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일본은 '김 새고' 중국은 '톡 쐈다'. 맥주 얘기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일본 맥주의 입지가 흔들린 사이 중국 맥주가 급부상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체인 CU(씨유)는 최근 5년 간(2014~2019년) 국가별 맥주의 매출 비중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4년 전체 수입맥주 중 38.1%의 비중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선호도를 보였던 아사히 등 일본 맥주는 5년이 지난 올해(1~5월)는 27.5%로 10% 이상 줄었다.
 
아직까지 일본 맥주가 상대적인 우위를 지키며 1위 자리는 수성했지만 다양한 맛과 종류로 무장한 다른 국가 맥주들의 추격이 매섭다.

(사진=CU)
(사진=CU)

가장 두각을 나타낸 건 바로 칭따오를 앞세운 중국 맥주다. 2014년까지만 해도 중국 맥주의 비중은 4.9%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10.2%로 2배 이상 뛰었다. 매출 순위도 2014년 7위에서 올해는 단숨에 3위 자리를 꿰찼다.
 
'양꼬치엔 칭따오'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최근 몇 년 간 양꼬치와 마라탕, 꿔바로우 등 중국 음식들이 대중화하면서 덩달아 중국 맥주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등 다른 나라 맥주의 경쟁도 치열했다.
 
일본 맥주에 이어 2위 자리를 꾸준히 지켜오던 네덜란드 맥주(하이네켄 등)는 비중이 2014년 10.3%에서 2019년 9.8%로 감소하며 4위로 내려 앉았다. 그 사이 기존 4위였던 벨기에 맥주(호가든 등)가 9.9%에서 14.0%로 약진하며 2위로 급부상했다.
 
프랑스 맥주의 약진도 눈에 띈다. 2014년 10위권 밖에 있던 프랑스 맥주는 올해 매출 5위로 치고 올라왔다. 그 돌풍의 중심에는 '크로넨버그 1664 블랑'이 있다. 부드럽고 달달한 과일향 맥주로 유명한 이 상품은 젊은 여성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5년 전 대비 매출이 15배나 뛰었다. 이 덕분에 프랑스 맥주의 매출 비중도 기존 1.0%에서 8.2%까지 치솟았다.
 
반면, 과일맥주의 대명사 KGB로 매출 상위를 차지하던 뉴질랜드 맥주는 유럽 맥주의 다양한 맛과 공격적인 마케팅에 밀려 2014년 8.9%에서 올해는 1.4%까지 쪼그라들며 아예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5년간 CU 수입맥주 국가별 매출 비중 변화.(자료=CU)

버드와이저, 밀러 등 1세대 수입맥주로 불린 미국 맥주 역시 2014년 매출 비중 10.2%로 3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6.8%로 감소하며 6위로 떨어졌다.
 
또 코젤 등 체코 맥주(3.0%→5.8%, )와 파울라너 등 독일 맥주(1.6%→4.4%)는 각각 2단계씩 순위 상승한 반면, 기네스 등 아일랜드 맥주(6.8%→4.1%), 칼스버그 등 덴마크 맥주(3.3%→2.4%)는 소폭 하락했다.

지역별 맥주의 비중에도 변화가 일었다. CU의 2014년 수입맥주의 지역별 매출 비중은 아시아(43.0%), 유럽(36.8%), 북미(10.2%), 기타(10.0%) 순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유럽(49.8%), 아시아(41.4%), 북미(6.8%), 기타(2.0%) 순으로 유럽 맥주가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며 크게 성장했다.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이승택 MD(상품기획자)는 "수입맥주 4캔에 1만원 행사가 편의점의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하면서 관련 상품 수 역시 5년 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최근 혼술, 홈술 문화 확대 등의 사회적 변화로 편의점에서 주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관련 마케팅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CU는 이달부터 수입맥주 행사 상품을 기존보다 약 20% 늘려 70여종을 대상으로 '4캔 1만원', '6캔 9900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제 캔맥주와 프리미엄 수입맥주 '3캔 9900원' 행사 등도 추가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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