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애플의 디자인을 총괄했던 조너선 아이브(이하 조니 아이브) 최고디자인책임자(CDO)가 올해 하반기 회사를 떠난다. 조니 아이브는 오랜 친구이자 동료 디자이너인 마크 뉴슨과 함께 내년에 러브프롬(LoveFrom)이란 독립 디자인 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애플도 이 신설법인의 주요 고객이 될 예정이다. 조니 아이브가 그만둠에 따라 앞으로 디자인팀 리더이자 산업디자인 부사장인 에번스 행키와 앨런 다이 휴먼 인터페이스 디자인 부사장이 디자인 책임자 역할을 맡게 된다.

2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 CNN 방송은 애플의 디자인 정체성을 사실상 확립했던 조니 아이브 최고디자인책임자(CDO)가 회사를 떠나 새로운 디자인 회사를 설립한다고 보도했다. 조니 아이브는 30년 가까이 애플에서 일하며 애플의 아이폰과 맥 등의 제품 디자인을 책임졌던 핵심 관계자다. 고(故) 애플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는 조니 아이브를 아끼며 애플의 동반자로 생각하기도 했다.

아이브 CDO는 영국 런던 출신으로 1992년 애플에 입사했다.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가 애플을 그만뒀다가 다시 복귀할 때 1997년 조니 아이브를 산업디자인 수석부사장으로 임명했다. 그는 산업디자인팀 팀장을 맡게 됐고, 첫 작품으로 혁신적인 디자인의 아이맥을 선보였다. 그 이후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애플 디자인의 정체성을 만들었다.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 등 디자인으로 업계 최고 영예인 IDEA 금상을 비롯해 수많은 상을 받았다. 2012년에는 영국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 2등급 훈장까지 받았다.

조니 아이브는 스티브 잡스에 대해 “우리가 사물을 볼 때면 우리 눈이 물리적으로 보는 것과 우리가 마음에 품는 생각은 정확히 똑같았다”며 “우리는 똑같은 질문을 던지고 똑같은 호기심을 가지곤 했다”고 언급한 적 있다.

조니 아이브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와 팀쿡 CEO (사진=애플)
조니 아이브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와 팀쿡 CEO (사진=애플)

팀 쿡 애플 CEO는 “조니는 디자인 업계에서 뛰어난 인물이며 애플의 부활에 기여한 그의 역할은 결코 과장될 수 없다”며 “획기적인 1998년의 아이맥부터 아이폰, 그리고 애플 파크에 담긴 전인미답의 야심에 이르기까지 그는 너무도 많은 에너지와 관심을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에번스 행키 산업디자인 부사장과 앨런 다이 휴먼 인터페이스 디자인 부사장은 애플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제프 윌리엄스에게 보고하게 된다. 조니 아이브는 그동안 쿡 CEO에게 직접 보고해 왔다. 애플은 또 사비 칸을 운영 수석부사장에 임명했다. 그는 글로벌 공급망을 책임지면서 제품의 품질 관리를 맡게 되고, 계획 및 부품 조달, 제조, 물류 등도 감독하게 된다.

한편, 조니 아이브는 최근에 미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있는 50억 달러(한화 약 5조8000억원) 상당의 본사 사옥인 애플 파크의 건설에 시간의 대부분을 투자해왔다. 조니 아이브는 “나는 이제 더 이상 애플의 직원이 아니지만 나는 여전히 애플에 깊이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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