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化③] 문제는 속도다
[정규직化③] 문제는 속도다
  • 박기태 기자
  • 승인 2019.07.1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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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시작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이제 공공기관을 넘어 민간기업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미 이마트와 홈플러스, 현대백화점, 한화 등은 정규직 전환 흐름에 가세했다. 새로 정규직이 된 직원들은 기존 정규직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정년을 보장받고, 상여금과 성과급도 지급 받는다.

그동안 정규직은 비정규직원에 비해 임금은 1.8배 많이 받았고, 근속 연수는 2.3배 길었다. 그만큼 비정규직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려야 했다. 정규직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도 언제 짤릴지 몰라 늘 불안에 떨었다.

이런 탓에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간극은 벌어졌고, 사회 대통합을 더욱 요원하게 만들었다. 이는 그러잖아도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우리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3일 민주노총이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사진=고정훈)
지난 3일 민주노총이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사진=고정훈)

이젠 '불평등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는 게 시대적 요구이자 과제다.

그러나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비정규직은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요구로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벌써 2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비정규직은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렸다. 대기업에 속한 정규직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할 정도라고 한다.

이미 뿌리를 깊게 내린 만큼, 단시간에 일소하는 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여기저기 파열음이 이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무조건적인 정규직화는 기존 정규직 근로자가 쌓아온 노력을 무시하는 불공정한 처사가 될 수 있다. 오히려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업의 경우에도 직원이 정년을 맞을 때까지 임금을 책임져야 하는 만큼 부담으로 작용한다. "기업이 부담을 느끼면, 국내 고용 시장이 얼어붙게 된다. 이는 일자리가 줄어들게 되는 상황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측 경고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우리는 급격한 변화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충격이 얼마나 큰 지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16.4%라는 기록적인 인상률에 이어 올해 또 10.9%나 오르면서 자영업자가 줄도산하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그런만큼 정규직화도 서두르기보다는 여러 방안들을 놓고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차별은 해소하면서도 우리 경제와 일자리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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