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철강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본사를 이전한다는 소문에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서울 서초 양재동 소재 현대기아자동차빌딩에서 그룹 차원의 수소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수소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현대제철이 본사를 옮기기로 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핵심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수소경제 분야에 대해 협력·지원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현대제철이 떠난 자리는 수소관련 연구인력들로 채워진다고 알려졌다.

현대제철이 본사를 이전하는 주배경으로는 수소차가 꼽힌다. 그동안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수소차를 미래먹거리로 지정해 개발과 인프라 충원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에 수소차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경기 용인 마북연구소에 수소 관련 연구인력을 늘리는 등 계속해서 힘을 실어왔다. 현재 마북연구소는 추가 채용을 앞두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은 연구소 잔여부지에 수소 관련 시설을 새로 짓고 있다.  

수소박람회에서 선보인 수소차 넥쏘, 국내 유일 수소차량이다. (사진=고정훈)
수소박람회에서 선보인 수소차 넥쏘, 국내 유일 수소차량이다. (사진=고정훈)

현대제철이 이전할 곳으로는 서초동 BC카드 건물이 1순위로 꼽힌다. BC카드가 서울 중구 을지로4가 '을지트윈타워' 동관을 통합사옥으로 사용하면서 서초동 건물은 일부 층이 비어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 이전 시점을 8월 말 이후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현대제철측은 이같은 소문을 부인했다. 이와 관련 현대제철 관계자는 "본사 이전 관련된 소문이 너무도 많이 돌고 있다. 그때마다 BC카드 건물 외에도 다양한 곳이 거론됐다"면서도 "그러나 어디까지나 뜬 소문에 불과하다. 이전없이 현재 사옥에서 사업을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다만 현대제철은 그룹의 수소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수소차 생산량을 연 5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수소차 넥쏘를 3000대 생산하고, 2020년에 1만대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이에 현대제철은 수소연료전지용 금속분리판사업, 연료용 수소 공급, 친환경차용 경량철판 등으로 조력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올해 하반기 충남 당진에 수소연료전지 핵심부품인 금속분리판 생산공장을 추가로 지어 올해 안에 1만6000대 분량으로 늘릴 계획이다. 앞서 현대제철은 경기 의왕 공장에서 연 3000대 분량의 금속분리판을 생산해왔다. 또 지난 3월 당진 공장 시설 확충을 통해 추가 3000대 분량의 생산량을 확보했다. 이어 당진 공장을 증설해 총 1만대 분량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현대제철은 금속분리판사업을 2만대 생산할 때 매출 1500억원, 영업이익률 10%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아직 매출 규모가 크진 않지만, 그룹 사업인만큼 충분히 효과가 날 것으로 보고있다.

현대제철은 수소차 연료 공급도 준비 중이다. 국내 최대 수소가스 생산회사인 덕양과 공동으로 올해 안에 당진에 연료용 수소 생산공장을 착공할 방침이다. 인천과 포항 등 다른 사업장에서도 부생수소를 생산하는 설비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력인 제철 부문에서는 친환경 전용 자동차 강판 개발을 마쳤다. 친환경 자동차 강판인 H솔루션은 기존 차체보다 내구성이 2배 높지만, 무게는 25% 감소한 것이 특징이다. 동급 전기차와 비교해 9%가량 연비 향상 효과가 있다. 현대제철은 이 제품을 현대차뿐만 아니라 다른 친환경차 생산 회사에도 납품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발생한 수소 관련 사고에 대해 안정성을 홍보하는 등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고정훈)
현대차그룹은 최근 발생한 수소 관련 사고에 대해 안정성을 홍보하는 등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사진=고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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