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희 기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4일 방한을 계기로 손 회장이 최근 인류의 생산성을 높여주고, 일본부활 시나리오의 핵심으로 꼽은 기술 ‘RPAI(RPA + AI)’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래를 전망하고 신기술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손정의 회장이 ‘과연 어떤 기술에 투자를 하고 미래 기술을 꼽았느냐’가 국내 투자방향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손정의 회장이 방한 전 가장 최근 공개적으로 ‘RPAI’라는 신기술에 대한 지원을 나서 주목받은 바 있다. 지난 6월 중순 도쿄에서 개최된 오토메이션애니웨어의 ‘이매진 도쿄 2019’ 행사의 기조강연자로 나선 것. 행사 당시 손 회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RPA에 대한 믿음과 신념, 국가경제에 가져올 미래에 대한 시각을 공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RPAI는 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단순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화하는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 솔루션에 인공지능(AI) 기술이 결합한 것이다. 손정의 회장이 기조강연을 통해 발표한 내용을 정리해보면 RPA 뿐만 아니라 소프트뱅크를 넘어 인류의 미래에 대해서도 가늠할 수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오토메이션애니웨어의 RPAI는 엔터프라이즈 업무를 대폭 효율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오토메이션애니웨어의 RPAI는 엔터프라이즈 업무를 대폭 효율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조강연에 따르면 손정의 회장은 “RPA와 AI가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인류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가장 큰 문제점 하나로 노령화로 인한 총인구 감소, 즉 노동인구가 매년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현실을 타개할 해결책으로 ‘RPA’에 주목했다. 최근 일본 정부에서 업무방식개혁 등을 추진하며 극단적인 잔업은 줄이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인당 노동시간을 줄여나가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 그러나, 노동시간은 줄어들고 노동인구마저 줄어드는 상황에서 생산성은 저하될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한 해결책이 RPA라는 것이 손정의 회장의 생각이다. 

그 이유는 로봇 소프트웨어인 봇(Bot)은 365일, 매일 24시간 일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주말도 없이 24시간 일한다는 것은 하나의 봇, 즉 한명 분의 봇으로 인간의 노동시간의 5배나 더 일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는 것. 즉, RPA를 활용하면 하나의 봇을 통해 5명이 처리할 수 있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뛰어난 생산성으로 디지털 워커(Digital Worker) 당 10배의 노동력 상승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단순작업을 벗어나 스스로 학습하는 RPAI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지금까지의 RPA는 단순작업을 되풀이하는 형태였다. 예를 들어 스프레드시트를 사람이 똑같은 내용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 대신에 로봇이 단순작업을 대체하는 정도였던 것. 하지만 여기에 AI가 접목되면 단순히 같은 패턴의 키보드를 누르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학습해서 다른 키를 누르게 될 것이다. 말하자면 학습을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 이것이 바로 RPA와 AI가 결합한 RPAI(RPA+AI)가 되는 것이다.  

손 회장은 “AI가 초래하는 혁신은 가히 폭발적일 것”이라며 “이제 AI와 결합한 RPA를 통해 단순 업무를 대체하고, 현대 사회의 인재들이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혁신의 여정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RPAI가 기업과 국가경쟁력을 높여줄 미래 해결책이라고 확신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오토메이션애니웨어의 RPA는 의료, 금융, 테크놀로지, 통신 업종 등에서 높은 도입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오토메이션애니웨어의 RPA는 의료, 금융, 테크놀로지, 통신 업종 등에서 높은 도입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회장이 지난해 말 RPA 파트너로 오토메이션애니웨어를 선택하고 3억달러를 투자한 이유이기도 하다. AI에 모든 열정을 한 번에 쏟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오토메이션애니웨어를 선택한 것. 실제 현재 오토메이션애니웨어는 세계 탑(Top) 의료관련 회사, 금융관련 회사, 테크놀로지, 통신 회사 등에 RPA를 도입시키고 있는 글로벌 RPA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손 회장의 RPAI에 대한 관심은 소프크뱅크그룹의 결정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는 “소프트뱅크그룹이 2020년 말까지 4000인분의 디지털 워커 도입을 결정했다”고 선언했다. 현재 프로젝트를 한 번에 병행해서 시작해 영업의 백업지원 주요 골자나 마케팅이나 인사 총무 등 모든 업무에 4000인분의 디지털 워커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손 회장은 “이번 결정을 통해 인간의 단순작업과 인건비는 줄어들고 인당 생산성은 획기적으로 향상되는 만큼 해당 잉여 자원에 대해서 소프트뱅크는 새로운 회사를 계속해서 늘려나가고 고객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로봇에도 대단히 흥미를 가지고 있는 만큼 보스턴 다이나믹스나 페퍼 등 여러 형태의 로봇을 계속해서 개발하고, 종래에는 단순작업 로봇에 AI를 도입해 제조 영역에서도 도로 청소 등 다양하게 활용해나갈 계획이다. 즉 제조 영역에서의 로봇+AI, 화이트컬러 영역에서의 RPA+AI 등을 통해 일본의 생산성을 모든 영역에서 확대해나가야 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로보틱프로세스자동화(RPA)와 인공지능(AI)이 결합한 RPAI에 의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로보틱프로세스자동화(RPA)와 인공지능(AI)이 결합한 RPAI에 의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정의 회장은 “RPA와 AI가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인류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해결책”이라며 “일본의 경쟁력 하락은 여전히 우려되지만 적어도 화이트컬러의 생산성은 RPAI를 통해 향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강연 말미에 “앞으로 RPAI를 통해 창의성을 가지고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제안으로 생산성을 높여가는 것이야말로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일본의 국가경쟁력을 부활시킬 수 있는 해답”이며 “이제 RPA 도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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