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KT와 KT스카이라이프의 유료방송 시장 합산 점유율을 33.33%로 제한하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결정이 한 달 뒤로 미뤄졌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작년 6월 일몰돼 폐지된 상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유료방송 규제개선안(합산규제 폐지 대안)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고, 국회 과방위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면서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

국회는 물론 합산규제 대처 방안에 대해 의견 일치를 보이지 못하는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정부가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합산규제 재도입에, 여당인 민주당 다수는 합산규제 대신 사후 규제, 특히 방통위의 안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정확히, 김성수 의원·이상민 의원·박광온 의원·이종걸 의원(더불어민주당), 윤상직 의원(자유한국당) 등은 합산규제 재도입을 반대하고 있고, 김성태·박대출 의원(자유한국당), 박선숙(바른미래당) 의원 등은 정부가 합당한 안을 가져오기 않을 경우 합산규제를 연장하자는 입장이다.

12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정보통신방송 법안심사소위원회(이하 법안2소위)를 열고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관련 논의를 진행했지만 한달 후 재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법안2소위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과방위 의원(법안2소위 위원장)은 법안소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합산규제에 대한 논의를 한 달 보류하기로 했다. 오늘 과기정통부에서 준비한 안이 방통위와 충분한 조율을 못거쳤다”며 “단일한 정부안이 없어서 이해관계자 의견수렴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것이 의원들 의견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달 뒤 소위 마지막 회의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안은 종결하기로 했다. 부처가 완벽히 조율해서 안을 내주면 국회가 결론을 내리겠다고 했다”며 “1년 연장인지 2년 연장인지 폐지인지 여러 의견이 있는데, 일몰될 때까지 새로운 대안들이 마련되지 않았다. 어느 정도 공공성과 지역성 등 여러 가치를 지키기 위해 만들 대안이 나올 때는 일몰로 유지된다. 그런 부분에 대해 완전히 준비하라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그는 분명히 합산 규제 재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성태 의원은 “양부처가 합의를 못 했을 때, 완전한 공백상태로 둘 수 없다. 합산규제 재도입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12일 오전 열린 법안2소위 회의 현장 (사진/백연식 기자)
12일 오전 열린 법안2소위 회의 현장 (사진/백연식 기자)

반면, 과방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성수 의원은 다음 달까지 유료방송 사후규제 관련 부처 단일안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했으나 합산규제 재도입보다는 사후규제에 힘을 실었다.

김성수 의원은 “김성태 의원과 박대출 의원(자유한국당) 박선숙 의원(바른미래당)은 사후규제안이 미흡하기에 확실히 마련되기까지는 (합산규제를) 연장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약간 중재적인 안”이라며 “요금승인, 이용약관 문제와 다양성 평가문제에서 두 부처가 이견이 있다. 협의가 힘들다. 중재를 해줘야 한다. 입법이나 제도화 과정에서 절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국회에서 정해주면 따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윤상직 의원은 인터넷 보편적 서비스가 시행령에 포함된 점을 들어,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합산규제 재도입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이미 인수합병(M&A) 시장이 진행되고 있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심사를 받고 있다”며 “사후규제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우려되는 지역성 등은 보완되지 않은 가운데 시장이 열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합산규제 재도입 문제에서 벗어나 사후규제 방안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맞다”며 “시간을 더 준 것은 정부가 방안을 더 확실하게 해 입법의 틀로 가져오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법안2소위는 방통위 관계자 배석과 관련해 잠시 정회되기도 했다. 여당에서는 방통위 담당 국장을, 야당에서는 부위원장을 배석하라고 요구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여야는 입장을 조율해 방통위 사무처장과 담당 국장을 참석시키기로 하면서 회의가 재개됐다.

비공개로 열린 합산규제 관련 법안2소위 회의 (사진/백연식 기자)
비공개로 열린 합산규제 관련 법안2소위 회의 (사진/백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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