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애플은 2017년 아이폰X에 3D 얼굴인식 기능을 위해 위해 빅셀(VCSEL) 기술을 도입했다. 최근에는 샤오미, 오포, 화웨이,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메이커들도 자사의 플래그십폰 모델에 빅셀을 도입하는 추세다.

빅셀은 LED처럼 반도체 기판 표면에서 수직으로 빛을 방출하는 광원이다. 단일 점이나 여러 개를 어레이 형태로 만들 수 있다. 전력 소모량이 적고, 노출된 측면이 없어 광량도 높다. 높은 수율과 저비용이 특징으로 아이폰X의 3D 센서에 빅셀이 사용되면서, 스마트폰 기기에 적극적으로 탑재되기 시작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빅셀 기술은 스마트폰 기기의 3D 센싱뿐만 아니라, 차량용 라이다(LiDAR) 등에도 함께 사용되면서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스마트폰 기기에는 정면의 근접센서와 3D 센싱은 물론, 후면의 ToF(Time of Flight, 비행시간 거리측정)로도 빅셀이 도입되면서 기기당 2~3개의 빅셀이 탑재될 전망이다.

시스템플러스컨설팅의 프로젝트 매니저 실뱅 할레로는 "현재 최대 3개의 빅셀 다이를 스마트폰에 통합할 수 있다"며, “이미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통합된 이 기능은 모든 스마트폰에서 빠르게 정착하며 빅셀 수요가 급증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빅셀을 제조하는 업체들이 많아지면서 빅셀의 단가는 점점 떨어지고 있지만, 이를 도입하는 스마트폰이 많아지면서 전체적인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2018년 애플에 대항하기 위해 빅셀을 개발했으며, 올해 초 LG이노텍이 빅셀을 이용한 ToF 얼굴인식 모듈을 구현했다. 또한, 서울반도체는 지난 2월 빅셀 기술을 보유한 레이칸을 인수해, 올해 상반기부터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빅셀, 2024년까지 연평균 31% 성장

욜디벨롭먼트(이하 욜)는 지난달 26일(현지 시각) 전 세계 빅셀 시장은 2018년 7억 3800만 달러(약 8600억 원)에서 2024년 37억 7500만 달러(약 4조 3900억 원)로 연평균 3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스마트폰을 포함한 소비자 시장 부문은 지난해 5억 5300만 달러(약 6400억 원)에서 2024년 33억 8200만 달러(약 4조 원)까지 성장하면서 전체 빅셀 시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자료=욜)
2018~2024 빅셀 시장 전망(자료=욜)

전문가들은 빅셀이 다양한 스마트폰에 도입되면서 비용이 절감되고, 또 이를 통해 더 많은 스마트폰에 공급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2017년 도입 초기의 빅셀은 기기당 총비용이 4~5달러(약 5000원 전후)로 추정됐다. 하지만 2018년에는 2~3달러(약 3000원 전후)까지 하락했다. 욜의 사업부 매니저 파르스 무키쉬는 "물량이 많아지면 비용이 절감되고, 스마트폰 제조사 자격을 갖춘 빅셀 제조사가 늘어나 마진이 낮아지며, 제조 수율이 높아지면 웨이퍼당 질 좋은 빅셀이 증가한다는 설명도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스마트폰은 근접 센싱과 전후방 3D 센싱에 약 3개 정도의 빅셀이 탑재되는 데 총비용은 약 2달러(약 2300원) 정도로 예상된다.

2017년 애플은 페이스 ID라는 새로운 기능을 탑재한 아이폰X를 출시했다. 이는 3개의 빅셀을 이용해 스마트폰 소유자를 감지하고 인식해 전화기를 잠금 해제하는 기능이다. 애플이 전면 3D 센싱을 위해 빅셀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스마트폰 업계에 빅셀의 도입을 가속화시켰다.

이후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자사의 플래그십에 빅셀을 잇따라 탑재했다. 지난해 2월 삼성전자는 자체 빅셀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공개한 'P20'의 포인트 클라우드 뎁스 카메라에 빅셀 프로젝터를 탑재했다. 특히 LG전자는 올해 발표한 ‘LG G8 ThinQ’에 ToF 원리를 이용한 후면 3D 감지 모듈을 구현을 위해, 기기 전방이 아닌 후방에 빅셀을 탑재했다.

(자료=욜)
스마트폰 한 대에 들어가는 빅셀의 총비용(자료=욜)

욜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모바일과 소비자용 빅셀 시장은 연평균 35%의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외에 오토모티브 분야에서도 빅셀의 도입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욜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빅셀 시장이 연평균 18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빅셀은 자동차 시장의 중·단거리용 라이다에서 EEL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욜의 기술·시장 분석가 피어릭 볼레이는 "장거리 탐지를 위한 빅셀의 사용은 EEL에 비해 출력 제한이 있어 여전히 (개발이)어렵다. 또한, 비용도 여전히 엄청나다”며, “그러나 어레이에 쉽게 구축될 수 있는 능력 때문에 빅셀은 라이다 비용을 절감하고 OEM(완성차업체)에서 설정한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ToF 도입으로 빅셀 비용 절감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기기에서 ToF가 적극 도입되면, 빅셀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 등 스마트폰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3D 안면 인식 기술을 위해서는 두 가지 다른 빅셀을 사용해야만 한다. 하지만 LG이노텍이 올해 초 개발한 ToF를 이용한 얼굴인식 모듈은 하나의 빅셀만을 사용해 3D 센싱이 가능하다. 빅셀의 개수를 줄여 전체적인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갤럭시 S10 5G 모델에 ToF를 최초 적용했다. 전면과 후면 카메라부에 적외선 기술을 활용한 ToF를 넣었다.

한편 애플의 ToF 도입은 늦춰질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애플의 AR 애플리케이션들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며, “다른 제조사들과 달리 애플은 올해 ToF를 선보이지 않을 것이며 2020년이 돼야 아이폰에 ToF가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에서 개발한 ToF 모듈(사진=LG이노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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