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BBQ의 일부 가맹점주가 신메뉴가 입고되지 않는 동안 기존 메뉴를 신메뉴로 둔갑해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격 인상과 회장의 회삿돈 횡령 사건으로 BBQ에 대한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일어난 일이어서 소비자 반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BBQ의 한 가맹점주가 배달앱을 통해 광고에 나온 신메뉴를 주문한 소비자로부터 신메뉴 값을 받고 기존 메뉴를 제공했다. 소비자의 이의 제기에 해당 점주는 "신메뉴라는 게 치킨 자체는 기존 메뉴인 속안심이고 여기에 닭껍질과 홍삼팩을 추가하는 등 제품 구성만 달리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소비자가 자신이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임을 밝히고 이와 관련한 영상을 게시하자, 점주와 본사 등은 잇달아 사과문을 올리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다. 

구독자 130만여명을 가진 먹방 유튜버 '홍사운드'는 지난 12일 'BBQ에게 사기당했습니다'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이같은 피해사실을 전했다. 홍사운드는 8일자로 출시된 BBQ의 신메뉴 황금올리브 순살을 주문해 먹던 중 "분명 순살인데 다리살이 아니라 치킨텐더 같은 느낌이 든다"며 "기사 사진 속 치킨모양과도 차이가 난다"고 했다.

DDD
지난 14일 오후 8시께 홍사운드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영상. 유튜브 홍사운드 캡처.

사실 확인을 위해 그는 주문했던 매장에 연락해 "방금 받아본 게 새로 나온 메뉴가 맞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해당 점주는 "신제품이란 게 아예 없고 홍삼팩과 닭껍질을 추가해서 판매하는 것이다"며 "저희 점주도 모르는 신메뉴 소식을 손님이 아신다는 게 되레 의아하다"라고 말했다.

홍사운드는 점주와의 음성 통화를 끝으로 시청자들에게 "신메뉴 입고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배달앱에는 기존 메뉴보다 2000원 더 비싼 2만원의 가격에 신메뉴가 등록이 돼 있다"면서 "주문 한 뒤 배달 받은 게 안심텐더인지 순살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하셔야 할 듯하다"고 언급했다.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지난 13일 BBQ는 회사 홈페이지와 각종 SNS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8일 출시한 순살 제품이 소비자분께 제대로 배달되지 못했으며 적절치 못한 응대로 불쾌감을 가중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본 사과문을 일주일간 게시할 예정이며 피해사실을 접수한 분들께 개별 조치를 취하겠다"며 "이번 문제가 발생한 가맹점과 유사 문제 발생 가맹점들의 경우 원칙에 입각해 제재하겠다"고 했다.

이튿날 홍사운드는 "영상 게시 후 BBQ 마케팅팀장과 본사 상무가 사과를 했고 영상 속 점주 부부도 자필 편지로 '닭을 한 마리라도 더 팔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며 죄송하다는 말을 전해왔다"면서 "사과문 게시와 피해 보전을 요구했으니 앞으로 우리는 회사의 대응 방식을 지켜보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사진=제너시스bbq)
윤홍근 상임회장이 지난 4월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9년 대의원 정기총회 및 제10회 외식산업인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제너시스BBQ)

잇단 문제로 여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던 BBQ에서 '가맹점주 사기' 문제까지 불거지며 사태는 악화일로다. 인터넷 상의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최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윤홍근 제너시스 BBQ 회장을 서울중앙지검으로 넘겼다. 자녀 유학비 명목으로 17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를 확인해서다. 윤회장이 보스턴지사 상근이사직에 아들의 이름을 허위로 올린 뒤 공짜 연봉 약 7000만원 가량을 받게 했는데 실상 아들은 회사에서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또 유학 중인 아들 윤혜웅 씨에게 미국 현지법인 근무직원의 급여를 통해 매월 1만7000달러(한화 약 1967만원)의 생활비를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선 2018년 11월 BBQ는 치킨값 큰 폭 인상에 앞장서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도 있다. 배달비 인상과 별개로 닭값을 올린 것은 BBQ가 처음이란 것이다. 주요 치킨제품의 가격을 2000원 가량씩 인상해 종전 1만6000원이던 황금올리브 가격은 1만8000원, 통다리바베큐는 1만7500원에서 1만9500원이 됐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각종 커뮤니티와 유튜브 댓글란에 "일반 소비자가 같은 상황에서 이의제기를 했다면 이렇게까지 했을까" "오너도 자금 횡령하더니 가맹점주도 통큰 거짓말 하네" "비비큐는 문제가 너무 많이 터지네, 소비자를 정성스레 대하는 치킨집이 성공했으면" "정직하게 일하는 점주들에겐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미 비비큐에 신뢰를 잃어 다시는 안 사먹을 듯하다" 등의 의견을 남기고 있다.

BBQ 관계자는 디지털투데이에 "사과문에 올린 내용이 우리 측 공식 입장이며 추가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이번 주 동안 피해 사실이 있는 분들에 한해 어떤 방식으로 보상해드릴지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