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더 이상 뉴미디어는 새롭지 않다. 

한때, 뉴미디어의 첨병으로 불리던 페이스북은 기업마케팅용 SNS가 됐고, 영상 붐을 이끄는 유튜브는 혐오 · 인종 차별 등 자극적인 콘텐츠와 출처 모를 가짜 뉴스가 판치고 있다. 초창기 우리 사회 이슈를 재생산하며 신선한 아젠다를 뿜어내던 창의성과 참신함은 사라진 지 오래다. 

뉴미디어의 등장은 올드미디어에 대한 거부에서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뉴미디어가 올드해지고 있다. 뉴미디어가 올드미디어를 닮아가는 이때, 이제 또 새롭고 새로운 ‘뉴뉴’미디어가 등장할까? 

이 물음에 답해줄 책이 있다. NHN 콘텐츠 리더와 언론사 기자와 시사평론가가 만나 각각의 눈으로 우리 시대 뉴미디어를 바라본 <뉴미디어: 유튜브에서 BTS까지>(스튜디오본프리)가 나왔다. 저자인 김은우, 김태현, 장예찬을 만나 '뉴미디어'에 대해 물었다.

<뉴미디어>, 2019년의 뉴미디어를 전하는 역사서

Q. 어떻게 <뉴미디어>를 세상에 내놓게 됐나?

장예찬= 홍보 전문가이자 평론가로서 SNS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김태현 기자도 유튜브 초창기부터 사용해 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금의 뉴미디어에 대한 기록을 남겨보고자 의기투합했다. 그러다가 국내 사례만으로 부족해 해외트렌드를 잘 알고 있는 김은우 씨를 포섭했다.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바라보고 활용하는 뉴미디어를 담아냈다.

Q. 그래서 아이러니하다. 뉴미디어를 설명하기 위해 올드미디어의 정점인 ‘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장예찬= 지금의 뉴미디어는 휘발성이 강하다. 순간적인 집중을 받을 수 있지만, 반대로 빠르게 묻힐 수도 있다. 우리는 ‘뉴미디어에 대한 역사서’로 접근했다. 10년이 지나서 <뉴미디어>를 읽었을 때, ‘그때 뉴미디어의 모습은 이랬구나’ 남기고 싶었다. ‘책’이 우리 목적을 위해 가장 좋은 미디어라고 판단했다. 

그렇기 때문에 ‘올드미디어를 부정하고 뉴미디어가 답’인 것처럼 적지 않았다. 뉴미디어가 휘청거리는 모습도 솔직하게 기록했다. 

Q. 부제가 ‘유튜브에서 BTS까지’인 것도 눈에 띤다.

장예찬= 일단 유튜브는 지금 가장 핫한 플랫폼이다. 그리고 BTS(방탄소년단)는 뉴미디어를 활용한 소통이 크게 작용한 사례다. 저스틴 비버를 빌보드 소셜차트 1위에서 밀어낸 가수가 BTS다. 뉴미디어에서 가장 성공한 플랫폼과 콘텐츠다.

왼쪽부터 공저자 김은우, 김태현, 장예찬 (사진=본인 제공)
왼쪽부터 공저자 김은우, 김태현, 장예찬 (사진=본인 제공)

Q. 그렇다면 뉴미디어는 무엇인가?

장예찬= 유독 우리나라에서 뉴미디어라고 했을 때 언론에 가둬놓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선정한 뉴미디어는 ‘포스트 언론’이 아니다. 대표적인 뉴미디어인 ‘하이프비스트’도 언론이 아니라 커머스다. 분야는 게임, 정치, 패션 등 무엇이든 뉴미디어가 될 수 있다. 

김은우= 생각하기 나름이다. 매거진B와 같은 종이 잡지 역시 뉴미디어로 볼 수 있다.

장예찬= 그래도 세가지 특징은 주로 보인다. 첫번째, 새로운 온라인 모바일 위주의 플랫폼을 쓴다는 것. 두번째는 기존의 올드 미디어가 다루던 주제를 다른 문법으로 전달한다는 것. 신선하거나 혹은 자극적으로. 마지막으로 굉장히 소규모 소자본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게 뉴미디어의 특징이다.

