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금요일 저녁 꽉 막힌 양재IC에 갇힌 운전자가 하는 생각은 “언제쯤 풀리려나?” 뿐이다.

우리나라 교통체계는 가장 수동적인 시스템 중 하나다. 수많은 운전자 ‘가장 빠르다’는 길로 몰리고, 그순간 그 길은 ‘가장 막히는’ 도로가 된다. 

그럼에도 운전자는 그 길로 갈 수 밖에 없다. 그나마 그 길이 빠를 것이라는 막연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끼어든다. 조금이라도 빨리 갈 수 있을 거라면 예측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거는 없다. 결국 또 막힐 뿐.

적어도 교통 상황의 예측가능성이 교통 이용자에게 제공된다면, 운전자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또 이 차선을 유지해도 손해보지 않는다고 ‘안심’할 수 있다.

유니스트 고성안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AI 교통 상황 예측 시스템은 도시 도로망의 정체 데이터 분석, 모니터링 및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사진=유니스트)
유니스트 고성안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AI 교통 상황 예측 시스템은 도시 도로망의 정체 데이터 분석, 모니터링 및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사진=유니스트)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운전자 중심의 ‘AI 교통 상황 예측 시스템'이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유니스트)의 고성안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팀은 미국 퍼듀대, 애리조나주립대와 공동으로 도로의 상황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진은 과거 통행량 기반 확률통계적 분석 기법에 딥러닝(Deep Learning)을 기술을 더했다. 특정 도로 구간의 과거 평균 이동속도와 함께 현재 상황의 도시 도로망과 주변 도로의 정체 상황, 러시아워(Rush hour) 정보 등을 함께 시스템 내 학습시켰다.

예전이라면 “교통 정체 중”이라는 막연한 안내에 그쳤다면, 이제는 “5분 뒤 시속 40㎞로 이동이 가능합니다”라고 바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충기 UNIST 연구원은 “어떤 도로가 막히는 상황이 주변 도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착안해 알고리즘을 짰다”며, “(AI 교통안내) 시스템은 과거 데이터와 현재 상황을 모두 학습하므로 기존 방식을 이용한 시스템보다 예측 정확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미 울산시에서는 활용 중...운전자 중심 교통 체계로 전환 계기돼

울산시 교통 데이터를 AI 교통안내 시스템에 적용한 결과, 예측 오차는 평균 4km/h 내외였다. 이를 토대로 울산교통방송에서는 2019년 AI 교통안내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향후 광주와 대전, 부산, 인천 등의 교통방송에도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이러한 지능형 교통체계의 다른 사례로 ‘버스 도착 안내 시스템’이 있다. 정류장에 설치된 안내 스크린은 버스의 예상 도착 시간과 ‘여유’ ‘혼잡’ 등 상황을 탑승객에게 미리 전달한다.

고성안 유니스트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는 “데이터 분석과 예측 기술은 물론 시각화까지 가능해 누구나 쉽게 이용하도록 했다”며, “AI 기술이 도입된 새로운 시스템은 현대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교통체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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