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수소는 과연 안전할까. 현재 수소를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의문이다. 정부가 수소 관련 로드맵을 발표한지 반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원도 강릉과 노르웨이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향후 국회를 비롯한 도심 지역에 수소충전소 설치가 예정돼 있어 이런 불안감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소 관련 업체들은 일반 시민들의 이런 불안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듯 하다. 지난 19일 서울 중구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수소박람회에 참가한 업체들이 '수소 안전성' 알리기에 나선 배경이기도 하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성윤모 장관은 '수소경제의 미래와 실현을 위한 기업 육성과 글로벌 협력 과제'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수소에너지에 대한 국민의 우려에 대응해 정부는 현재 수소충전소, 저장시설 등 모든 설비를 대상으로 특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 장관은 "안전을 담보하지 않은 수소경제는 도박"이라며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성장 동력인 수소경제를 눈앞에 마주하는 상황에서,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의 전환 동력을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두산이 개발한 드론, 수소 연료를 사용하고 장거리에서 조종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고정훈)
두산이 개발한 드론, 수소 연료를 사용하고 장거리에서 조종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고정훈)

그렇다면 실제로 수소는 안전한 에너지원일까. 우선 수소는 대기와 지각의 구성물질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질 중 가장 가벼운 원소다. 일반적으로 순수한 기체상태가 아닌 천연가스나 물, 프로판 등과 같이 유기화합물로 발견된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수소는 천연가스 등을 열분해 하면서 추출한 것이다.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는 수전해 방식은 아직까지 기술과 비용적인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이렇게 추출한 수소는 기체상태 일때 폭발 위험성이 증가한다. 기체상태인 수소는 공기와 산소와 접촉하면서 쉽게 불이 붙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폭발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달리 쉽게 일어나지는 않는다. 앞서 설명한대로 수소는 지구상에서 가장 가벼운 원소라 축적되지 않고 빠르게 공기 중으로 확산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수소폭탄 이미지 때문에 수소에 대한 오해를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 연료로 사용되는 수소가스와 폭탄에 이용되는 중수소, 삼중수소는 전혀 다르다"며 "수소는 폭발 위험도가 낮아 LPG가스보다 위험성이 적다"고 설명했다.

수소를 저장하는 수소 저장탱크도 수소의 폭발 위험성을 줄이는 결정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앞서 수소 저장탱크는 4단계에 걸쳐 점차 안전성을 확보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초기 수소 저장탱크는 철 소재를 용접해 만들었다. 이는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기술이다. 고압으로 농축된 가스가 팽창하면서 철이 함께 늘어나거나, 용접 부위로 산소가 들어갈 수 있다. 앞서 강릉에서 폭발한 수소탱크가 이에 해당한다. 사고 당시 관련업계 관계자들이 하나같이 폭발사고의 원인으로 '탱크' 자체를 지목하는 이유다.

현재 수소 저장탱크는 특수한 가공을 마친 강화 플라스틱 위에 탄소섬유를 촘촘하게 감아서 만든다. 이 탄소 섬유는 수소가 팽창하더라도 이를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철과 다르게 팽창이 반복되더라도 쉽게 변형되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측은 수소자동차인 넥쏘에 장착된 수소저장탱크가 수심 7000m에서도 안전하고, 에펠탑 무게인 7300t을 견딜 수 있다고 홍보한다. 뿐만 아니라 파열시험, 극한반복가압시험, 화염시험, 총격시험, 낙하시험 등 총 14개 검사를 통과했다.

현대차와 두산 등에 수소저장탱크를 납품하는 일진복합소재 관계자는 "수소차 등에 사용되는 저장탱크는 사고가 발생해도 터지지 않는다. 탄소섬유가 찢어 질 뿐"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나오는 수소는 빠르게 대기 중으로 흩어져 폭발 위험성이 적다"고 말했다.

이렇듯 수소는 폭발 위험성이 다른 화석 연료보다 현저하게 적은 수준이다. 위험성은 적은 반면, 효율은 높아 관련 기술력과 인프라를 갖춘다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도 손색이 없다. 정부가 2040년까지 수소 선도국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욕심을 낼만큼 매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가 공개된 넥쏘 안전성 실험, 차량이 부숴지는 순간에도 수소탱크는 별다른 파손이 없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가 공개한 넥쏘 안전성 실험.(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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