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주류업계가 주류 광고 제한 정책을 피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TV 광고 등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이중 유튜브는 신제품 홍보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주류업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   

주류업계의 제품 홍보에 대한 고민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정부가 '청소년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술에 대해선 마케팅에 제한을 두고 있어서다. 청소년들이 주로 시청하는 시간대인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는 주류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오는 2020년부터는 미성년자 등급 방송 프로그램과 영화, 게임 등에 주류 광고를 제한하고, 광고 시엔 술을 마시는 행위 자체를 내보낼 수 없도록 했다. 여기에는 술을 마시면서 내는 '캬'와 같은 감탄사도 포함된다. 감탄사가 음주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롯데주류가 유튜브 채널에서 선보이는 웹드라마 '괜찮아 안죽어' 포스터.(사진=롯데주류)

그러자 주류업계는 발 빠르게 다른 홍보수단을 찾아나섰다. 처음으로 눈독 들인 건 SNS다. 다수의 업체들이 공식 SNS를 만들거나, 아이돌을 기용한 광고의 뒷이야기 등 콘텐츠로 만들어 활용했다. 

유튜브 역시 새로운 플랫폼으로 주목받았다. 유튜브는 시각적 효과와 집중도가 높은 동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이용자만 전세계적으로 19억명에 달한다. 

가장 발 빠르게 유튜브 활용에 나선 곳은 롯데주류다. 롯데주류는 지난 25일 유튜브 채널 ‘맥주 클라쓰’를 신설해 맥주를 소재로 한 웹 드라마 '괜찮아 안죽어'를 선보였다. 이 드라마는 직장 생활에서 벌어지는 업무 스트레스, 직장 내 인간 관계 등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주제들을 담았다. 롯데주류는 매회 10분 분량의 드라마를 매주 화요일에 공개할 예정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광고의 느낌을 최소화한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친숙해 질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기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먹는 모습을 방송하는 소위 '먹방' 유튜버를 활용해 제품을 알리고 있다. 먹방 유튜버들에게 주류를 제공, 먹방 시 음주도 함께 하면서 자연스럽게 제품을 노출하는 방식이다. 웹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에게 광고라는 거부감이 적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다수의 주류업체들이 과거 전형적인 판촉 형태에서 벗어나 유튜브를 통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인기가 많은 영상은 1개당 조회수가 10만을 넘어 효과가 높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유튜브 마케팅이 일종의 편법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정부의 주류 광고 규제를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유튜브 홍보를 진행하는 업체들은 "제공하는 주류가 소량이고, 시음주 개념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시음주란 주류 홍보를 위해 잔에 따라 제공하는 주류와 출시일 3개월 이내에 미개봉 상태로 제공하는 주류를 말한다.   

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 규제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될 만한 여지가 많다”면서 “정부가 특정시간에는 주류 광고를 못하도록 규제했지만, 유튜브는 이런 제약을 벗어나 언제든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면서 "특히 유튜브는 미성년자들이 많이 보기 때문에 이런 지적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명 먹방 유튜버, 영상에서 테라에 이어 진로까지 제공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유튜브)
국내 유명 먹방 유튜버, 영상에서 테라에 이어 진로까지 제공 받았다고 밝혔다.(사진=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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