Q. 뉴미디어는 올드미디어는 반대라고 볼 수 있을까? 

장예찬= 서로 배척하는 게 아니라, 서로 보완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뉴미디어가 관심을 받자, 신문, 방송 등 올드미디어가 뉴미디어의 신선한 방식을 받아들여 독자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반대로, 뉴미디어 기업도 올드미디어가 기자를 뽑듯 체계를 갖춰 나갔다. 서로 정체성이 흐려지는 게 아니라,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은우= JTBC의 ‘와썹맨’이 뉴미디어와 올드미디어의 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와썹맨’은 유튜브 영상 편집의 정석으로 불리는데, 이를 올드미디어 PD가 만들었다. 반대로, 뉴미디어가 없었다면 ‘와썹맨'을 만든 JTBC 피디는 유튜브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서로에게 상호작용을 하면서 경쟁하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뉴미디어는 올드미디어 반대 아냐, 서로 상호작용하고 경쟁하는 관계

Q. 책에서 소개된 뉴미디어의 사례들이 굉장히 다양하다. 해외 사례에는 ‘뉴욕타임스’가 있는가하면, 게임방송인 ‘트위치’도 있고, 영화 평점 사이트인 ‘로튼토마토’도 있다. 

김은우= ‘뉴욕타임즈’나 ‘구글’과 같이 기존 미디어가 ‘어떻게 뉴미디어를 추진하고 있나’를 다루면서, 나아가 특이점을 보여주는 미디어 기업들까지 선정했다. ‘트위치’ 같은 경우, 게임이라는 주제를 통해 영상 미디어에 대한 관점을 완전히 바꾼 사례다. 

Q. 뉴미디어를 SNS와 같은 미디어 플랫폼에 국한하지 않고 설명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장예찬= 저 같은 경우 지속가능성을 포커스에 맞춰 메디아티나 아웃스탠딩 등에 관심을 뒀고, 함께 작업한 김태현 기자는 소규모, 소자본으로 시작했더라도 ‘우리나라에서 뉴미디어의 시도가 있었다’는 점을 알리려는 데 맞춰 선정했다. 뉴미디어 독립군의 활동기 담았다.

'뉴미디어' 저자 3인은 독서모임 트레바리에서 북토크를 진행했다. (사진=장예찬 제공)
'뉴미디어' 저자 3인은 독서모임 트레바리에서 북토크를 진행했다. (사진=장예찬 제공)

확실한 취향 기반의 뉴미디어가 지속가능성 높아

Q. 사례로 봤을 때, 잘되는 뉴미디어의 조건 같은 게 있나?

김은우= 주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뉴미디어에서 다루는 주제가 정치라면 지금 미디어 환경에서는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 반면, 확실한 취향을 가진 뉴미디어는 성공한다. ‘로튼토마토’도 기존 미디어인 신문의 영화 파트를 대체할 만큼 상당한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

김태현= 유튜브도 비슷하다. 5만명의 구독자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자동차’ 같은 특정 주제로 모인 구독자와 정치 등 일반 주제로 모인 구독자의 밀도가 다르다.

장예찬= 확실한 취향에 기반한 뉴미디어가 수익성을 낼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 좋은 케이스인 ‘여행에 미치다’ ‘까진 남자’ 같은 채널은 확실한 마켓을 노리고 있다. 언론형 뉴미디어는 살아남기 쉽지 않다.

Q. 그 부분은 뉴미디어의 한계라고도 생각된다.

김태현=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뉴미디어는 콘텐츠의 깊이가 아쉽다. 대부분 올드미디어의 정보를 재가공하고 있다.

장예찬= 더불어 새로운 취재가 아닌, 큐레이션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 부분이 좀 한계라고 볼 수 있다.

실탄 든 올드미디어, 쏠 줄 아는 뉴미디어 사수 찾는다

Q. 마지막 질문으로, 뉴미디어의 미래를 알려달라.

장예찬= 아직도 거리에서 카메라를 들고 유튜브 촬영하고 있으면 주목받는다. 하지만 점점 예전 블로그처럼 1인 미디어가 전 국민의 취미가 되는 날이 올 것이다. 개인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는 행위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

김은우= 올드미디어의 역습도 예상된다. 유튜브를 보면 방송사들이 ‘사랑과 전쟁’ ‘공포의 쿵쿵따’ 같이 과거 인기 있었던 영상 콘텐츠를 재편집해서 올리고 있다. 그리고 정말 재미있다. 지금도 방송 등에서 뉴미디어 쪽에서 인재를 데려오고 있다. 우리가 즐겼던 콘텐츠를 뉴미디어의 방식으로 재해석해 대중에게 선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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