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카풀로 시작된 모빌리티 스타트업 업계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타다'류 서비스들은 계속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합의의 명목만 앞세운 채 뚜렷한 정책 방향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지난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들과 회의를 열고 택시와 플랫폼 사업자의 발전방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이날 타다 운영사인 브이씨앤씨(VCNC)와 벅시·케이에스티(KST)·풀러스·카카오모빌리티 등 국내 모빌리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부는 플랫폼 사업자에게 운송네트워크사업자(TNC) 지위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NC는 미국에서 우버나 리프트를 신사업으로 인정하면서 내놓은 허가제도다. TNC 지위를 얻으려면 초기등록비 1000달러와 연회비 100달러를 내고 총수입의 0.33%(캘리포니아주 기준)를 주정부에 납부하면 된다. 

국토부는 다음달, 택시와 플랫폼 간 상생을 위한 종합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이미 택시와 모빌리티업계의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이러한 상생안이 업계 호응을 이끌어낼 지는 미지수다. 이미 VCNC 모회사 쏘카의 이재웅 대표는 "정부나 모빌리티 업체가 개인택시면허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한 바 있으며, 다른 기업들 또한 규제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 3월 웨이고 블루 출시 간담회에 참석해 응원과 규제 혁신을 약속했다.(이미지=타고솔루션즈)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 3월 웨이고 블루 출시 간담회에 참석해 응원과 규제 혁신을 약속했다.(이미지=타고솔루션즈)

분신을 불사하는 택시 업계 또한 강경하긴 마찬가지다. 타다는 서울지역 개인택시 및 법인택시 사업자를 대상으로 '타다 프리미엄' 드라이버를 모집 중이다. '타다 프리미엄'은 준고급 택시 서비스로, 자사 플랫폼 안에서  기존 택시 기사들의 이동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타다식 상생안인 셈이다.

이에 서울개인택시조합은 '타다 프리미엄' 드라이버로 신청한 조합원 기사 14명에 대해 제명처분 등 징계 조치하는 것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타다는 11인승 승합차를 운용해 '타다 베이직'을 서비스하고 있다. 유상운송사업법 상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렌터카를 빌리는 경우 유상 운송이 가능하다. 법의 예외 조항을 이용한 서비스로, 택시업계는 타다가 '불법'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갈등 여전한데...정부 해결할 의지 있나?

정부가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지난 3월 택시와 카카오모빌리티는 대타협기구를 통해 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안으로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를 출시하고, 당정과 업계가 참여하는 실무 논의기구를 즉각 구성한다는 사항이 합의안에 담겼으나 모두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김수 카카오모빌리티 정책협력실장은 "실무논의기구 구성은 물론, 공식적인 회의도 한 번 없었다"며 "내놓을 수 있는 서비스는 많고, 모빌리티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인데 업계 입장에선 답답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 입장이 이렇게나 다른데, 합의가 가당하기나 한가"라고 말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정해줘야 하는데, 합의안, 합의 기구만 만들어서 이야기를 듣겠다는 것은 직무 유기"라고 비판했다.

소비자 불만도 조금씩 새나오고 있다. '혁신'이라는 이름 하에 가격만 높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골자다.

타다를 애용하는 한 시민은 "출시 초기부터 타다를 이용해왔는데 수요가 몰릴 때는 가격이 올라가고, 요즘엔 이벤트나 쿠폰도 별로 없다보니 조금씩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며 "원래 택시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웃돈 주고 쓰는 것과 다름 없다는 생각이 들어 짜증이 나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민은 "여성들을 위한 택시가 나온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몇천원을 더 내야한다고 해서 어이가 없었다"며 "여성이건 남성이건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데, 왜 여성에게 가격 부담을 더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남 일대서 운영 중인 '파파'
강남 일대서 운영 중인 '파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다'와 비슷한 서비스들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먼저 강남권에서 많이 보이는 보라색 차량, '파파'다. 큐브카는 타다와 동일하게 11인승 차량을 이용한 차량 공유 서비스인 '파파'를 제공 중이며, 6월 말부터 서비스 지역을 강남에서 서울 일대로 확장했다.

차차크리에이션의 재도전도 시작된다. 대리기사를 고용해 렌터카를 빌리고, 그 서비스를 이용자가 공유하는 형태다. 지난해 국토부의 불법 유상운송 판단에 따라 서비스를 중단했던 차차크리에이션은 8월 차차VAN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중견 렌터카회사 리모코리아와 이삭렌터카, 대리운전업체 리모파트너스와 협약을 맺은 상태이며, 7월부터 대리기사를 모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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