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공급 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올해 하반기에 추가 감산을 진행한다. 마이크론의 추가 감산은 낸드 플래시 부분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D램 부분은 지난 분기에 발표한 감산 계획을 지속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론의 이번 감산이 하반기에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위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지난 4월 감산을 발표한 국내 반도체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추가 감산 여부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마이크론 영업이익, 전분기 '반토막'

최근 마이크론은 지난달 30일 마감된 회계연도 3분기(3월~5월) 매출액을 47억 9000만 달러(약 5조 5400억 원)로 발표했다. 이는 전년도 대비 38.6%, 전 분기 대비 17.9% 감소한 수치다. D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45% 감소해 전체 3분기 매출의 64%를 차지했고 낸드 매출은 순차적으로 18%, 전년 대비 25% 감소해 31%를 차지했다.

마이크론의 영업이익 역시 크게 감소했다. 전 분기의 반 수준인 10억 1000만 달러(약 1조 1700억 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74.4%, 전 분기 대비 48.4% 감소한 수치다.

이에 마이크론은 8월에 마감하는 다음 회계연도에 대한 자본 지출을 약 90억 달러(약 10조 4000억 원)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마이크론은 2020년 회계연도 자본 지출이 2019년 회계연도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의 D램(사진=마이크론)
마이크론의 D램(사진=마이크론)

마이크론 사장 겸 CEO인 산제이 메로트라는 25일(현지 시각)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D램 웨이퍼 가동률도 5%로 계속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마이크론 2019년 D램 비트 공급량은 시장 수요 증가에 근접할 것으로 회사 임원들은 기대하고 있다.

또한 산제이 메로트라 CEO는 “낸드 웨이퍼를 5%에서 10%로 추가 감산해 하반기에는 공급 증가율이 낮아질 것”이라며, "업계 3D 낸드 전환에 따른 공급 증가 가속화로 전체 낸드 시장이 과잉 공급되고 있지만 마이크론은 올 하반기부터 낸드 시장이 안정되기 시작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크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대차대조표에 재고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D램과 낸드 생산을 관리하기 위한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론의 노력에도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부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비슷한 상황이다.

DB금융투자 권성률 연구원은 26일 “마이크론의 2019년 산업 전망은 이전과 유사”하다며, “실적 발표 시는 시장 전망을 낮춘 바 있다. D램 수요 증가율은 10% 중반, 공급 증가율은 10% 중후반, 낸드 수요 증가율은 30% 중반, 공급 증가율은 30% 후반을 보고 있다. 전반적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전망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권성률 연구원은 “6~8월 실적 가이던스는 그리 밝지 않다”며, “매출액 45억 달러, 영업이익 5.2억 달러 수준으로 제시해 다음 분기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개선의 시그널과 실제 실적 개선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회계년도 2019년 3분기 마이크론 실적(자료=마이크론, DB투자증권)
회계년도 2019년 3분기 마이크론 실적(자료=마이크론, DB금융투자)

하반기 메모리 업체 감산 계속될 것

업계 관계자들은 3분기에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상황이 좀처럼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며, 하반기에도 메모리 업체들의 감산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론은 지난 4월 말 올해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제품의 생산량을 5% 줄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지난 1분기 105억 달러(약 12조 5000억 원)에서 95억 달러(약 11조 3000억 원)으로 하향했던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90억 달러(약 10조 7000억 원) 수준으로 줄였다.

글로벌 1위 메모리 반도체 생산 기업인 삼성전자도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생산라인 최적화(Optimization)’라는 말을 사용하며 감산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감산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 플래시 웨이퍼 투입을 10%가량 줄이고 M15 신공장 본격 생산 시기를 늦추겠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밝혔다.

올해 초 국내의 두 반도체 업체는 ‘감산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나,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회복이 주춤하자 결국 감산을 선택했다. 전문가들은 3분기에도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마이크론 메로트라 CEO는 "기존에 발표된 자본비용 삭감이 올 하반기부터 업계 공급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지만, 업계를 건전한 공급/수요 균형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자본비용과 비트 공급의 추가 감소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 하락세 지속

지난 6일(현지 시각)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반도체 전문 부서인 D램익스체인지는 “트렌드포스가 3분기 D램 가격에 대해, 당초 10% 하락으로 전망했으나 10~15% 하락으로 공식적으로 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반기에도 지속적인 업황 악화가 계속될 것이라는 이유다.

이에 트렌드포스는 “D램 공급업체들은 올해 말까지 장부상의 현재 재고 손실을 인정하고, 재무제표를 공식적으로 수정해 손실을 보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렌드포스의 전망에 따르면, D램 가격은 최저가, 공급 비트 증가 제한, 기타 요인에 의해 2020년에 반등할 기회가 생길 전망이다. 하지만 올해는 공급업체가 가격을 하향 조정하라는 장기간의 압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도 2017년과 2018년 모두 평균 판매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탄탄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약 3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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