서부터 ‘대화 백업/복원 하기’ 기능을 만들어 제공하기 시작했다. 채팅방 내 대화를 백업해, 이동한 기기나 새 전화번호의 카카오톡 앱에서 복원하는 개념. 인증된 하나의 전화번호로만 가입가능하기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카카오톡 측은 설명한다. 

(사진=카카오)

허술한 데이터 보존 기능, 사용자 불법 영역으로 내몰아

하지만 대화 백업/복원도 개인의 데이터 보존을 지원한다고 말하기에 부족하다. 무엇보다 사진이나 동영상, 문서 파일 등 첨부 파일은 백업되지 않는다. 4000자 이상의 장문 메시지, 비밀채팅, 오픈채팅에서 나눈 대화도 백업에서 제외된다. 정작 백업이 필요한 요소는 제외한 것.

또 대화 백업 후 14일 이내에 동일한 카카오계정에서만 복원할 수 있다. 게다가 고장 등으로 갑작스럽게 스마트폰 고장으로 인해 백업을 못했을 경우도 ‘백업/복원’ 기능을 활용할 수 없다. 카톡방을 나와 데이터를 날린 A씨는 “누가 실수하거나 스마트폰 고장날 거 같으니 14일 마다 백업해놓겠냐"며, "사용자가 선택해 백업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한다"고 말했다.

결국 사용자는 데이터 복원 사설업체를 찾을 수밖에 없게 된다. 사설 데이터 복원 업체는 삭제한 카톡 내용 복구부터 대화방, 사진, 동영상 등의 복구해준다. 

하지만 이같은 방법은 복구 비용과는 별도로, 개인정보 불법 유출의 시작점이 되기 때문에 사용자는 쉽게 다가갈 수 없다. 

데이터 복원 업체 관계자는 “찾아오는 고객 대부분이 카카오톡에 사진으로 남겨준 증명 같은 이미지를 법적 증거 자료를 쓰기 위해 복원을 요청한다”며, “우리는 카카오톡의 부족한 복원 기능 덕에 장사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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