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집인가 집념인가…2호점도 '無와이파이·無콘센트' 전략 고수한 '블루보틀'
아집인가 집념인가…2호점도 '無와이파이·無콘센트' 전략 고수한 '블루보틀'
  • 신민경 기자
  • 승인 2019.07.10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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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불편만 초래"-"커피에만 집중" 등 의견 분분
매장 인테리어 두고도 "非 정돈" vs "親 환경" 엇갈려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커피업계 애플'로 불리는 블루보틀이 국내에 2호점을 엶과 동시에 일부 소비자들의 마음은 되레 돌아선 듯하다. 회사의 소비자 불만에 대한 대응 방식을 둘러싸고 각종 잡음이 일고 있다. 1호점 오픈 당시 인테리어 문제를 지적 받았음에도 2호점에서 건축자재의 비용 절감에 치중했다는 점, 와이파이(무선랜)와 콘센트를 계속해서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이 비판의 골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블루보틀의 한국법인인 블루보틀커피코리아는 지난 5일 서울 삼청동에 2호점을 개장했다. 매장 1층에는 주문대와 굿즈(기념품) 진열대 등이 구비됐다. 바로 맞은편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정서와 궤도를 같이하기 위해 구내 바닥과 주요 가판대가 회색벽돌로 구성됐다. 2층에선 바리스타 2명이 싱글 오리진을 1만1500원에 판매한다. 좌측에 커다란 창이 나 있어 해가 넉넉히 드는 게 특징이다. 주변에는 코르크 소재의 스탠딩 테이블 3개와 납작한 테이블 4개가 놓여 있다. 각자 원하는 방식으로 앉거나 서서 커피를 마실 수 있게 했다. 3층에는 적갈색 바닥과 긴 커피바가 있다. 한 벽면 전체가 창으로 개조돼 경복궁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테이블에 자리를 잡는 소비자만 고려할 때 1~3층에 걸쳐 40명 정도가 수용 가능할 것으로 파악된다.

블루보틀 커피. (사진=신민경 기자)
블루보틀 커피. (사진=신민경 기자)

전통 가옥과 박물관들이 밀집해 있는 삼청동에 블루보틀 2호점은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이며 안착한 듯하다. 개장 4일 만인 지난 9일, 영업이 시작되는 오전 10시가 되기도 전에 20명 가량의 사람들이 모여 대기줄을 이룬 사실로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일부 불편한 시선도 존재한다. 서울 성수동에 1호점을 개점할 당시인 5월 초부터 소비자들로부터 지적돼온 부분들이 2호점에서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먼저 각 지점들을 구성한 저렴한 인테리어 자재들이 눈에 띈다. 블루보틀은 종전부터 친환경적이고 자연스러운 건물 설계를 표방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첫 지점을 노출 콘크리트를 드러낸 공사장 느낌으로 만들었다. 이에 방문자들 다수는 정돈되지 않은 구내에 실망을 표했다. 일본과 미국의 점포처럼 나라의 정서가 반영된 세련된 인테리어나 마감처리가 깔끔하게 된 모습을 기대했어서다.

뒤이은 2호점의 경우 바닥재와 벽면재, 테이블 재료로 기존의 카페를 허물면서 남은 회색 벽돌들이 재활용됐다. 2층의 테이블 7개는 유지관리 비용이 적게 드는 코르크로 만들었다. 블루보틀 2호점 공사를 이끈 한 관계자는 디지털투데이에 "불연성 친환경 소재임과 동시에 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값싼 바닥재인 회색벽돌을 주요 바닥·벽면재로 선택했다"며 "코르크는 애초에 본사에서 해당 소재를 사용하라고 지정해줬다"고 밝혔다.

이에 소비 현장 안팎에선 블루보틀이 친환경과 비변형을 앞세웠지만 궁극에는 '비용 절감'에 주력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내 점포 4개를 개장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수면 위로 드러난 3개 모두 임대 매장"이라면서 "국내 매장을 테스트 매장 정도로 간주하고 있을 공산도 크다"고 했다.

블루보틀이 올해 하반기 강남N타워 1층 입주를 위해 공사 중이다. (사진=신민경 기자)
블루보틀이 올해 하반기 강남N타워 1층 입주를 위해 공사 중이다. (사진=신민경 기자)

1호점에 이어 2호점에도 전무한 콘센트와 와이파이도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같은 지적에 블루보틀 관계자는 "사람들은 카페에서도 휴대전화에 열중해 서로의 눈을 보지 않는다"며 "블루보틀에서만큼은 커피향과 사람들의 세상 사는 이야기로 가득한 모습을 연출하고자 했다"고 답했다.

다만 커피를 향한 자부가 성과로 이어지진 않는 모양새다. 실제로 기자가 지난 6월 중순과 이달 9일 각각 1호점과 2호점을 방문했을 당시 대다수의 사람들이 커피를 들고 인증사진을 찍고 이를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등 개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게시하느라 바빠보였다. 소비자들이 폰을 거두고 대화에 집중하는 편이냐는 질문에 관계자는 "현재로선 방문 후기를 포스팅(블로그 등에 글과 사진을 게시하는 행위)하는 사람들로 북적여서 가시적인 변화가 느껴지진 않는다"고 답했다. 콘센트와 와이파이의 제거는 소비자 불편만 초래할 뿐 실효를 기대하기 어려운 고육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반면 특정 문제에 대해 소비자 민원이 거듭 제시된다고 해서 블루보틀이 다음 점포 때 이를 반영할 의무는 없다는 시각이 있다. 스페셜티 브랜드 테라로사를 이끄는 김용덕 대표는 디지털투데이에 "블루보틀의 본고장인 미국 내 지점에서도 좌석수가 적고 노트북 작업을 하는 이들이 거의 없다"며 "사업 초기부터 휴대전화 관련 편의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기업에 대고 우리나라 정서를 외면했다며 책망하는 것은 옳지 않은 듯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각기 다른 경영지침을 숙지하고 소비자로서 취사 선택할 문제지 잘잘못을 가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블루보틀은 올해 하반기에 서울 역삼동의 강남N타워 1층에 3호점을 개장한다. 인적이 드문 편이었던 삼청동과 성수동과 달리 강남N타워는 수많은 기업들이 인근에 있다. 직장인들이 핵심 소비층이 되는 만큼 와이파이와 콘센트가 일부 설치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해당 공사 시행업체 관계자는 "공유기와 콘센트 설치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해 현재 논의 중에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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