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과 김현종 2차장 日·美서 ‘日 수출규제’ 해답 찾았나?
이재용 부회장과 김현종 2차장 日·美서 ‘日 수출규제’ 해답 찾았나?
  • 양대규 기자
  • 승인 2019.07.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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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비상계획 마련하라"
김현종 차장 "미국 인사들 우리 입장 공감"
참의원 선거 이후에도 아베 수출 규제 계속될 것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계의 수장은 일본행을 선택했고, 청와대는 미국행을 선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5박 6일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하고 지난 12일 귀국했으며,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3박4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하고 14일 귀국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귀국 바로 다음날 13일 삼성전자 사장단들과 긴급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인 김기남 부회장과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 삼성디스플레이 이동훈 사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 "컨틴전시 플랜 마련하라"

악 4시간 가량 진행된 회의에서 이 부회장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위기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 비상계획)’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정부의 수출 규제의 영향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스마트폰과 가전 등 IT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일본의 ‘규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며 대응하기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 소재 발굴이나 해외 공장을 통한 우회 수출, 다양한 거래선 확보, 국내 소재 산업 육성 방안 등을 당부했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이 아닌 러시아와 대만·중국 등의 다양한 조달처를 알아보며, 러시아의 불화수소 품질을 평가하라는 구체적인 주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의 귀국 모습(사진=YTN뉴스 캡처)
이재용 부회장의 귀국 모습(사진=YTN뉴스 갈무리)

앞서 12일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측이 정부 외교라인 등을 통해 불화수소 공급 가능성을 한국에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측은 불화수소의 품질이 일본산과 같거나 더 높다고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불화수소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산업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국내 업체들은 일본에서 러시아로 공급처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이번 일본 출장에서 3가지 수출 규제 품목의 긴급 물량을 확보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 일부 언론들은 이 부회장이 관련 소재 공급 업체와 접촉해 일본 밖에 위치한 공장을 통한 우회 수입 가능성 등을 타진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방일 기간 이 부회장은 일본 금융 관계자를 비롯해 재계와 관련 업계 인사들과 만나 수출 규제와 관련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이 일본의 재계를 만나고 왔다면,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미국에 방문에 청와대 인사들을 두루 만나고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종 차장은 미국이 우리의 입장을 공감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왔다고 밝혔다.

김현종 차장 "미국 인사들 우리 입장 공감"

14일 귀국한 김현종 2차장은 “백악관 인사들과 상·하원 의원들을 두루두루 만나 일본의 일방적인 조치의 부당성을 잘 설명했고, 일본의 조치가 동북아 안보에 끼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미측 인사들은 예외없이 우리 입장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김 차장은 “한·미·일 협력이 훼손돼서는 안된다는 점과 반도체·디스플레이 글로벌 공급 체계에 영향을 미쳐서 미국 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데도 많이 우려했고 우리 입장을 잘 이해했다”며, “북한으로 전략물자가 밀반출될 수 있다는 일본 입장에 대해 미 측도 우리와 같은 평가를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근거가 없다는 점)”고 말했다.

또한 김 차장은 “제가 미국 측에 직접 중재를 요청하지는 않았다. 이번 방미 시 미국이 우리 입장에 대해 충분히 공감한 만큼, 필요하다면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미 국무부 대변인이 어제 브리핑에서 한·미·일 3국 관계 강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 이 언급 자체가 제 답을 대신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우리 동맹국인 미국과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 (일본의) 부당한 조치에 대해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됐고, 백악관 대변인이 ‘모든 노력을 해서 한·미·일 관계를 향상시키겠다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한 면에 대해 성과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하며, “한·미는 언제든지 한·미·일 협의를 개최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일본이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현종 2차장의 귀국 모습(사진=YTN뉴스 갈무리)
김현종 2차장의 귀국 모습(사진=YTN뉴스 갈무리)

참의원 선거 이후에도 아베 수출 규제 계속될 것

전문가들은 아베 정권의 수출 규제가 오는 21일 열리는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있다. 수출 규제가 단순한 정치적인 목적뿐 아니라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산업에 대한 견제 등의 다양한 의도가 포함됐다는 것이다.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일본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일본의 수출 제재 영향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0%가 참의원 선거 이후에도 규제가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의 피해 정도에 대해 높다는 전망이 94%를 차지했다. 54%가 ‘매우 높다’, 40%가 ‘약간 높다’고 전망했다. 62%는 수출 규제가 장기화되면 ‘일본보다 한국이 더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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