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회사 화웨이가 미국 내 자회사 연구개발(R&D) 부문 직원 수백명을 해고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 미국 기업이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와 더 많이 거래하도록 하겠다며 제재 완화를 시사한 가운데, 미·중 무역 갈등이 계속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완화 시사는 안보와 무관한 분야에 한정된다며 화웨이는 여전히 블랙리스트에 남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화웨이가 미국 내 텍사스, 캘리포니아, 워싱턴 등에 퓨처웨이 테크놀로지라는 자회사를 세워 연구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 이후 미국 상무부의 거래제한기업 명단(블랙리스트) 등장 이후 제재가 본격화 됨에 따라 해당 기업의 인력들을 줄여 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퓨처웨이의 고용 인력은 총 850명 정도인데, 이중 앞으로 수백명이 해고될 예정이다. 퓨처웨이는 이동통신과 5G 통신망 등과 관련해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인 출신의 경우 중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권리도 화웨이가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에는 화웨이가 미국 여러 대학의 연구협력 중단 조치를 피해가기 위해 퓨처웨이를 모회사에서 분리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WSJ에 따르면 이미 퓨처웨이의 직원들은 지난 5월 16일 미 상무부의 블랙리스트 등재 이후 화웨이 본사 직원들과 소통이 금지된 상태다. 전날인 5월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기업의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국가비상사태 선포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제재 조치가 사실상 시작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나 ZTE 등의 기업 명칭을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다. 다음 날인 5월 16일,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 및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명단에 올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담판을 통해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하고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그는 또 미국 기업이 화웨이에 장비를 판매하도록 허용을 더 많이 할 것이라며 제재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화웨이의 일반적인 사면이 아니다”며 “이는 안보와 무관한 분야에 한정되며 화웨이는 여전히 블랙리스트에 남아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화웨이는 심각한 수출통제가 적용되는 기업 리스트에 계속 있을 것”이라며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품에 대해 미국 상무부가 몇몇 추가 허가를 부여할 것”이라며 “미국 업체들의 화웨이 공급 확대는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되는 제품에만 적용되며 가장 민감한 장비들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주 국가안보와 직접 관련되지 않은 화웨이 품목에 대한 수입면허를 재발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기준 미국 기업들로부터 연간 약 110억 달러(한화 약 13조원) 상당의 부품 · 장비 · 서비스 등을 구매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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