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AI, 블록체인, 드론, 클라우드 컴퓨팅, VR(가상현실)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이 매일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이 진짜인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스며드는 것일까? 아직 허상에 불과한 것일까?
이를 탐색하기 위해 도산아카데미는 5일 273회 스마트 지도자 포럼을 개최, 고경곤 바른손 R.P.O 대표를 초대해 ‘가상현실 기술의 발전 그리고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한국, 4차 산업혁명 기술 주도할 타이밍 다 놓쳤다
무엇보다 고경곤 대표는 사회 변화에 대한 기술 접근 전략을 달리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T 신기술과 그 기술이 어떻게 우리 사회를 바꿀 것인지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결과는 시장에서 멀어지는 결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고 대표는 그 사례로 카카오톡을 들었다. 당시 한 통신사에서 근무했던 고 대표는 “아이폰이 나올 당시 회사 내에는 이미 카카오톡과 비슷한 모바일 기반 무료 문자 서비스 아이디어가 있었다”며, “하지만 기존 수익을 포기할 수 없었던 조직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의 VR 기술 역시 기로에 놓였다고 고경곤 대표는 분석했다.
고경곤 대표는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인 블록체인, 클라우드, 드론, 빅데이터 등을 발전시킬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쳤다”며, “이제 남은 건 VR 부분인데, 지금 하드웨어도 밀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로 블록체인은 가상화폐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부정적인 인식, 클라우드 분야는 기업의 낮은 도입률, 드론은 중국, 미국 등 선진국과 기술 격차, 빅데이터는 과도한 정보 보호 관련 규제 등을 꼽았다.
남은 건 VR콘텐츠 뿐
이어 고 대표는 “VR 콘텐츠 분야만 가능성이 남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기로에 놓였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건 최근 불거진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분류 결정이다.
지난 5월 WHO는 ICD-11(11차 국제질병분류)에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를 등재했다. 2022년 1월 발효되며 전 세계 WHO 회원국에 권고되는데, 우리나라가 이를 받아들이면 KCD(한국표준질병 사인분류)에 등재된다. 그땐 게임도 질병이 되는 것.
고경곤 대표는 “우리나라는 게임 산업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다”며, “WHO의 게임 질병 코드 결정 당시 우리나라 의료계에서 주요 논리를 제공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게임이 질병 코드로 분류될 경우, 이는 단순히 게임 산업의 하향에서 그치지 않고, 현재 50% 이상 게임 콘텐츠인 VR 산업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게임 산업 포기하면 VR 분야도 고사할 것
현재 게임은 우리나라 콘텐츠산업 전체 수출액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5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게임을 포함한 국내 콘텐츠산업 88억1천444만달러(10조3천억원) 수출 성과를 거뒀는데, 이중 국내 게임산업의 수출액은 59억2천300만달러(6조9천억원)이다.
미래 먹거리 콘텐츠 분야에서 게임 기여도는 독보적이다. 만약 게임이 질병으로 분류돼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하고, 산업이 침체하면 결국 콘텐츠 개발 인재난까지 이어진다.
결국 우리나라는 마지막 남은 4차 산업혁명 먹거리인 ‘VR 콘텐츠’도 놓치고 말 것이라는 고 대표의 시나리오는 충분히 현실성이 있다.
고경곤 대표는 “기술 발전으로 VR 기술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며, “콘텐츠는 게임만이 아니라 군사, 의료, 산업 등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보잉사는 항공기 엔진 정비에 VR을 활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군수사령부도 VR을 활용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고 대표는 유발 하라리의 ‘변화를 견디는 힘’을 인용하며, “VR은 단순히 게임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영향을 주는 평등의 도구가 될 것”이라며, “부디 4차 산업혁명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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