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웅진에너지의 회생절차 돌입에 따라 그룹 전반에 재무부담이 가중되면서 웅진은 지난달 27일 코웨이를 재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13년 1월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의 품에 코웨이를 안겨준지 6년 만에 되찾았다가 인수대금을 최종 납부한지 채 100일도 안 된 시점에 되팔게 된 것이다. 다시 매물로 나온 덩치 큰 코웨이가 누구를 새 주인으로 맞을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조 단위의 인수자금 탓인지 인수후보로 불리는 국내 대기업들은 웅진의 선언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양새다. 

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웅진은 코웨이의 매각자문사로 한국투자증권으로 결정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매각 대상은 코웨이 지분 25.08%(1851만1446주)로 1조4000억원을 상회한다. 코웨이는 렌털업계 1위기업으로서 시가총액이 6조원에 달하며 시장점유율은 50%에 달한다. 웅진 측은 렌털시장이 성장세를 거듭하는 점과 지난해 우선 매수권을 보유한 자사로 인해 인수의지를 적극 표현하지 못한 기업들이 있을 것이란 점 등으로 미뤄 이번 인수전에 많은 회사들과 사모펀드가 난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웅진은 연내 매각을 완료하겠다 밝혔지만 정작 인수 후보군으로 지목된 기업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최근 웅진과 매각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대기업 여럿과 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에 투자안내서를 배포했다.

코웨이 외관. (사진=신민경 기자)
코웨이 외관. (사진=신민경 기자)

우선 주요하게 언급되는 인수후보는 LG와 SK네트웍스 등이다. LG전자와 SK네트웍스는 현재 정수기 등 코웨이와 비슷한 환경가전 렌털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동종 카테고리 경쟁사의 소비자를 대거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 대기업의 반응에 관심이 주목된 것이다. LG전자는 지난 2009년 정수기 사업 진출을 본격화한 뒤 자사 냉장고의 핵심기술인 인버터 컴프레서 등을 가전에 적용하는 등 내부 인프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SK네트웍스도 지난 2016년 동양매직을 인수해 SK매직으로 사명을 바꾼 뒤 정수기와 가스레인지 등 가전 렌털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인수 의사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LG전자 관계자는 "M&A(인수합병) 문제와 관련해선 공식적인 확인이나 답변을 드리지 않고 있다"고 자세한 언급을 꺼렸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사내에서 코웨이 인수에 관한 언급은 일절 없었으며 매물로 나온 것만 알고 있는 상태"라며 "후보군에 언급되는 게 부담스러울 정도"라고 밝혔다. 

정수기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렌털시장에 일찍이 뛰어들었단 점에서 롯데와 현대백화점도 거론된다. 롯데는 지난 2015년 KT렌탈을 인수해 롯데렌탈로 이름을 바꾼 뒤 렌터카 시장에 본격 발을 담갔다. 같은 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현대홈쇼핑도 현대렌탈케어를 세우고 기존 홈쇼핑사업과 가구사업의 동반상승효과를 높이는 데 집중해 왔다. 롯데 관계자는 디지털투데이에 "통상 인수합병 문제가 주요 관계자들 사이에서 논의되므로 이 부분 관련해서는 정확한 답변을 주기 어려우며 현재로선 전해들은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전혀 관심 없다"고 밝혔다.

앞선 코웨이 인수전에 참가 의사를 밝혔다가 무산된 바 있는 CJ와 GS가 재합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대형 생활가전업체를 인수함으로써 자사 홈쇼핑이나 리테일 등 유통 계열사들과의 협력을 도모할 수 있어서다. CJ그룹 관계자는 "최근 꾸준한 글로벌 인수합병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국내 기업의 인수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코웨이 인수 관련해서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사내에서 인수 관련해 오르내리는 말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1조원을 크게 웃도는 인수자금을 감당할 수 있는 외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꼽힌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칼라일그룹 등이 코웨이 인수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웨이의 몸값이 비싼 탓에 국내 기업들이 몸을 사리는 것도 있다"며 "코웨이는 원활한 바이아웃(기업가치를 높여 매각해 차익을 얻는 행위)을 기대할 수 있어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다수 몰릴 듯하다"고 했다.

코웨이의 인수 후보자 명단은 이달 말 예비입찰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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